김선영 영광읍 첫 여성 이장단장
“행정·주민 간 가교역할 충실”

영광읍 사상 첫 여성 이장단장이 등장했다. 영광읍 곳곳을 누비며 여성 리더로 맹활약할 김선영(학정2) 단장을 소개한다.

 

여성 이장단장이 영광읍 이끈다

난 이장이 체질인 거 같아요. 이 일이 나랑 맞는 거 같애. 너무 좋아요. 그냥 재밌어.”

영광읍 학정2리 작은 마을에서 경사가 났다. 10년 넘게 학정2리의 마을 대소사를 이끌어온 김선영 이장이 영광읍을 아우르는 영광읍 이장단장으로 선출된 것이다. 조그마한 산골마을에서 영광읍 사상 최초로 여성 이장단장이 탄생해 화제다.

단장이라는 영광스런 자리에 추대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여성 최초라는 것에서 어깨가 무겁기도 하지만, 하여튼 열심히 해야죠.”

주인공인 김선영 단장은 학정2리 골남부마을에서 10년 넘게 마을 일을 맡아 주민 화합과 편익 증진을 위해 헌신적으로 봉사해 타의 모범이 되는 이장으로 정평이 나 있다. 특히, 이장의 사명감으로 지역사회 크고 작은 일에 솔선 참여하고 있을 뿐 아니라 주민들의 불편이나 애로사항을 적극적으로 나서 해결해 주는 해결사 역할도 서슴지 않았다.

청주가 고향인 그는 남편의 직장을 따라 영광에 자리 잡았다. 전원생활을 꿈꾸던 부부는 골남부마을의 아늑한 산골 풍경에 반해 정착한 지 13년째다. 사실 줄곧 직장생활을 하던 그에게 마을 이장직은 전혀 생각지도 않던 것이었다. 귀촌 생활 초기에 비가 올 때마다 마을 진입로가 물에 잠기자 참다못해 직접 군청 홈페이지에 건의하면서 수로를 설치하고 길을 새로 포장했던 일이 시작이었다. 그렇게 마을 주민들이 겪는 불편함을 하나하나 해결하다 보니 어느덧 10년째 마을이장으로 활약하고 있다. 크고 작은 마을 일을 마치 자기 일처럼 처리하며 종횡무진하는 이장이 있어, 이곳 주민들의 행복지수는 날로 높아가고 있다.

현재 김 단장은 사회복지법인 청람원에서 운영하는 노인일자리 사업의 일환인 청람식품에서 관리팀장으로 근무 중이다. 마을 일도, 직장 일도 온통 어르신들과 부대끼는 게 일상이지만, 어르신과 함께 늙어가며 나누는 정이 김 단장의 가장 큰 행복이다.

마을 이장직을 연임하며 김 단장이 이룬 업적 중 하나로 학정2리 마을 경로당이 있다. 당시 단 10원도 없을 정도로 재정이 열악했던 마을에 경로당을 짓기 위한 자금과 부지를 마련하기 위해 잘 다니던 직장까지 그만두고 고군분투해야 했다. 그의 노력으로 어렵사리 지어진 학정2리경로당은 마을 사람들의 사랑받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또한, 김 단장은 지난해 8KBS 열린마당에 직접 출연해 나눔냉장고를 소개하고 군민들의 참여와 관심을 이끌기도 했다.

행정과 주민들 간의 가교역할을 충실히 하는 게 제일 중요한 거 같아요. 이장들 간의 소통과 화합에도 최선을 다 해야죠. 올해 안으로 코로나가 해결이 되면 내년에는 보란 듯이 이장단하고 같이 그동안 못했던 봉사활동이나 대외활동을 해보고 싶어요.”

올해 학정2리는 두목천 정비사업, 서해안고속도로 상행선 영광하이패스IC 등 큰 공사로 마을이 어지럽지만, 사업이 마무리되면 김 단장은 마을을 깨끗이 정비하고 가꾸기에 돌입할 예정이다. 그리고 언젠가 마을 길목에 조그마한 실버카페를 차려 노인 일자리 창출, 마을 소득 증대, 관광 활성화를 통해 웃음과 행복이 넘치는 마을로 가꾸는 게 가장 큰 꿈이다.

마을 어르신들에게 최고의 이장이라 불릴 때가 가장 행복하다며 환하게 웃는 김 단장의 모습이 당차면서도 아름답다. 김선영 단장을 비롯해 마을 어르신을 내 가족, 마을 전체가 내 집이라 생각하며 살기 좋은 영광을 만들기 위해 거침없는 행보로 오늘도 마을을 달리는 영광군 11개 읍·면 모든 이장들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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