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현 전 호남대 교수

기찻길을 둘러싼 지자체간 경쟁이 전국적으로 뜨겁다. 2026년 제5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자기 지역을 포함시키기 위해 광역지자체와 기초지자체 가릴 것 없이 지자체들이 개별적으로 또는 철길에 따른 합종연횡으로 짝을 이뤄 뛰고 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영광군의 적극적인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는다. 영광은 철도가 절실하지 않은가? 아니면, 불가능할 것 같으니 노력하는 척만 하는가?

전라남도는 전남도 트라이앵글 순환철도망을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시키기 위해 지난 5월부터 용역을 진행 중이다. 국토부에 경제성 및 사업타당성에 대한 의견 제시를 위해서다. 전남도의 트라이앵글 순환철도망 사업은 광주(상무·소태)~나주~목포~보성~순천·화순(59)을 잇는 사업으로 목포에서 보성, 화순을 연결하는 남해안 노선과 나주에서 보성을 거쳐 순천까지 이어지는 경전선을 활용한 노선 등 전남 중남부 지역을 아우르는 순환 철도망이다. 전남도의 철도망 계획에서 빠져있는 영광의 이름을 끼워넣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당초 영광은 철도와 무관한 지역인가? 그렇지 않다. 서해안 철도는 '군산~새만금~부안~고창~영광~함평~무안~목포'까지 141.4km를 복선으로 연결하는 철도로 2356억 원이 소요되는 사업이다이 노선은 지난 20206월에 발표된 국토교통부의 남해안권 발전 종합계획에 포함된 사업이자 제3차 국가철도망 국가계획에서 추가 검토사항에 이미 들어가 있다. 민주당은 서해안철도 연장을 당론으로 확정했다. 20213월 국회에서 열린 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당정간담회에서 민주당 균형발전특위 상임부위원장으로 참석한 이개호 의원은 정부가 U자형 순환교통망 구축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 가운데 유독 군산~목포간 서해안철도는 빠져있다면서 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서해안철도를 반영해 줄 것을 국토부에 정식 요청했다. 작년 대선 때 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영광 지역공약 6개 중 첫 번째가 서해안철도 연장 사업이었다. 김준성 군수 때 영광군은 열심히 뛰었다. 김 군수 주관으로 채택된 전남·5개 지역 자치단체장(영광, 고창, 부안, 무안, 함평)들의 서해안 철도 노선 연장 건설 공동 건의문을 정부와 국회에 전달했으며, 김군수와 이 의원이 함께 국토부차관을 만나 서해안선 연장을 국가철도망 계획에 반영할 것을 요청하였다. 이처럼 서해안 철도는 이미 상당부분 진척된 사업으로 이 사업의 최대 수혜자는 5개 군 중에서도 우리 지역이기에 영광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함은 너무도 당연하다.

서해안 철도가 영광을 지나면 직간접적으로 어떤 일이 생길까? 간접적으로는 첫째, 경부선과 호남선의 ‘X자형국가철도와 서해선, 동해선, 경춘선, 경전선이 이어지는 자형국가철도망의 완성된다. 둘째, 동아시아 철도공동체(EARC) 일원이 되어 평양과 신의주, 나진, 썬양, 하얼빈과 블라디보스토크 등으로 이동이 가능해진다. 셋째, 한반도 3대 경제벨트 중 하나인 서해안권 경협벨트가 구축되며, 마지막으로 무안국제공항의 이용률이 증가할 것이다. 영광에 철길이 생기면 영광군민들의 교통편익은 물론이거니와 직접적으로 첫째, 대량수송을 통한 물류비 절감으로 대마산단이 활성화 되며 둘째, 백수해안도로와 불갑사 등 영광을 찾는 관광객이 늘어나고 셋째는 한빛원전의 문제 발생 시 비상대피로 역할을 할 수 있다. 내년 말 홍성까지 서해선 복선전철이 완공되면 영등포까지 53(131km)에 주파한다. 홍성에서 영광은 190km.

10년 단위 5년 주기로 수립하는 철도 분야의 최상위 법정계획인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포함되려면 영광군이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가? 우선 전남도 철도망 계획에 서해안 연장선을 포함시켜야 하며, 전임 단체장 때 구축되었던 5개 군 서해안선 연장 협의체를 복원하고 필요하면 전남북 공동 용역 발주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3차 국가철도망 추가 검토사항에 포함될 때 전북도의 노력이 지대했었음을 상기하면 된다. 경기도 용인시와 광주시는 지난 7월 경강선 연장 사업을 제5차 국가철도망 계획에 반영시키기 위해 공동협력 협약을 맺고 64의 비율로 분담해 용역에 착수한 사례는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다. 기차는 아직 떠나지 않았다. 더욱이 서해안철도 연장에 앞장서왔던 이개호 의원의 민주당 정책위의장 직책을 활용할 좋은 기회가 왔다. 영광군의 대처 능력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영광 철도는 아직 물 건너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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