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감: 분열(分裂)·화합(和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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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상

사계

정은령(영광고3)

수줍게 얼굴을 붉히고,

하나 둘 일어나는 꽃들과

초록빛의 잎들이

바람에 흔들리는 날

 

뜨거워진 해 아래,

가장 가까이 날던 새들도

잠시 내려와 흐르는 물에

목을 적시는 날

 

드 높아진 하늘과

세월 빛이 녹아든 낙엽들이

서로 기대어

땅을 덮어주는 날

 

찬 바람들이,

피부를 에일 듯 불어오고

하얀 송이들이 서로 뭉쳐

단단해지는 날

 

이 나날들이 모여

우리의 일년이 된다.

 


 

은상

꽃동산

김주형(해룡고2)

너를 처음 보았을 때

복숭아 같은 뺨 벌겋게 익듯

수줍은 미소 지으며

인사 건넨 나

 

네가 떠나갔을 때

내 빠알간 얼굴 보며

웃진 않았을까 걱정하며

뺨 가라앉히던 나

 

너를 두 번째 마주했을 때

얼굴만 봐도

빙긋이 웃음 지으며

이게 사랑인가

마음속으로 소리치던 우리

 

신생의 봄바람 지나

시린 겨울바람 불 때

이제 그만 보자고

네 마음 내 마음 찢어 갈긴 채

아주 잊어버리자고 소리치며

미친 듯이 바다 기슭을 내달린다

 

그 거센 겨울 바닷바람에

다쳐 흘린 눈물로 넘쳐흘러

다시 한 여름

어여쁜 우리의 정원에 물을 주고

 

알뜰한 유혹에 휩싸여 흐르다가도

네 생각에 다시 돌아오고

 

떼어내려 해도 뗄 수 없는 사이

화합과 분열 사이

사랑과 이별 사이.

 


 

동상

하나 그리고 둘

이송은(해룡고1)

다시 돌리려해도 떠나간 너

하나였던 우리

어느순간 둘이 된 우리

 

매일 뜨는 달이

너의 눈을 닮아

나의 마음은 닮아 널 생각하게 해

너와 함께했던

약속

둘이 된 우리

하나가 될 수 없는 우리

하나 그리고 둘

 


 

<수필>

금상

너와 나, 우리

정수아(해룡고2)

안녕, 나는 화합을 담당하고 서로를 이어주는 연결이야! 지금부터 나의 이야기를 시작할게.”

