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부 금상 / 조수정

지푸라기가 튜브가 될 때까지

코로나를 보내고 이제 어느덧 일상을 회복했다. 그럼 곧 바로 행복할 줄 알았다.

마스크로 벗어던지고 삶의 괴로움을 벗어던지고 싶었다. 하지만 그렇게 호락호락 하진 않다.

직장 생활한지 벌써 8년째 너무나 익숙하고 반복적인 삶에 몹시 괴울 때가 있다. 성공한 삶이 무엇인가 싶어질 때, 다이어트 실패한 내 모습을 마주할 때, 건강을 걱정해보지 못한 20대를 지나 30대의 몸으로 살아갈 때 숱한 순간들을 마주하고 있을 때 튜브라는 책을 접하게 되었다.

튜브라는 제목이 주는 시원한 청량감에 속아 읽기 시작했다. 요즘처럼 더운 여름날 싱그러운 바다 위를 즐기는 표지를 보며 속아 읽은 자가 나뿐이진 않을 것 같다.

이 책은 처음 도입부부터 숨 막히듯 힘들게 살아온 김성곤 안드레아의 자살을 시도 하는 심정이 녹여 있다.

불현 듯 고등학교시절이 떠올랐다. 시험성적이 나의 인생이 전부인 것처럼 살았던 때 그 순간이 떠올라 숨이 멎는 것처럼 답답했다. 많은 학생들에게 이 책을 꼭 추천하고 싶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학생들이 있다면 지금에 삶이 너무 힘들어서 포기 싶을 때 이 책이 우리에게 힘과 용기를 건네고 해결책을 줄 수 있다. 나 또한 그때 이 책을 읽지 못한 것이 아쉬울 뿐이다.

어른이 되고 나서 잊고 있었던 힘든 시절을 돌이켜 보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김성곤이 자살을 시도할 때 다리 위에서 끌어내린 건 누구의 격려도 위로도 아닌, 매섭도록 차가운 칼바람. 이 구절을 읽으며 씁쓸하면서 안타까웠다. 김성곤은 자살을 포기하고 열심히 살아 보려고 노력한다. 허리를 편다는 아주 쉽고도 간단하지만 어려운 일부터 시작한다. 첫 직장은 자동차 부품회사의 해외영업팀에서 성곤 안드레아 킴으로 멋진 인생을 살던 김성곤은 란희라는 배우자를 만나 아영이를 출산하여 안정적이고 행복한 삶을 살지만 그걸 깨닫지 못하고 무료함에 사업에 뛰어든다. 당연히 폭삭 망했다. 그는 메마른 눈빛, 윤기 없는 태도, 투박하고 거칠어졌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배달 일 하며 꿈을 포기하지 않은 김성곤은 결국 지푸라기 프로젝트를 성공시킨다. 유저들이 스스로 목표설정을 하고 영상, 사진으로 매일 기록을 하며 다른 회원들이 쌍방향으로 소통하는 프로젝트로 위기상황에서 벗어나 지푸라기라고 잡고 싶은 사람들에게 용기를 준다.

김시안은 하루에 딱 세 걸음씩 밖에 나와 걷기로 김성곤의 첫사랑인 캣은 운전면허증을 도전하는 걸로 잊고 있었던 삶의 힘을 얻는다. 실패하는 사람이 스스로의 힘으로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힘을 30분 운동, 책을 한권 읽는 것, 등을 펴는 것이라는 작은 목표를 성취하며 힘을 얻는 과정을 이 책은 알려준다. 우리가 잊고 있었던 우리 자신의 가능성을 말이다.

30대를 맞이하며 감해가 새롭다. 결혼을 하게 되고 이직을 하게 되고 10~20대와는 다르게 내가 예상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난다. 두렵고 불안할 때가 많다. 내 삶에 과연 내가 만족하고 있는지 앞으로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출산을 계획해야할까? 이런 많은 고민들이 생겨나고 괴로울 때 나의 인생을 받아들이는 비법을 전수해주는 책이다.

이 책을 읽고 나의 인생에 전환점이 되도록 작은 목표를 설정해 보았다. 1년에 책 한권 읽기, 매일 허리를 펴고 김성곤처럼 사진을 찍어볼까 한다. 이 작은 노력이 훗날 큰 변화를 가져다 줄 거라 믿는다. 모두들 코로나가 끝나고 무더위와 긴 장마로 힘든 마음에 오늘 하루도 애써서 고맙다고 말해주고 싶다. 또한 칭찬을 하고 억지로라도 웃어보자! 작은 행동과 습관을 바꾸고 생각을 바꾼다면 우리에 인생도 바뀔 것이다. 공사장님이 희망을 찾았듯 청춘이여 파이팅!

