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신안지역 해상풍력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을 외부로 송전하기 위해 345㎸의 고압 송전선과 철탑 66개소를 설치하는 ‘신안#1 해상풍력 공동접속설비 건설사업’ 관련 경과지인 염산·군남·불갑·묘량·대마 등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진행하자 주민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영광군도 경과지 변경을 요청하는 등 대응하고 있지만 논란이 커지고 있다. 본지는 5개 지역민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신안 해상풍력 송전선로 결사반대”
은희삼 염산면번영회·염산발전협의회위원장
신안군·영광군에서 생산한 재생에너지 전력을 지역이나 산업단지로 끌어오기 위해 필요한 송전탑 건설 문제는 지역민 반대 등이 거세 향후 사회적 문제화 되고 있다.
신안 해상풍력이 생산한 전력을 육지로 보내려면 송전망 등 관련 인프라 구축이 필수인데, 설치·운영 비용이 비싼 데다 송전선이 지나는 지역 주민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송전선로 건설지역 주민들이 겪어야 하는 문제는 전자파 소음 경관훼손 등 심각히 우려된다.
신안 해상풍력 송전선로관련 사업설명회를 지난해 12월 염산에서 추진했으나 월평마을주민과 염산면발전협의회 반대 의사 표시로 설명회 자체를 무산 시킨 적이 있기 때문에 우리면의 입장은 단호히 결사반대이다
특히, 염산과 군남 등 영광 5개면을 가로지르는 송전선과 철탑 설치 구간에는 2021년 국가어항으로 지정되어 수산시설 강화와 칠산타워를 중심으로 관광 명소화를 위해 개발될 예정인 향화도항이 있다. 송전탑과 선로가 전남 최고의 전망대인 111m 높이의 칠산타워와 불갑산 등 영광의 대표 명산 대부분을 거쳐 자연경관과 역사유적지 훼손은 물론 주변 관광 자원화 사업에도 지장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영광의 주요 시설을 통과하는 송전선로 사업계획이 주민들과 충분한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진행되면서 송전탑 설치문제는 지역현안 문제로 대두되고 있으며 염산 지역민의 반발과 투쟁이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재생에너지 계획은 장밋빛 전망으로 채워져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으나,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발표한 ‘신재생에너지 기본계획’에서 2034년까지 65.1GW 규모의 신규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보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목표치만 제시했을 뿐 얼마를 들여 어디에 어떻게 무슨 설비를 세우겠다는 것인지는 세부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환경파괴 등을 주장하는 염산 지역민과 갈등이 속출, 송전탑 건설이 추진 될 경우 적잖은 부작용과 주민들의 반대가 워낙 확고해 장기간 갈등이 불가피하다. 신안 해상풍력 송전탑 건설을 결사반대한다.
“송전선로는 영광군 전체의 문제다”
한상훈 군남면 번영회장
군남면민은 신안 해상풍력 송전선로 건설사업을 반대한다. 요즘 영광군민들의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불똥 중의 하나가 신안#1 해상풍력 공동접속설비(345kV 송전선로) 건설사업이다. 신안군 임자도에서 영광군 내륙을 가로질러 장성군 동화면 구룡2리 일원에 건설되는 신장성 변전소까지 87km(직선65km)를 오는 2026년 12월까지 연결하는 계획이다.
영광군은 지난 21년 5월 전라남도 차원의 현안 회의가 열린 이후 한전에 송전선로 경과지(안)에 대한 재검토 의견서를 제출하는 등 관련 위원회에 참석하여 경과지에 대한 재검토 요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후에 한전 등이 소위원회 체계로 변경하면서 영광군이 아닌 해당마을과 접촉하며 소리소문없이 전체 28개 마을 설명회 중 26곳을 마무리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지역민들 대다수가 “동네 뒷산으로 철탑이 지나간다”는 정도로 알고 피해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마을회관 등에서 몇몇 주민들만 모인 상태로 계략적인 설명회가 이루어진 결과일 것이다. 실제 지난 2월 17일 군남면 번영회 정기총회에서 이와 관련된 논의가 있었으나 주민설명회가 있었는지 조차도 모르는 분위기고 철탑이 대덕리와 남창리를 지나간다는 정도로 인식하고 있다.
