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진/ 시인
빛의 고장, 영광에서 지역 언론으로써 그 사명과 역할을 다해온 영광신문의 창간25년을 축하한다. 나아가 지역의 언론을 주도하는 지역신문이 지향해야 할 올바른 역할에 대해 몇 가지 의견을 피력해보려고 한다.
지역신문은 풀뿌리 언론이다. 그것은 지역신문의 언론 활동이 어떤 특정지역에 한정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지역신문은 전국이나 광역을 단위로 언론 활동을 펼치는 여러 중앙신문과 지방신문은 물론 여타의 다른 지역 신문들과도 차별화되는 자신만의 독특한 색깔과 향기가 있어야 한다. 예컨대 지역신문으로서 영광신문은 우리나라 어떤 지역의 지역신문과도 구별되는 영광신문만의 특색이 있어야 한다.
그러면 지역신문의 사명과 역할은 무엇인가. 이러한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지역사회의 특성을 먼저 생각해보아야 한다. 지역사회는 대도시보다 상대적으로 정의(情誼)적 인간관계가 강하게 작동하기 때문에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이웃집 숟가락 숫자까지 알고 있을 정도로 친밀한 지역공동체적 사회이다. 이러한 지역사회의 공공(公共) 선(善)은 그 구성원들이 공생(共生) 공영(共榮)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지역신문의 사명과 역할은 지역사회가 추구하는 공공(公共) 선(善)의 실현을 위해 앞장서는 것이다.
지역사회의 공공(公共) 선(善)은 궁극적으로 지역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귀결된다. 지역민의 삶은 경제, 정치, 의료, 등등 그들이 처한 삶의 환경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리고 이것은 대도시에 비해 매우 열악하다. 따라서 지역신문의 언론 활동은 지역민의 이러한 삶의 환경이 현재보다 획기적으로 개선 또는 혁신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먼저 경제 문제는 곧바로 경제 활동과 연동된다. 그리고 이것은 인간의 활동 중에서 가장 기본적이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활동이다. 즉 인간은 경제 활동을 통해 삶의 기본 조건인 의식주의 토대를 마련하기 때문이다. 이것의 중요성은 현대 자본주의 경제체제를 감안한다면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이러한 경제 활동은 일자리, 임금, 경제 관련 정보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지역민의 경제 활동은 도시민의 경제 활동에 비하여 매우 열세일 수밖에 없다. 이러한 열세는 소득의 격차를 낳고 더 나아가 경제적 빈부의 격차로 벌리는 것으로 귀결된다. 따라서 지역민의 입장에서는 그 열세를 극복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가 된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지역신문은 경제와 관련한 언론 활동은 지역적 특성에 맞는 새로운 일자리, 소득원, 지역민에게 유용한 경제 정보 등을 지역민들에게 제공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예컨대 ‘영광’은 농업, 어업, 염업을 위주로 하는 지역이 혼재된 지역적 특성을 갖고 있다. 영광신문이 이러한 지역적 특성과 부합하는 지역민의 소득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산업의 창출을 제안하는 언론 활동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언론 활동은 지역공동체의 경제 활동과 밀착될수록 지역민의 공감을 얻을수록 그 효용가치가 높을 것이다.
다음으로 정치 문제는 정치에 관심을 갖고 정치에 참여하는 것으로 귀결된다. 우리가 일상 속에서 당당하게 정치에 대한 무관심을 드러내는 사람들을 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들의 그러한 태도는 정치가 자신들의 삶과 큰 관련이 없다는 편견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정치는 그들의 생각과 다르게 그들의 삶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되어 있다. 따라서 지역신문의 정치 관련 언론 활동은 우선 정치에 무관심한 지역민들이 정치에 대한 관심과 정치에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대의(代議) 정치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비(非)정치인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선거에 참여하여 투표하는 것이다. 즉 어떤 후보자에게 투표한다는 것은 자신의 정치적 의견을 드러내는 것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투표를 하지 않는다. 그 핑계 중에서 대표적인 것이 ‘찍을 사람이 없다’는 말이다. 그러나 이 말은 자신의 정치적 무관심 또는 정치 불신을 합리화하는 말일 뿐이다. 현실적으로 선거에서 유권자가 선택해야 하는 후보자는 유권자 자신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후보자가 아니라 여러 후보자 중에서 가장 나은 후보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선거는 ‘최선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차선을 선택하는 것’이라는 말이 있는 것이다.
