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군이 전략적으로 육성해 온 e-모빌리티 산업이 민선 8기 들어서며 중대 기로에 섰다. 본지는 그동안 사업추진 과정의 투자 대비 실적, 미래 성장 가능성 및 가치 등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편집자 주>

 

국내 유일한 e-모빌리티 산업 전주기 가능

대마전기차산업단지 시생산 지원센터 대지 및 공장
대마전기차산업단지 시생산 지원센터 대지 및 공장

 

부품 시생산 지원센터 구축과 협동조합 설립

#e-모빌리티 산업의 특성= 최근 코로나가 엔데믹 상황으로 저물어 가고 있지만 코로나가 기승이던 지난 2~3년간 수많은 중소기업은 부품 수급의 애로를 겪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영광군의 주력산업으로 자리 잡아가는 e-모빌리티 산업은 빠르게 변화하는 제품의 유행에 따라 모델을 단기간에 개발하고 비교적 짧은 시기에 생산 판매해야 하는 다품종 소량 생산의 특성을 가진다. 이에 반해 기존 자동차 산업은 한번 모델이 개발되면 적게는 수만 대에 많게는 수십만 대의 생산량을 보인다. 또한, 공용으로 사용되는 부품의 생산 개수는 수백만 개의 단위까지 늘어난다. 이렇다 보니 국내 대부분의 부품 생산 기업들은 소량의 생산이 불가능한 대량 생산체계를 갖추고 있어, e-모빌리티를 개발 및 생산하는 중소기업들이 국내에서 해당 부품을 원하는 가격에 생산하기란 불가능한 실정이다. 물론 기업이 직접 생산하는 방법도 있으나 영세한 중소기업이 대형 생산설비에 투자하는 것은 큰 자본을 필요로 하므로 위험성이 높다. 국내의 상황이 이러하니 e-모빌리티 기업들은 다품종 소량 생산이 가능한 해외로 발길을 돌리게 되었다. 결국 가깝고 생산단가가 낮은 중국에서 생산하고 수입하여 국내에서 조립 및 판매하는 방법을 가장 선호하고 있다.

#국내 e-모빌리티 산업의 한계= 부품 해외 생산 국내 조립 방식에는 몇 가지 문제점이 있다. 첫 번째, 코로나 상황과 같은 전 세계적 팬데믹에 의한 물류 애로가 대표적이다. e-모빌리티 기업들이 부품 제작을 대부분 중국에 의존하다 보니 각종 비용이 증가하고, 그마저도 수입 경로까지 막히는 일도 있으며 현지 회사들이 경영난으로 도산하는 경우 딱히 대처할 방법이 없다. 두 번째, 품질 문제이다. 화재 발생 위험성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하는 전기(배터리)를 에너지원으로 구동되는 e-모빌리티의 경우 제품의 품질 저하와 화재 사고는 기업의 신뢰도에 큰 영향을 끼친다. 또한 중요한 뼈대를 구성하는 프레임 부품 등도 품질 문제가 많이 발생하는 부분이다. 이러한 부품들을 중국에서 생산하면 중국 기업과의 의사소통 문제 등으로 품질개선의 어려움이 존재하며 이는 그대로 기업의 큰 애로사항이 된다. 마지막으로 정부의 전기차 보조 정책 결정에 관한 부정적 시각이다. 정부는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을 점점 줄여가고 있는데 이는 단지 이동수단의 패러다임 변화에 따른 것만은 아니다. 결국 기업에 제공하는 정부 보조금이 중국에 이익만 주는 것이 아니냐는 부정적인 시각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e-모빌리티 부품 시생산 지원기반 구축= 영광군은 주력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e-모빌리티 산업에 생산 등 근본적 문제점을 직시하고 이를 위한 지원책을 다방면으로 고심해 왔다. 해당 기업들과의 간담회 등을 통해 도출한 결과로 탄생한 사업이 e-모빌리티 부품 시생산 기반구축 사업이다. 시생산이란 부품을 대량 생산하기 전에 미리 시험삼아 부품을 생산하여 시행착오를 줄이는 방법을 의미한다.

특히, 대규모 자본을 투자하여 설비를 구축할 여력이 없는 e-모빌리티 중소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기업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기반구축 사업이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총 197억원의 사업비(국비 97, 도비 40, 군비 60)를 투입하여 사출성형·전착도장·용접 등의 설비를 기업들이 공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시설을 구축하는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 사업의 필요성을 인정하여 지난 20214월 공모했으며 이에 영광군은 전라남도, 한국자동차연구원과 함께 대마전기자동차산업단지에 사업을 유치했다. 대마 전기자동차산업단지 내 e-모빌리티 연구센터 인근에 약 18,000의 부지와 6,000의 공장을 확보했다. 그리고 현재 지원센터를 리모델링 중에 있으며 사출성형, 전착 및 액체도장, 조립용접 등 3종의 대형 시설장비를 도입 중이다.