군남면의 경우, 백수읍과 염산면에 신재생에너지 발전단지가 조성되면서 군서·군남면을 관통하여 영광변전소로 이어지는 풍력과 태양광발전 선로가 거미줄처럼 어지럽게 이어져 불만이 크다. 앞으로 고압선 철탑까지 가세한다면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땅에 농업을 지키며 살아온 터전이 망가지는데 면민들이 과연 지켜만 보고만 있겠는가? 송전탑 문제는 군남면만의 문제가 아닌 영광군 전체의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 주역민들의 여론을 종합해 사회단체를 대표하는 군남면 번영회는 반대를 분명히 표명한다.
“불갑산 경관훼손 생태계 파괴 절대반대”
강대의 불갑면송전탑설치반대추진위원장
현재 추진중인 신안해상풍력 고압송전탑, 고압송전로 불갑산도립공원앞 통과에 대해 불갑면민은 개탄을 금치 못하기에 이에 결사반대 입장을 다시 한번 밝힌다. 현재 송전로 통과예상지역은 영광지역 명산인 불갑산과 불갑사가 있는 곳으로 전남 대표축제로 선정된 상사화 축제장 앞이며, 수은 강항선생이 배향된 내산서원은 전남도 지정문화재이다. 불갑수변공원과 나란히 하고 있는 곳으로 송전로 설치에 따른 경관훼손, 생태계 파괴, 군민들의 건강은 심히 우려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강종만 군수와 불갑면민과의 대화’시 군수, 군의장, 군의회도 절대 반대 입장을 밝혔으며, 불갑사 주지스님을 비롯한 불교계에서도 강력한 반대의사를 밝힌 바 있고, 전남도청 앞 집회와 기자회견을 열어 절대 반대 입장을 밝혔다. 수은 강항 선생 기념사업회는 물론 불갑면민들 또한 한 목소리로 한달여간 줄기차게 반대 목소리를 냈으며 선로 변경을 요구하였다.
불갑면민은 선로 설치시 해상경로 또는 지중화 요구를 일관되고 주장하고 있으나 막대한 비용을 핑계로 한전은 어떠한 답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또한, 신안에서 장성변전소까지 일직선상 통과시 함평을 경유해야 하나 우회로 영광지역으로 변경된 점도 명확히 밝히지 못하고 있다. 영광군에서 심혈을 기울여 조성 중인 도립공원 입구에 거대한 철탑과 거미줄 같은 송전로 통과는 절대 용납될 수 없는 상황이다. 외지에서 수많은 관광객이 불갑산 도립공원을 방문했을 시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이 그 고압송전탑, 고압송전로임이 분명할 것이며 그러하기에 우리 불갑면민은 온몸으로 결사 저지할 것이다. 앞으로 영광군과 전라남도, 한국전력의 진행 상황을 두눈 부릅뜨고 지켜볼 것이다.