올해 3월 9일은 제20대 대통령선거일이다. 대통령선거는 선거 중에서도 특별한 선거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국가와 국민 전체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는 지도자를 뽑는 선거이기 때문이다. 즉 대통령을 잘 뽑느냐, 잘못 뽑느냐에 따라 국가의 발전과 국민의 삶이 천양지차로 달라진다. 그 선택의 결과는 국민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우리는 지난 17~18대 대통령선거에서 잘못 뽑은 대통령 때문에 겪어야 하는 국가적 혼란과 국민의 고통을 온몸으로 경험했다.
6월 1일은 제8회 지방선거일이다. 지방선거는 각급 단체장, 각급 의원, 교육감 등을 동시에 선출한다. 그들의 행정가로서의 능력과 지방의회 의원으로서의 입법 활동은 지역민들의 삶에 직접적, 즉각적인 영향을 끼친다. 그러므로 유권자인 지역민들은 지역의 발전과 자신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역량을 가진 후보자를 뽑아야 한다.
대통령선거의 경우 지역신문의 언론 활동은 다음과 같은 것이 필요하다. 후보자들의 공약 중에서 자기 지역과 공약이 있는지를 살펴, 있다면 그것이 지역 발전에 어떤 도움이 될 것인지를 알린다. 국가의 발전 또는 국민의 삶과 관련된 미래 비전을 지역민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 후보자들의 공약 속에 포함된 전문용어들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 이것은 지역민들이 어떤 후보자를 선택해 투표할 것인가에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방선거의 경우 지역신문의 언론 활동은 각급 후보자들의 능력, 자질, 이력 등을 불편부당함 없이 철저하게 검증해야 한다. 대부분의 후보자들이 지역에서 어느 정도 알려진 인물일 것이므로 크게 어렵지 않을 것이다. 또 후보자들의 공약이 실현 가능한 것인지, 지역 발전과 지역민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인지도 살펴보아야 한다. 이러한 활동은 후보자들과 직간접인 인간관계, 즉 혈연, 지연, 학연, 친소(親疏), 이해(利害) 등으로 얽혀 있는 지역민들이 가급적 이러한 인간관계의 영향을 받지 않고 후보자를 선택하도록 유도할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의료는 건강과 직결된다. 그리고 건강은 삶을 질을 결정하는 기본적인 조건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고령(高齡)화 사회에 진입해 있으며, 지역사회의 고령화는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그리고 이것은 많은 지역민이 노인성질병에 노출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질병에 의한 건강의 상실은 삶의 질을 위협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더구나 지금 세계 전체가 2019년에 발발한 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3년째 큰 홍역을 치르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이것은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에게 더욱 위험하며, 감염자는 자칫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전염병이다. 이미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생명을 잃었다. 이러한 연유로 우리나라도 국가와 국민 모두가 코로나-19를 종식시키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따라서 코로나-19는 지역사회가 높은 경각심을 가져야 할 질병이다.
지역신문의 의료와 관련된 여론 활동은 지역민의 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지역의 의료 현실을 개선 또는 혁신시킬 수 있는 방향이 되어야 할 것이다. 더불어 지역민의 건강과 관련될 수 있는 최신 정보들을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 특히 발생한 3년 째 되어가지만 종식은커녕 현재 폭발적으로 창궐하고 있는 코로나-19의 종식을 위한 활동도 필요하다.
한편 그 동안 코로나-19의 방역과 관련하여 전 국민이 지칠 대로 지쳐 방역 피로감에 빠져 있는 상태이다. 또한 지역은 이 전염병이 창궐한 이후 비대면적 접촉이 보편화되면서 유래 없는 소외와 단절을 겪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감안하여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지역신문의 언론 활동도 고려해보아야 한다.
다시 한 번 영광신문의 창간25년을 축하하며 무궁한 발전을 기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