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읍 3개 중학교의 남녀공학 전환이 결정됐다. 그렇다면 남녀공학으로 전환을 하는 학교의 모습은 어떻게 변해야 할까? 단순한 시설 개보수나 탈의실과 편의시설의 보강정도로 생각한다면, 남녀 공학 이후의 교육전환에 대한 기능적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따라서 영광 교육가족들과 본지는 변해가는 교육환경에 대한 적응을 위한 기능과 구조, 참여에 대한 방향에 대해 고민해보고자 한다. 관련 통계를 참고하고자 한국 여성정책연구원에서 실시한 2020년 학교 양성평등 지료를 활용한 교육환경 진단연구를 참고하여 기술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학교의 양성평등문화와 인프라

제도적 환경에서의 양성평등

교칙이나 학생생활규정, 학생 지도지침 등에 양성평등 조항이 준비되었는지 점검해야 한다. 학교의 양성평등 관련 규정지침의 내용으로는 이성관계, 복장, 인권존중 및 차별금지, 성희롱 성폭력예방이 주된 내용이다.

기존의 남녀공학 중학교를 대상으로 조사한 2021년 여성정책연구원 조사에서 성차별적인 학교운영 현황을 조사하거나 점검한 적이 있는 학교는 31.3%이며, 그에 따른 조치를 한 학교는 39%에 머물고 있으며, 주요 개선조치는 교직원이나 학부모 대상 교육연수, 교사의 성희롱 성차별적 태도에 대한 개선 등이며 그 위에도 앞서 언급한 복장이나 출석번호 등도 개선조치 된 것으로 확인되었고, 특정성만 가입하는 학부모 모임, 협의체 기구 등이 있는 학교도 존재했으며, 정장식 교복 외에 생활복을 허용하는 학교가 78%, 여학생의 바지교복 착용을 허용하는 비율도 76%, 여름철 반바지 교복 허용은 61%로 비교적 다양한 교복을 허용하는 등 학생 생활과 직결된 양성평등 문화의 반영이 남녀공학 전환 초기 논의되어야 할 사항으로 조사되었다.

따라서 영광읍 3개 학교의 남녀 공학 전환시 성평등 교육, 워크숍, 토론 등 초기 전환에 대한 적응력을 높이는 프로그램의 기획과 운영이 필요하며, 교칙 전환에 대한 부분도 교복의 허용범위, 학생 번호 지정에 대한 남녀차별예방 등의 새로운 의견의 반영을 통해 시대에 맞는 남녀공학 학교의 문화조성을 위한 기반이 필요하다.

 

물리적 환경에서의 양성평등

양성평등을 위해 남녀 화장실을 똑같이 만든다는 것은 여성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대표적인 사례이다. 휴가철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화장실을 이용하는 남성보다 여성들이 화장실 앞에 줄을 많이 서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왜 여성화장실이 남성보다 줄을 많이 설까 세가지 주요 원인이 있다. 실제 화장실 수가 남성화장실보다 적다는 것이다. 동일 면적에 화장실을 설치할 경우 여성용 좌식변기의 면적이 필연적으로 남성 입석 변기보다 많은 공간을 차지하기 때문에 남자화장실이 여성화장실보다 2~30%의 더 많은 변기를 설치할 수 있다.

두 번째로 여성이 화장실에서 남성에 비해 1.5~2배까지 시간을 더 소비한다는 점이다. 남성용 입식 변기와는 달리 좌식 변기의 경우 문을 열고, 닫아야 하며, 변기커버를 닦는 등 위생적 활동을 하고 남성보다 복잡한 옷을 벗어야 하거나 입는 등 실질적인 시간이 더 걸리기 때문이다.

세 번째 이유는 앞선 두가지가 원인이 되는 화장실의 전체적인 활동이다. 너무 바쁘지 않은 경우 화장실 수가 적고 시간이 덜 걸린다 해도 여성의 활동이 대기줄을 만들지는 않는다. 하지만 점심시간이나 영화관 등에서 모두가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 경우처럼 쉬는 시간에 화장실을 이용하는 여학생이 몰리는 경우 화장실이 처리할 수 있는 용량보다 더 많이 수요가 몰리게 되어 화장실 부족 상황을 만드는 것이다.

이에 따라 남녀 화장실의 비율을 학생수를 감안하여 동일 공간에 설치하는 것이 아닌 여성 화장실의 숫자를 늘리거나, 면적을 확보하여 남녀 화장실을 사용할 때 불편이 없도록 준비하여야 하겠다.

또한 탈의실 등 이성에 예민한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공간을 조성하여, 탈의와 휴게, 보관 기능을 통합한 학생 편의시설을 제안한다.