 

일반부 은상 / 김영복

매섭도록 차가운 칼바람이 아닌 위로와 용기

이 소설은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을 투영한 소설로서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는 소설이다. 소설의 제목은 튜브로 튜브의 역할은 사람이 물에 빠졌을 때 구해줄 수 있는 도구로서 사업실패나 악운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을 빗대어 표현한 내용이었다. 각각의 등장인물을 통해 이야기의 깊은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인물들을 차례대로 살펴보자면 주인공인 김성곤 안드레아는 천주교 집안에서 태어나 영업사원으로 일을 하다가 사업을 시작하였고 여러 번 넘어지고 일어나기를 반복하다 결국 실업자가 된다. 그 이후 가정도 돌보지 못해 별거상태가 되었지만 성곤은 포기하지 않고 배달앱 라이더로 전향한다.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으나 힘든 삶을 이겨내며 지푸라기 프로젝트앱을 개발하고 주변사람의 도움으로 결국 앱을 성공해 대표로 성공하지만 얼마 안가 그 자리에 쫓겨나며 이야기는 끝이 난다. 김성곤이 자살을 시도할 때 인상적인 장면이 있다. 다리 위에서 자살을 시도 했으나 매섭도록 차가운 칼바람에 자살을 포기하고 안정적인 노숙자를 보게 되며 변화를 결심한다. 많은 사람들이 안정적인 직업에 열광한다. 나 또한 그런 선택을 했고 하루하루가 고되고 희망이 없지만 이 패턴을 박차고 나갈 수 없도록 안정되어있다. 요즘 들어 부쩍 이런 삶이 답답하게 느껴졌다. 해답은 박실영 수수께끼 같은 말에 있다. 스스로 다잡는 노력과 여유롭게 자신의 감정을 조절 하려고 노력해야한다는 것이다.

성곤의 아내 란희는 남편과 별거를 하며 딸 아영이를 혼자 키운다. 원래는 온화한 성품의 사람 이였으나 성곤 과의 결혼생활 이후 180도 다른 사람이 되어버렸다. 성곤을 싫어하였지만 아영이의 아빠로 성곤을 응원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성곤은 행복한 가정을 그리며 란희에게 칭찬도 해보고 웃는 얼굴을 연습하기도 하고 단풍 잎을 선물하여 마침내 별거를 끝내게 되지만 결국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 별거생활이 시작된다. 갑자기 나의 아내의 모습이 스쳐지나가 갔고 요즘 부쩍 예민하고 날카로운 모습이 나 때문인가 싶어져 슬퍼졌다. 퇴근 하는 길에 아내가 좋아하는 꽃 선물을 건네며 사랑한다고 말해 봐야지! 허리를 쫙 펴고 한껏 멋을 내고 말이다. 일상 속에 행복이 있고 그 행복을 유지하는 힘을 길러야 한다.

성곤을 돕는 진석은 배달앱 라이더이며 과거 성곤이 피자가게를 하였을 때 알바 직원이 다. 우연히 성곤을 만나 다시 친해지면서 성곤은 진성의 유튜버에 출연하기도 하고 같이 음악 앨범을 제작하는 등의 유튜버로 성공을 하였으나 점차 잊힌 유튜버가 되었다.

성곤의 짝사랑 차은향은 성곤이 대학시절 짝사랑하였으나, 미국으로 이민을 가는 바람에 잊혔다가 성곤이 지푸라기 앱으로 성공할 때 다시 연락이 닿았다. 은향은 미국에서 부모님의 사고, 이혼 등의 많은 아픔을 가지고 다시 한국에 왔으며 성곤의 지푸라기 앱으로 다시 자기의 어려움을 극복하게 되었다. 인생을 뜻한 방향대로만 가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살아보니 정말 그렇지 않다. 결혼을 하니 보다 절실히 느끼고 있다. 내 뜻이 아닌 아내의 뜻으로 흘러가니 말이다. 은향은 운전면허증을 따는 작은 목표를 설정하고 성취하며 자신의 가능성과 만족을 느끼게 된다. 이 책을 읽고 작은 목표거북목 고치기를 설정해 보았다. 이 사실을 알면 아내가 정말 좋아할 것 같아 입가에 웃음이 번진다.