우선 나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짝꿍, 친구 깨짐이를 소개할게. 이 친구는 분열을 담당하고 사이를 안 좋게 만드는 일을 하고 있어. 이렇게 들으면 나쁜 친구인 것 같지만 앞으로의 이야기를 듣게 되면 그렇게 생각이 들지 않을거야.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도 매일 함께하고 있어 속으로는 서로를 생각하고 위해주는 그런 사이라고 할까나? 겉으로는 부끄러워서 둘 다 표현을 잘하지 못해 예전에 우리가 같이 겪었던 이야기를 들려줄게. 우리는 주로 친구, 연인, 가족들과 함께 있어. 다른 상황에도 꼭 존재하지만 아까 말한 세가지 일들 중에서 이야기를 할게. 저번에 고등학교에 처음 입학한 두 친구가 있었거든? 그 두 친구는 초등학교부터 같이 나오고 같이 다니는 그런 친구들이었어. 그런데 각 지역에서 고등학교로 넘어오는 다른 친구들과 함께 지내면서 서로의 마음속에 섭섭한 마음의 방이 생긴거야. 그곳에서 내 친구인 깨짐이가 들어가서 살게 되었어. 깨짐이가 오랫동안 그곳에서 지내면서 여학생 둘은 사소한 것에 서로 서운함을 느끼고 그것들이 계속 쌓이면서 결국 분열이 되고 말았지. 나는 어느정도의 다툼은 사람 관계에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편이라 옆에서 두 학생들을 지켜보고 있었지. 옆에 있는데 두 친구들이 서로 감정이 너무 상해져서 결국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하고 서로에게 더 상처만 주고 있는거야. 그래서 더는 두고만 볼 수 없어서 깨짐이가 있는 방으로 들어갔지. 깨짐이와 이 두 친구를 어떻게 할지 많은 이야기를 나눴어. 그 누구 하나가 잘못한 것도 없고 서로 잘모르는 상태에서 일이 너무 커진 것 같다는 나의 생각을 깨짐이에게 말을 했어. 그랬더니 꺄짐이도 그 방안에서 아이들을 계속 지켜봤을거 아니야.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거 있지? 그래서 내 능력을 사용해서 그 두 학생들에게 다시 평화를 가져다줬지. 화해를 하게 만들어줬다는 소리야! 화해를 하고 초반에는 둘이 어색해하는 것이 너무 귀여워 보였어. 계속 그렇게 두려다가 이대로는 진짜 관계에 발전이 없는 것 같아서 내가 조금의 마법을 더 부렸지. 그래서 그 두 친구는 다시 예전처럼, 아니 어쩌면 예전보다 더 돈독한 사이가 되었어. 이번 일을 통해 서로를 더 이해하고 입장을 바꿔 생각할 수 있는 힘을 기른 것 같아서 나랑 깨짐이는 너무 뿌듯해. 봐봐, 깨짐이는 생각했던 것보다 나쁜 친구는 아니지? 깨짐이, 분열을 통해 서로가 더 좋은 관계로 발전할 수 있잖아. 이번에는 깨짐이가 활약을 했던 이야기를 들려줄게. 잘 들어봐. 나름 사랑이 담겨있는 어떤 한 커플의 이야기야. 옆에서 보기에 너무 닭살 돋고 오글거리는 고등학교 3학년 커플이 있었어. 아직 학교에서는 2학년이지만 그때는 해가 바뀐 1월이었어. 이 커플은 고등학교에 와서 1학년부터 서로 관심을 갖고 만나 결국 연애에 성공한 커플이야. 이때까지만 해도 서로를 끔찍하게 생각하고 사랑하던 아주 풋풋한 아이들이었지. 하지만 그 일이 일어나버린 거야. 고등학교 3학년 수능을 앞두고 있는 학년이지. 남자아이가 수능 때문에 공부를 해야한다고 이별을 말한거야. 수능 때문에 헤어지는 커플이 많아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여자아이는 달랐어. 이상한 느낌이 든거지. 그래서 남자아이에게 추궁을 했어. 여기서 분열이가 이들의 방에 들어갔지. 남자아이가 자신을 과외해주던 1살 많은 누나와 사심을 가지고 연락하고 있었어. 나는 이 일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깨짐이에게 말했더니 자기만 믿으라는 거야. 그 여자아이에게 힘을 주고 위로를 해주면 이겨낼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지. 이처럼 내가 필요없는 일도 존재해. 너의 주변이나 네가 힘들어 할 때 나와 깨짐이가 어디서든 존재하고 있을거야. 나중에 만나게 되면 꼭 인사해줘. 두 번째 상황에서는 만나지 말고 첫 번째 상황처럼 더 성장할 수 있는 상황에서 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 , 마지막 가족에 관한 이야기는 다음에 만났을 때 꼭 들려줄게. 기대하고 있어. 우리 다음에 보자. 그럼 안녕!

 


 

은상

다시 만날 그날

주예원(해룡고2)

우리나라와 북한이 분단되기 전 일제강점기 우리 민족이 힘든 시기를 겪으며 화합이 잘되던 그 때처럼 나와 외할 사이에 화합이 잘되던 때가 있었다.

우리 민족이 다같이 밖으로 나와 한마음 한뜻으로 만세를 불러주는 외할머니가 계셨다. 우리 민족이 다같이 다양한 전통놀이를 즐기고 시장에 나와 하하호호웃으며 지냈던 그 시절처럼 나와 외할머니는 하루하루를 함께 보내며 시장도 가고 놀이터도 가며 하하호호함께 웃을 수 있는 그 시절이 있었다. 분단되기 전 그날처럼 나와 외할머니도 38선 없이 영토가 붙어있듯 아무 장애물 없이 붙어있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시절도 잠시 우리나라에 38선이 그어진 날처럼 나와 외할머니도 헤어져야하는 날을 마주했다. 38선이 그어지기 전 회의를 길게 하던 그 시기처럼 외할머니가 아프시기 시작하면서부터 나의 고등학교 생활과 함께 나와 외할머니는 천천히 멀어졌고 결국, 포츠담에서 38선을 마련한 19457월 우리 민족이 이별을 마주한 날처럼 202213일 나와 외할머니도 이별을 마주하게 되었다. 1392717일 조선왕조가 건국되고 우리 민족이 다함께 지낸 날부터 하루하루 행복했던 날을 보내고 결국 이별했다. 우리나라와 북한이 서로 얼굴을 보지 못하는 것처럼 나와 외할머니도 이제는 서로의 얼굴을 볼 수 없는 날이 찾아왔다. 분단의 가장 큰 아픔이라고 할 수 있는 이산가족의 눈물처럼 나는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큰 아픔이라고 할 수 있는 외할머니와의 이별로 눈물을 흘렸다.