개인 카트를 운영할 공간과 동시 탈의가 가능한 공간을 확보하고, 같은 장소에 간이의자, 냉난방을 구비하여 간단한 휴게도 가능하게 하여 학생들이 같은 성별끼리 필요한 공간을 확보해주어 이성별 배려 공간을 만들어 준다면 휴식이 필요한 시간에 이용 가능한 학생들만의 공간이 주는 안정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문화적 환경에서의 양성평등

학교에 양성평등을 주요 활동목적으로 하는 동아리가 있는 곳은 극소수이다. 기존에 이들 동아리는 교내 캠페인이나 교육, 홍보, 또래상담 등의 방법을 활용하여 섹슈얼리티나 인권관련 인식개선활동을 추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양성평등한 교육환경으로서의 학교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은 교직원의 99.7%가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지침이행, 성희롱 성폭력 사안에 대한 대처체계, 직장 다니는 부모에 대한 참여 배려 등 중요성에서 대부분 높은 필요성을 느끼는 것으로 평가되어 양성평등 문화조성을 위한 학생 자치활동과 참여가 매우 필요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체계적인 양성평등 운영의 필요

교육목표와 계획에 나타난 학교 양성평등 교육의 중요성

초중고에서 양성평등과 관련한 내용이 교육목표로 설정한 학교는 매우 극소수이다. 대부분 학교들의 교육목표를 보면 행복, 인재, 인성과 같은 가치를 나타내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학교 교육목표나 과정에 양성평등을 기록하고, 관리하는 것이 양성평등 문화조성에 큰 기준점을 만들 수 있는 부분은 검토해보아야 할 문제이다.

또한 양성평등교육을 위한 별도 계획은 대부분의 학교에서 진행하고 있으며 교과 수업과 행사, 교사대상 교육, 양성평등 교육목표수립, 학부모대상 양성평등교육, 양성평등교육을 위한 인력 배치, 양성평등 교육을 위한 예산책정 등 다양한 방식의 교육과정내 프로그램으로 적용될 수 있어 신규로 전환되는 학교들은 이를 참고할만 하다.

 

양성평등을 위한 행·재정적 지원과 요구

양성평등 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사업을 위해 예산을 배정하는 학교는 전체 반도 되지 않는다. 또한 1인당 양성평등교육예산은 1,700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성희롱과 성폭력 예방관련 예산을 편성한 학교들로 범위를 좁히면 인당 3,000원가량의 예산을 잡은 것으로 보였다.

이는 최소한의 양성평등 관련 예산이 학교에 어느 정도 책정되는지를 볼 수 있는 지표이다.

또한 양성평등교육에 대한 업무 담당자는 대부분 학교에서 지정하고 있지만, 업무 담당자들이 느끼는 애로사항은 현장에 적용할만한 프로그램 부족과 본인의 양성평등 관련 역량 및 전문성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업무 담당자를 미리 지정하여 관련업무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것이 신규 남녀공학 전환 학교에 필요한 내용으로 보인다. 이 교사가 갖추어야 할 업무는 위에 언급한 양성평등 관련사항의 업무가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것에 대한 지표관리가 필요하다.

일상적인 업무보다 예방교육의 양적 성과, 프로그램의 운영 종류, 학생 자치활동의 지원 그리고 교직원과 학부모의 인식 개선, 양성평등 시설운영, 운영 예산 범위 등 운영지침을 수립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행·재정적 지원 기준을 마련할 때 남녀공학 신규 학교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업무 추진이 가능할 것이다.

 

영광의 새로운 양성평등 학교를 위한 제언

1. 규정 개정 및 성평등한 규정 제정

- 성별에 의한 출석번호 순번 폐지

- 성차별적인 교훈/급훈 개선

- 여학생의 생리공결제 고려

- 성평등한 교복 정책 실시 (여학생의 바지허용, 생활복 등 편안한 교복 반영)

- 학생 개인의 이성교제 관련 처벌 조항 금지

 

2. 성평등한 학교 시설에 대한 지원 강화

- 성평등한 학교 시설확대를 위한 예산 화고

- 학교 탈의실 정책의 개선

남녀학생을 위한 별도의 탈의실 설치, 안전한 탈의 공간확보를 위한 안전시설기준마련

- 학교 화장실에서의 성평등 관점 반영

학교 화장실에 대한 불법촬영 정기점검, 남녀학생 변기 비율 1:1.5 충족

화장실 내 안심벨 설치 및 정기점검

 

3. 학교 운영의 전문성 및 담당자의 역량제고

- 양성평등교육 담당자의 전문성 제고를 위한 연수확대 및 질 제고

- 학교장 대상 연수 강화

- 학교에서 활용 가능한 양성평등교육 매뉴얼 운영

- 양성평등교육 담당자들의 네트워크 및 정보교류 지원

- 양성평등교육 활성화를 위한 학교 컨설팅 추진

 

4. 학교 양성평등교육의 질 제고

- 양성평등교육 질 제고를 위한 교수자료 운영 (도교육청, 교육부 자료 활용)

- 양성평등교육 추진 계획 및 지원방안의 학교 운영계획 수립

- 학교 양성평등교육 외부 강사 양성의 개선 (학부모교육강사 양성 또는 전문강사 풀활용)

 

5.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관리와 모니터링

- 학교 양성평등 진단지표 운영

- 진단기준별 데이터에 대한 검증체계 마련

- 학교 양성평등 진단기준의 정기적인 개선

- 학교 평가에서의 진단지표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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