끝으로 이 소설이 주는 메시지는 현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이 힘든 삶을 살고 있지만 언젠가는 성공을 할 수 있다. 비록 소설에서 성곤은 사업 실패 후 어떻게 사는지 나오지 않았지만 꼭 성공 하였을라고 확신이 들었다. 성곤이 어려움에 빠졌을 때 올바른 생각과 바른 자세(튜브)로 성공을 하듯이 작은 변화를 시도해 봐야겠다. 예를 들어 감탄하는 법, 사물과 세상을 목적 없이 지그시 바라보는 법을 익히며 가까운 것에 소중한 가치와 행복이 있음을 깨달아 보는 시간을 가지도록 해야겠다.

며칠 전 뉴스에 초등학생 자살이 보도 되었다. 안타까웠다. 내 주변에도 주인공 김성곤 안드레아처럼 자살을 생각하는 분들이 계실 수 있다. 성곤은 자살하려는 순간 다리위에서 끌어내린 건 누구의 격려도 위로도 아닌, 매섭도록 차가운 칼바람이었다. 우리는 누군가의 튜브가 되어 도움과 관심을 주는 사람이 되어야한다. 코로나로 많이들 힘든 시기를 이겨냈고 지금도 힘든 삶을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오늘도 애쓰셨다 잘하고 있다말해 주고 싶다.

 

일반부 동상 / 박진희

튜브에서 본 팔자

앞이나 뒤로 넘어지든, 옆으로 넘어졌다 다시 일어나도 변하지 않는 것이 팔자다.

'튜브'를 읽는 첫 장에서 느닷없이 팔자가 떠올랐다.

주인공인 김성곤 안드레아가 사선(死線)에 서서 "더럽게 차갑군" 하고 한 마디를 툭 뱉어낸다.

그는'튜브'의 마지막까지 사선은 넘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

작가가 전개해 나가는 과정이 궁금했다.

그는 사선을 넘는데 실패하고 무작정 걷다 서울역을 지날 때 기막힌 사업의 씨앗을 떠올린다.

그리고 사업의 성공을 위해 한 가지 목표를 세운다.

언뜻 보면 이해가 쉽지 않은 평이한 "자세 바로 세우기"였다.

축 처진 어깨를 올려 세우고 가슴을 쫙 펴고 걷는 일이야말로 자신감을 회복하는 방법은 되겠다 싶었다.

자세 바로 세우기를 따라 해 보니 실제로 자신감이 생겼다.

'튜브'를 읽으면 읽을수록 오래전에 읽었던 한 구절이 떠올랐다.

"사람은 변한다. 습관이 바뀌면 사람은 변한다.

쉽게 변하지 않는 습관, 오래된 습관은 바뀌기가 훨씬 어렵다. 성공한 사람은 습관을 바꿀 수 있는 사람이다."(여훈의 "최고의 선물" 중에서 )

이처럼 겉모습은 변해도 내면까지 변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큐브'를 읽는 동안 그를 응원했다.

다시는 그가 사선에 서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염원도 담아 빌었다.

지푸라기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다행히도 그는 "인생은 운전 같은 거다. 내 차를 내가 원하는 방향과 원하는 속도로 달릴 수도 멈출 수도 있다."(209페이지)라면서 운전과 지푸라기 프로젝트에 도전하여 극적으로 성공한다.

성공한 길을 가면서 스스로 운전대를 쥔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을 달리면 도중에도 웃을 수 있다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된다.

보란 듯이 성공한 그를 보고 박실영은 조금은 질투가 섞인 말투로 "성공한 사람은 원래대로 돌아가려는 성질이 있다. 바뀌었다고 생각되면 전 모습으로 돌아간다. 이 단계를 넘어 다음 시간까지 온전히 겪고 나서야 자신에게서 한 발자국 앞으로 나아간다."(192페이지)라고 말한다.

박실영의 뼈 있는 조언을 귓등으로 받아 드렸던 그는 결국 마지막 단계를 넘지 못하고 사선에 또 섰으나 실패하고 만다.

스스로 진행했던 사업이 실패로 돌아갈 때마다 해결방법으로 사선을 습관처럼 선택했다.

망각보다 무서운 것이 습관이라는 말이 있다.

쉬운 방법이라 생각되었는지 몰라도 습관적으로 사선에 서는 모습에서 저것도 팔자일까?. 팔자라고 단정했다.

사선에 서는 일조차 습관성 중독이 되어버린 듯 한 그가 했던 행동은 알로에 속살을 한 입 가득 씹을 때의 기분처럼 밍밍하고 아무 맛도 없었다.

