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용운

지진에서 안전지대로 여겨졌던 우리나라도 이제 안전하지 못하다. 요즈음 제법 많은 지진 소식을 들으면서 불안을 감출 수 없다.

길에 나가면 차들의 홍수다. 차가 없으면 한 걸음도 움직이지 못한다. 가까운 거리는 걸어가는 것이 건강에도 좋고 경제나 환경에도 이익이 되련만 차 때문에 걷기도 힘들어 차를 가지고 나간다.

요즈음 교통사고도 많다. 전쟁에서 죽는 사람보다 매일 차 사고로 죽는 사람이 더 많다는 통계에 놀란다. 큰 빌딩이 무너진 사고도 있고 다리가 부서져 많은 인명을 앗아간 사고도 있다. 지하철에서 불이 나거나 비행기가 추락하기도 한다. 수학여행 가던 학생들이 배가 침몰한 사고 여행 가던 관광차가 언덕에서 뒹구는 사고도 있다. 심지어 즐거운 행사에 참여하다가 압사하여 죽는 일까지 벌어진다.

우리 주위에 목숨을 위협하는 위험요소는 곳곳에 존재한다. 한시도 마음 놓고 살기 어려운 세상이다.

우리 아이들은 이러한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된 채 무방비로 살고 있다.

등하교 길에 유괴되거나 성폭행, 학교폭력 등으로 부모들의 마음은 한시도 편할 날이 없다.

물론 사회 시스템을 정비하여 이러한 위험 요소를 최소화해야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함께 사는 세상은 그리 녹녹치가 않다.

결국 우리 아이들 자신이 안전에 적절히 대비하도록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일이다.

안전은 예방이 최고다

국가나 사회에서는 안전사고가 없도록 제도와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겠지만 개인의 입장에서는 안전 의식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2016414일 일본의 구마모토 현에서 진도 6.5의 지진이 발생했다. 많은 건물이 무너지고 도로가 갈라졌으나 그들은 일사분란하게 대처하여 38명의 희생자가 있었다. 그러나 2일 후에 지진이 발생한 에콰도르에서는 1700여명이 희생되었다. 물론 에콰도르의 지진은 일본보다 강한 진도 7.8의 지진이었다.

일본의 지진 피해가 에콰도르에 비해 비교적 낮은 것은 그들의 안전의식에 있었다.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지진에 대비하여 미리 예측하고, 대비하는 것이 생활화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등굣길이 생각난다

비라도 오는 날이면 아버지는 안전교육을 하셨다. ‘이웃집 담장이 비오는 날은 무너질 수 있으니 담장에 바짝 붙어 가지 말아라’ ‘개울을 건널 때 미끄러운 돌을 밟으면 넘어져 물에 휩쓸릴 수 있으니 조심해라등등 잔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밥상에 앉으면 뭐 그리 당부할 일이 많은지 사사건건 세세히 당부를 잊지 않으셨다.

물론 지금 생각하니 아버지의 그런 잔소리 덕분에 사고 없이 이렇게 잘 살고 있다는 생각에 고마운 마음이 들지만 당시는 잔소리가 싫어 밥을 빨리 먹는 습관이 생길 정도였다.

아이들은 부모의 잔소리에 자란다

자녀의 안전과 관련된 잔소리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하면 된다. 직접 차를 태워 학교까지 데려다 주는 것보다 스스로 안전을 체험하고 안전에 대한 습관을 체득하는 것이 좋다. 아이들이 처하는 상황 상황마다 미리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길러 줌으로써 안전이 생활화 되도록 하여야 한다.

등하교 안전을 예로 든다면, 처음에는 학교 오가는 길을 함께 걸으며 지도하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보내고 뒤를 따라가 보며 그 후로는 스스로 친구들과 어울려 학교 다니도록 하는 것도 좋다. 그 외 교통안전, 불량식품 안전, 유괴나 성폭력, 학교폭력, 학용품 등 도구 사용 안전 등과 관련되는 안전 교육을 함으로써 안전이 몸에 배이도록 한다.

아울러 사고가 발생했을 때 대처 방법, 사고 발생을 목격했을 때의 대처 방법 등에 대한 교육도 필요하다. 사고가 발생했거나 발생을 인지했을 때, 비교적 믿을만한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일, 사고를 당한 사람을 보았을 때 응급조치를 한다든지 119에 연락하는 요령 등에 대해 교육한다.

우리 아이들은 주로 등하굣길의 문제 발생이 예견되므로 주위의 환경을 정확히 파악하고 안전에 이상이 있는 장소에 특히 유의하는 예방교육은 필수 사항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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