우리나라와 북한이 통일을 기다리는 것처럼, 나도 언젠가 외할머니를 만나기 위해 준비하며 그날을 기다리고 있다. 외할머니가 세상을 떠나시기 전 나의 바쁜 고등학교 생활과 학업에 신경쓰느라 외할머니를 뵈러 가지 못한 죄송한 나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아직도 난 그 때 외할머니를 뵈러 가지 못한 것을 후회하고 있다. 공부는 언제든지 나중에 할 수 있었는데 학생의 본분이라고 학업을 중요시하다가 이제는 다시 외할머니를 뵐 수 없게 되었다. 통일이 되고 다시 우리나라와 북한이 합쳐져 분단되기 전 하하호호웃으며 화합이 잘되던 그때처럼 나와 외할머니도 다시만나 하하호호웃는 그날을 난 꿈꾼다.

 


 

동상

분열과 화합의 공존

정유은(법성고1)

우리는 학창 시절 모두 여름 대가 되면 기다리는 게 있다. 같은 반끼리, 또는 같은 팀끼리 합을 맞춰야 하는 체육대회다. 초등학생때부터 고등학생까지 내내 단 한번도 기대를 해보지 않은 적이 없다. 그런 체육대회에서 가장 중요한 건 서로의 화합이 아닐까? 평소에 아무리 사이가 안 좋고 앙숙 관계라고 해도 체육대회 당일만 되면 그 많은 사람들은 한 몸이 된다. 그런 부분에서는 우리의 모습에서 화합을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도 점점 승리에 눈이 멀어 승부욕이 강해지게 되면, 점점 금이 가기 시작한다. 소수의 인원으로 어떤 경기를 패하게 된다면 전체 인원은 지금까지 준비한 노력이 무의미해지고 허무한 마음에 그 소수에게 짜증을 내기도 하고 경기에서 진 것을 그 소수의 탓으로 돌릴 것이다. 그러면서 분열이 일어난다. 분열이 일어나면서 서로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안기게 된다. 이런 경우처럼 우리는 태어나서부터 사소하면서 크기도 한 분열과 화합을 겪게 된다. 화합과 분열은 어쩌면 당연히 겪는 게 맞는 것이지만 한편으로는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의 과거를 돌이켜보면 5·18 민주화운동에서도 시민과 군부대의 분열로 많은 시민들이 희생하게 되면서 시민들끼리의 화합이 생긴다. 군부대의 총기 난사로 누군가에게는 하나뿐인 소중한 가족이, 혹은 친구가 희생하게 되면서 또 다른 분열이 일어났기 하지만 그 분열들로 인해 더 큰 화합을 만들어내는 것 같다.

또 더 큰 범위에서 보자면 요즘 세계적으로 많은 관심들이 쏟아지는 관심사, 바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이다. 나도 처음에는 이 소식을 들었을 때 거짓 기사라고 믿었다. 그런데 뉴스에서도 소식을 듣고, 주변에서 하는 말을 듣고 나니 그제서야 거짓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땅을 얻으려고 하는데 그로 인해서 우크라이나의 죄 없는 시민들의 목숨이 희생되고 있다. 아직도 그 전쟁은 끝이 보이지 않고, 만약 끝이 난다고 하더라도 우크라이나 시민들은 트라우마로 편히 살 수도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시민뿐만 아니라 강제로 전쟁에 참여해야 하는 러시아의 군인들도 상처가 매우 클 것이다. 원하지도 않는 전쟁 참가로 자신들의 소중한 가족, 친구들과 이별을 해야하며 무고한 목숨들을 자기 손으로 짓밟아야 하는 죄책감들 또한 유감이다. 이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분열들로 인해 러시아의 군인들끼리의 화합이 발생하겠고 반대편 우크라이나의 시민들끼리의 화합이 발생할 것이다.