“장암산 파헤칠 위기 고압송전탑 반대”
이춘식 묘량면 번영회장
신안군 임자도에서 생산된 전력이 영광군 5개면에 세워질 고압 송전탑과 선로를 통해 장성군 동화면 변전소까지 연결된다고 한다. 묘량면도 그 5개면 중 하나다. 묘량면은 다른 곳에 비해 유독 생활기반시설과 지역사회개발이 더디다. 그럼에도 계절별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자연풍경과 여유로움이 전형적인 농촌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특히, 묘량면의 중앙에 나지막이 자리한 장암산은 주민들의 편안한 쉼터이자 건강지킴이로, 도시민들에겐 편안한 등산코스와 패러글라이딩의 적지로 사랑받아 왔다. 그런데 묘량면의 상징적인 존재와도 같던 그 장암산이 묘량면민들의 복리와 하등의 관계가 없는 송전탑 설치로 파헤쳐질 위기에 놓였다. 단순히 장암산 뿐이겠는가! 장암산을 중심으로 펼쳐진 삶터는 쪼개지고 면민들의 일상은 심각한 혼란과 불안으로 이어질 것이 자명하다. 또한 고압전선이 통과하면서 전자파가 발생되어 인체는 물론 가축에 대한 피해가 막중할 것으로 본다. 앞에서는 인구감소와 과소화의 위기에 빠진 농촌을 살리자하고 뒤에선 탈농촌의 악순환을 조장하는 ‘무대포식’ 국책사업이라니. 우리는 이러한 이율배반적 행동을 언제까지 감내해야 할지 모르겠다. 묘량면 주민들은 우리의 의사와 무관하게 추진되는 고압송전탑 및 송전 선로 설치 반대를 분명히 한다.
한전은 영광 및 묘량면 주민의 건강과 생존을 위협하고 얄팍한 지원금으로 이웃 간 갈등을 부추기는 일방적인 송전탑 건설을 전면 백지화하라. 그리고 원점부터 다시 논의하기 바란다.
“주민 삶 파괴시설 사활 걸고 막을 것”
김병수 대마면농민회장
영광은 온갖 발전시설로 몸살을 앓고 있는 지역이다. 가장 크게는 핵발전소 문제로 30년이 넘게 지역 내 갈등과 분열의 원인이 됐고 현재 진행형이다. 또한, SRF쓰레기발전소 문제로 행정과 주민간의 갈등과 지역 내 갈등이 재현되었으며, 무분별한 태양광과 풍력으로 그리고 송전탑으로 그 갈등은 도를 넘고 있다. 그런데 이제 이 지역에서 생산된 것도 아닌 그리고 소비할 것도 아닌 전기를 보내는데 영광군 5개 읍면을 관통한다면 그것을 그대로 받아 안을 지역이나 주민이 어디 있겠는가? 특히나 5개 읍면은 서해안인 염산면을 시작으로 남쪽 능선인 군남면을 타고 천년 고찰이 있는 불갑면을 가로질러 묘량면 결국 영광군 최고봉이자 휴양림으로 각광받는 태청산이 있는 대마면까지 영광군의 절반을 관통하는 곳이다. 하지만, 이러한 송전선로 설치지역을 누가 결정한 것인지도 아무도 모르고 부지 선정위원회에 도대체 누가 들어가 있는지도 모른채 주민들은 그저 전부 결정된 후 설명이나 듣고 쥐꼬리 만한 보상이나 받으란 말인지 정말 분통이 터지는 일이다. 또한, 해당지역 주민설명회를 한전이 했다고 하는데 군청 관계자들도 잘 모르고 마을 이장님들도 잘 모르는 주민설명회를 도대체 어떻게 했다는 말인지도 도통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리고 과연 그 주민 설명회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송전탑 관련해서 제대로 설명이나 되었겠는가? 의심이 들고 주민들이 반대하면 안하겠다는 것도 아니면서 통과의례로 하는 설명회라면 우리 지역 주민들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다.
흔히들 지역 소멸을 걱정하면서 모든 지자체에서는 각종 혜택을 주겠다고 귀농 귀촌을 권유하기도 하고 아이들을 많이 낳으라면서 출산 장려금 또한 서로 많이 지급하겠다고 하는 현실이다. 그런데 이렇게 주민들의 삶을 파괴하는 시설이 마구잡이로 들어와서는 지역소멸이 막아질 수 있을까? 지역소멸은 그냥 되는 것이 아니다. 이렇게 나가라, 나가라 하는 시설들이 주민의 뜻은 아랑곳하지 않고 들어오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마면농민회는 사활을 걸고 이를 막아 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