그를 통해 바라본 팔자가 눈앞에서 뱅뱅 돌고 있다.

팔자는 그의 곁에서 습관처럼 떠날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다.

책을 다 읽었을 때는 늘 그랬던 처럼 '튜브'를 덮고 눈망울도 움직이지 않고 정원을 바라보았다.

묵묵한 침묵이 더께를 더할 무렵 호랑나비는 날아가더니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일반부 동상 / 이동헌

지금 서있는 그 자리에서 다시 시작하자

누구나 크든 작든 욕망에 시달리며 살아간다. 그러다 성공하기도 하고 실패도 하며, 희망을 갖기도 하고 좌절하기도 한다.

김성곤 안드레아는 여러 사업을 시작하고 실패하면서 가족에게는 외면당한 중년 남성이다. 힘겨운 생을 마감하려 자살을 시도해보지만 그에게는 죽는 데도 운이 따르지 않는다.

어느 젊은이가 사랑 때문에 삶을 끝내버리고, 부모의 가슴에 대못을 박아놓은 가벼운 삶을 가까이에서 목도하여, 자살에 대한 아픔이 큰데, 죽음에 이르지 못한 그의 사연에 안도하게 된다.

그의 자살소동은 오래전의 지인을 소환한다. 큰 사업실패 후 생을 마감하기 위해 소주병을 사들고 아파트 옥상에 올랐으나, 죽을 용기이면 어떠한 일인 들 못하겠느냐는 생각으로 사업을 재기한 사연도 오버랩 된다.

사람들은 성공하여 인생의 전환점을 이루기 위해 큰 변화를 기대한다. 김성곤 안드레아는 '생각만 바꿔선 안 돼. 아빠. 행동까지 바꿔야지'라고 얘기한 딸 아영이를 떠올리며, 혼자 정해서 스스로 이뤄낼 수 있는 것부터 다시 시작한다. '도착해야 할 미래의 이정표를 너무 먼 곳에다 세워 놓으니까, 현재가 전부 미래를 위한 재료가 되더라'면서 작은 목표로 자세를 고치는 시도를 하고 지푸라기 프로젝트로 발전시킨다.

그는 '지푸라기 프로젝트'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어떤 인생이든 그 안엔 절망과 희망이 함께 깃들어 있고 작든 크든 지금의 상황을 벗어나게 도와줄 지푸라기를 잡고 싶어 하는 건 모두가 똑같아요. 하지만 어떤 지푸라기를 쥘 건지는 스스로 정해야 하죠. 누군가가 대신 만들어 내미는 지푸라기는 잡아봤자 금세 가라앉을 테니까요. 이 프로젝트는 여러분이 스스로 만든 지푸라기에 바람을 넣어줄 겁니다. 지푸라기가 엄청나게 커다란 튜브가 될 때까지, 그래서 여러분이 당당하게 수면 위로 떠오를 때까지 말입니다'라며, 실패한 사람이 스스로의 힘으로 다시 떠오르도록 도와주는 일을 한다.

김성곤 안드레아의 삶은, 그가 존경하며 멘토처럼 생각하는, 인생의 산전수전 다 겪고 평화를 얻는 데 성공한, 어린이 차량 운전기사 박실영이 당신은 잘 살아왔어요 계속 삶에 대해 알아내려고 애쓰는 건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니까 잘했어요."라고 하는 말 처럼 잘 살았다고 할 수 있다.

책을 덮고 나니 지나온 나의 삶이 파노라마처럼 스쳐간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지나온 세월 중에서 내 인생의 방향을 바꿔버린 일들이 있다. 직장 내에서의 부당함에 맞서 사직서를 내고 잠적하였지만 결국은 그 일을 이루지 못하고 상당기간 더 근무하게 되었고, 사업초기에 직원을 채용하면서 사업을 그만 둘 때까지 함께 하자는 말을 하여, 그 직원으로 인해 사업에 손실이 가해져도 해고하지 못하고, 사업을 그만 둘 때까지 계속 근무하도록 한 일 등은 소통의 미숙함과 인간관계의 변화에 대처하지 못한 커다란 후회로 남는다.

튜브를 읽은 모든 이가 삶을 적으로 만들지도, 삶에 굴종하지도 않고, 인생이라는 파도에 맞서야 할 땐 맞서고, 그러지 않을 때는 아이의 눈으로 삶의 아름다움을 관찰하는 삶을 살아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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