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용운

주변 정리가 잘 되어 있으면 마음이 상쾌하고 여유롭다. 그러나 물건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고 지저분하면 자기도 모르게 화가 나고, 마음속에 불안감이 자리잡게 마련이다.

사람은 환경에 적응해야 하기에 불안하거나 조잡한 환경을 만나면 처음에는 현상을 제대로 파악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대로 받아들이고 느낌이 없어진다. 시끄러우면 시끄러운 대로 지저분하면 지저분한 대로 살아가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환경은 자신도 모르게 사람의 정서와 인간성 발달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러므로 우리 아이들이 자기주위를 잘 정리하여 상큼하고 간결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습관화시켜야 한다.

일본의 정리지도 전문가 고마쓰 야스시는 <아이들의 정리습관>에서 정리 잘하는 아이들이 공부도 잘한다고 하였다. 아울러 정리는 아이의 성장을 촉진할 수 있으며,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은 정리라는 일상적인 기회를 통해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정리에 익숙해지면 여기에 꺼내 놓으면 나중에 지나가다가 밟을까?’라는 식으로 한 발 앞을 예측하는 미래 예측 습관이 몸에 배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자신을 위해, 그 다음에는 가족이나 친구 등 주위 사람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다.

아울러 정리습관은 아이의 학습 의욕을 높여주며 집중력은 물론 재능과 학력 향상에도 영향을 준다고 하였다.

베리굿정리컨설팅 대표인 윤선현씨도 <하루 15분 정리의 힘>에서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인생 속에는 해야 할 일, 구입한 물건, 처음 만나는 사람, 새로운 정조 등이 끊임없이 인풋되고 있는데, 정리하지 않으면 원하는 아웃풋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불필요한 것들이 쌓이는 혼란 상태가 되고 만다고 하였다. 특히 브라이언 트레이시의 말처럼 인생에서 성취하는 것의 대부분은 내가 아는 사람과 나를 아는 사람에 의해 결정되므로 인맥 정리도 잘해야 한다고 하였다.

아이가 유치원에 다녀왔다.

현관에 올라오더니 자기 신발을 신코가 밖으로 향하도록 바르게 놓고 안으로 들어왔다.

그 장면을 보는 엄마는 가슴이 뭉클하는 기쁨이 느껴졌다. 아이에게 달려가 꼭 껴안고 얼굴을 부볐다. 신발을 바르게 놓아야 한다고 가르쳤을 유치원 선생님이 너무 고마웠단다. 어느 아이 엄마의 고백이다.

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학교에 다녀와서 자기 신발을 가지런히 놓는 아이의 앞날이 눈앞에 환히 전개된다. 책가방은 자기 방 책상 옆에 바르게 두고, 겉옷은 옷걸이에 걸고, 양말은 빨래통에 넣고 손발을 씻는 장면을 그려 본다.

현관에 놓여있는 엄마와 아빠 또는 할머니의 신발을 바르게 정리하는 아이는 무슨 생각을 할까? 잠깐이나마 부모님과 할머니의 노고를 생각할 것임에 틀림이 없다. 그 아이는 반드시 부모님을 존경하고, 조부모님께 효도하며,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고, 남을 배려하는 훌륭한 지도자로 자랄 것이 확실하다.

정리란 옮긴다는 뜻이다.

정돈은 바르게 놓는다는 뜻이다.

우리 주위의 사물들을 있어야 할 곳에 옮겨 바르게 놓는 일을 정리정돈이라 한다.

밖에 나가려고 차 키를 찾는데 보이지 않는다. 엊저녁에 들어와서 차 키를 아무데나 두었던 모양이다. 아무리 찾아도 찾을 길이 없다. 마음은 바쁘고 화까지 난다. 식구들에게 화를 낸다.

실과 바늘을 찾아 단추를 달려는데 보이지 않는다. 아이들이 실을 쓴다고 가지고 다니더니 어디 장난감 바구니로 들어간 모양이다. 장난감 바구니를 모두 뒤집어 엎어서 찾아본다.

차 키 두는 곳을 정하여 그 자리에 두고 실과 바늘을 두는 장소도 정하여 항상 그 자리에 둔다. 장난감은 아이들이 가지고 논 후에 제 자리에 두도록 한다.

바로 이것이 정리정돈이다.

생활을 하다 보면 쓸모없는 것들이 많이 늘어난다. 언젠가는 긴요하게 쓰였던 것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쓰지 않는 것도 있고 자주 쓰지 않고 가끔 쓰는 것들도 있다. 이러한 용도나 사용 빈도에 따라 정리정돈을 한다. 없앨 것들은 과감히 없앤다.

아이들이 자기 학용품이나 옷가지, 장난감 등을 잘 정리하도록 철저히 지도하여 습관화시켜야 한다. 부모들이 깔끔히 정리하는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은 다른 아이들보다 정리정돈을 잘한다. 부모님이 모범을 보이되 자신과 관계되는 물건들은 자기가 정리하도록 지도하면 자녀들의 인생이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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