이 사업은 인증시험평가 또는 연구개발 지원시설 등을 구축해 왔던 기존 기반구축과는 성격이 다르다, 연구소, 협회 등을 통한 간접적인 지원방식의 기반이 아니라 e-모빌리티 산업의 주역인 중소기업의 시제품 또는 공용부품 등의 제품을 직접 제작 지원할 수 있는 기반구축이기 때문이다. 특히 e-모빌리티 제품의 국산화, 생산비용 절감에 직접적인 도움을 줄 것이고, 이로 인해 더 이상 저가의 중국 부품을 사용하는 비중이 현저히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는 대목이다.

 

 

 

협동조합 설립, 시생산 지원센터 효율적 활용

7개 조합사와 5개 회원사, 부품·완성차 직접생산

구축 중인 지원센터와 사출성형·전착도장·용접장비 등의 효율적인 활용을 위해 12개의 e-모빌리티 기업으로 구성된 e-모빌리티 협동조합을 설립했다. 2020년 말부터 준비하여 지난 415일 창립총회를 통해 협동조합은 공식적으로 설립돼 영광군에 사무실을 갖추고 시생산 시설활용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구상하고 있다. 쎄보모빌리티. 네오텍, 대풍이브이자동차 등 7개 조합사와 에이치비 등 5개 회원사로 구성되었으며, 초대 이사장으로는 최병훈 네오텍(자동차 부품 제조)대표가 선임되었다.

협동조합의 주요업무는 시생산 지원센터 장비를 활용하여, 기업에서 주문한 부품을 직접 생산하여 납품하고 관련 기업들에게 다양한 정보와 제품 개발도 지원하게 된다. 특히 산업부 사업으로 영광군에서 함께 개발한 국산 초소형전기차 공용플랫폼을 생산하여 필요로 하는 기업에 납품하고 기업에서는 그 플랫폼에 자신만의 디자인과 특성을 가미하여 완성차를 생산하게 된다. 2024년에는 연간 약 5,000여대의 초소형전기차 공용플랫폼을 제작·판매하고, 2028년에는 연간 약 19,000여대를 제작·판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생산 지원센터는 올해 말 사출라인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23년 하반기 나머지 설비 구축이 완료되면 본격적으로 e-모빌리티 협동조합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 30명 이상의 신규 인력도 고용할 계획이다. 또한 이 기반과 조합을 통해 매년 20건 이상의 제품 생산지원과 10개사 이상의 e-모빌리티 기업이 영광으로 생산공장을 이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관련 기업들과 활발한 업무교류에 따른 숙박, 음식, 서비스 등 소비 매출의 발생효과도 지속적으로 따라와서 지역 산업의 발전과 경제성장에 많은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생산지원센터 컨셉도식화
시생산지원센터 컨셉도식화

 

연구·지원센터, 디자인·기술개발·부품생산·인증·실증

지식산업센터, 전시·홍보·판매·AS까 산업 전주기 가능

e-모빌리티 시생산 지원센터와 협동조합으로 내년이면 영광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e-모빌리티 산업의 전주기 과정이 가능한 지역이 된다. 2014년부터 다양한 국고 지원사업으로 e-모빌리티에 대한 기반구축이 90% 이상 완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 e-모빌리티 연구센터(한국자동차연구원 전남본부)에서 제품의 디자인부터 다양한 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시생산 지원센터에서 부품을 생산한다. 그리고 영광공장에서 제품을 조립하여 다시 e-모빌리티 연구센터에서 인증하여, 실외 테스트베드에서 실증까지 할 수 있다. 그리고 e-모빌리티 엑스포와 내년에 완공되는 지식산업센터에서 전시, 홍보, 판매, AS까지 할 수 있는 산업 전주기 과정이 가능해진다. 명실상부 국내 최고의 e-모빌리티 도시로서 위상과 함께 실제적인 산업과 경제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e-모빌리티, 미래 이동수단에 대해 새로운 사업을 계획하는 기업, 기존 e-모빌리티 사업을 확장하고, 성장시키고자 하는 기업, 국산화에 이어 수출을 생각하고 있는 기업들은 앞으로 영광군에서 그 가능성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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