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일순 수필가·사진가

곽일순 사진가·수필가 
곽일순 사진가·수필가 

아무리 흔들려도 절대 무너지지 않는 것이 있다. 진영으로 나뉜 정치권의 지지율이다. 자칭 보수나 진보의 돌덩이 지지층을 30% 내외로 추산하는 게 전문가들의 보편적 의견이다. 특히 현재 여권의 굳건한 마지노선 지지는 카멜레온처럼 색을 바꿔가며 자칭 보수의 자리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의 성분을 분석하면 이성적인 이해가 힘들지만, 진보의 대치점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것만은 틀림이 없다. 흥미로운 것은 이들의 행동이다. 보통 행동은 생각에서 출발하고 생각은 판단에서 나온다는 정석을 대입하면 이해 불가의 집단이 현 여권의 지지층이 되기 때문이다. MBGH정부를 거치면서 반 민주세력과 대치점을 이루며 현재의 만족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던 그들이 이상하게 무너진 게 바로 현 윤석열 정부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그나마 정치 고관위층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문재인 정권에서 중심 역할을 했던 검사가 현 윤 대통령과 그 측근 검사들이었음을 우리는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국정농단으로 결말이 나면서 그의 지지층은 태극기를 들고 거리로 쏟아져 나왔고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대상은 당연히 검찰권과 문 정부였다. 그리고 문 정부 밑에서 칼잡이 노릇을 했던 검찰 사단이 정권을 잡고 대통령까지 꿰차자 다시 열렬한 지지층으로 색을 바꾸는 순발력을 보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하고 감옥까지 보낸 당사자인 검찰 세력을 위해 방향을 바꿔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아무리 봐도 기이하다. 더욱이 현 정부의 10개월 집정은 초라함을 넘어 참혹하기까지 하다. 사람의 판단력이란 지극히 편견으로 이루어진다는 결론이다. 정상적인 이성이라면 잘하고 못하고의 구분이 어렵지 않을 것이다. 비록 가족이 저지른 비리여도 판단은 서기 마련이다. 모든 것을 무시하고 우리 진영에서 하는 일은 옳고 타 진영의 일은 그르다는 논리는 너무 저급하다. 최근 정부는 윤 대통령의 업무성과를 전국 전광판에서 홍보하도록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성과가 있으면 홍보를 하는 게 맞다. 하지만 아무리 되짚어 봐도 집권 10개월에 이루어 놓은 성과는 떠오르지 않고 욕설 파문과 외교의 부적절함만 생각나는 게 나만은 아닐 거라는 생각이다. 특히 고소 고발로 점철된 10개월은 정부가 아닌 검찰의 활동만 보였고 매일 쏟아지는 뉴스 역시 여권과 야당의 분열과 파행이다. 서민은 유난히 추운 혹독한 겨울을 몸과 마음으로 견디고 있지만, 정치권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특히 윤 정부의 홍보용 성과에 무역의 성공이 들어있다는 사실에서 현실감을 잃는다. 경제 전문가 최배근 교수는 현 정권 10개월을 최악의 무역 기간으로 판정을 내렸다. 경제 성장률이 세계적인 추세로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역시 불가항력이라는 정부의 발표와는 달리 국제금융기구 IMF는 일본 미국 등은 여전히 상승할 것이지만 한국만좋지 않을 거라는 발표를 했다. 세계적인 상황에 묻어갈 형국이 아닌 것이다. 기재부 자료에 의하면 국가 채무 역시 윤 정부 들어서 5월부터 12월까지 7개월 만에 68조 원을 늘려 놓았다. 국민의힘 당이 공격의 빌미로 삼았던 문재인 정권의 채무는 2021년 총계 59조 원이니 그들의 공격은 타당성을 잃는다. 더욱이 문 정권에서의 2021년은 코로나 비상 상황이었음을 고려하면 책임은 자신에게 반사된다. 보수는 부끄러움을 몰라야 하는 자격 요건이 있으니 깊이 생각하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경제 성장률은 IMF 외환위기를 겪었던 1998년에 마이너스 5.1을 찍은 이후 25년 만에 최악이지만 언론은 말하지 않으며 전광판은 다른 내용을 전할 것이다. 더욱 기억해야 할 것은 IMF 사태 이후 단 한 번도 일본에 뒤지지 않았던 성장률이 현 정부의 출발과 함께 우연히’ 25년 만에 무너졌다는 사실이다. 주위를 둘러보자. 살 만한가? 2023년의 출발은 올랐다, 중국을 무시한 무역은 최악의 해로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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