이런 것들로 보면 분열과 화합은 서로가 서로를 낳는 것 같다. 또 분열과 화합은 주변에 큰 영향을 미친다. 작은 분열이 생기면 그로 인해 주변에서는 작은 화합이 생기게 되고 작은 화합들은 서로 뭉쳐 거대한 화합이 된다. 이처럼 분열과 화합은 친구 사이에, 가정에서, 지역끼리, 국가끼리 별 거 아닌 사소한 일에서부터 세계적으로까지 일어나는데 당연히 겪고 지나쳐야 하는 것이지만 그 당연한 것들을 감당하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

지금까지 많은 분열과 화합을 경험해봤지만 확실히 어떤 쪽이 긍정적이고 어떤 쪽이 부정적인지 정의할 수는 없지만 그 둘의 공존으로 인해 들고 나가야 할 짐이 버거운 것 같다. 앞으로는 우리 모두가 그 짐을 견디고 모두 행복하게 지냈으면 좋겠다. 앞으로 쭉 우리가 해결할 수 있고, 업고 갈 수 있을 만큼의 분열과 화합만 생겼으면 좋겠다.

 


 

동상

두 소리의 정도

곽지현(영광고2)

우리는 살아가며 모두 원만하고 아름다운 소리를 내기 바란다. 하지만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다보면 아름다운 소리만 나지는 않는다. 이런 아름다운 소리 중에 가장 아름다운 소리는 화합의 소리이다. 반대로 가장 아프고 괴로운 소리는 분열의 소리이다. 이 두 개의 마음의 소리는 마음과 마음 사이에서 생기는 소리인데 각 소리별로 특징을 가진다. 한 번 분열된 마음의 소리는 냉기 서려 날카롭게 벼려진 비수가 되어 다른 사람을 찌른다. 그리고 이 비수에 다친 상처를 치료하는 소리는 화합의 소리이다. 은은한 태양광을 머금은 부드러운 실크처럼 마음의 상처를 감싸안고 날카로운 비수의 끝을 매만져 부드럽게 만든다. 이렇게 서로 다른 특징을 가진 두 소리는 상초작용을 하는 관계이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마음의 소리일 때이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는 다른다.

사람들은 매우 다양한 소리를 내며 살아가지만 그 중 위에 두 소리를 주로 더 많이 자주 내는 사람들이 있다. 이 사람들의 관계를 바라보자면 주로 분열의 소리를 내는 사람이 상처를 주고 화합의 소리를 내는 사람이 인내하고 인내하다 결국 지키게 되는 형식의 관계가 주를 이룬다. 이러한 관계는 활화산과 같은 상태로 언젠가는 반드시 터지게 된다. 활화산이 터지면 화합의 소리를 내며 서로에게 날카로운 비수를 꽂는다. 그렇게 한 번 터져버린 관계는 두 개의 갈림기에 서게 된다. 이대로 분열된 관계로 끝을 맺느냐, 혹은 제 삼자나 당사자들의 노력으로 화합하느냐. 어느 길로 들어서느냐에 따라 상대를 대하는 마음의 소리가 달라진다.

우리는 이 두 소리를 적당히 내야한다. 분열의 소리만 내서도 화합의 소리만 내서도 안된다. 분열의 소리만 낸다면 그 소리로 인해 사람들을 상처주며 점점 주변 사람을 잃게 될 것이고 그 상황에서 자신 또한 상당한 상실감등을 느낄 것이다. 반대로 화합의 소리만 낸다면 자신의 상처를 돌보며 주변사람까지 챙기려다보니 점점 버겁고 힘들어지게 된다. 결국 자신조차 돌보지 못하게 될 정도로 상처입게 될 것이다. 따라서 자신의 마음을 잘 돌보고 주변사람과의 원만한 관계를 원한다면 분열의 소리와 화합의 소리를 적절히 내야한다.

하지만 그것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의 마음이다. 무조건적으로 적절히 쓰려 애쓰지 말고 본인의 마음에 적절히 사용해야한다. 나는 내 가장 가까운 이들이 이렇게 마음의 소리를 잘못 사용해서 갈라진 사례를 봐왔다. 그들이 갈라졌다는 사실보다도 그들의 마음이 나는 더 걱정됐다. 그러니 각자의 마음에 적절히 두 소리를 사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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