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봉주 영광군가족센터장·영광신문 편집위원

고봉주 영광군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영광신문 편집위원
고봉주 영광군가족센터장·영광신문 편집위원

2023년은 참으로 지난(至難)한 한 해였다.

어느 해라고 다사다난하지 않은 해가 있었을까만 계묘년 한 해는 특히 정치적으로 국민을 실망시키는 일이 많았던 해였던 것 같다.

극단의 진영정치

여야 정치권은 지난 한 해, 민생보다는 정치적 이해득실만을 염두에 둔 이념 투쟁에 매몰되어 사사건건 극한 대치를 이어갔다.

특히 2024년 총선을 앞두고는 여야를 막론하고 강성 지지층만 바라보는 진영정치가 심화하면서 정치는 실종되고 제1야당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을 비롯하여 국무총리 해임건의안 가결, 현직 검사 탄핵소추안 가결 등 사상 초유의 상황이 잇따랐다.

전세 사기범 처벌 강화법 등 민생이 걸린 입법은 상임위 단계에서 표류하고 법정시한을 넘긴 2024년도 예산안은 야당에 발목이 잡혀 뒤죽박죽 처리되고 말았다.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정부의 주요 정책에 매번 딴지를 걸어 협상 여건이 어려워진 측면이 있으나 국정을 책임진 여당도 '여소야대''전 정권' 탓을 하며 국정을 방기한 데 대한 비판을 피해 갈 수는 없을 것이다.

연말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정당이 없다는 무당층 비율이 30% 안팎을 기록하고 있을 만큼 양당의 극한 대치정국은 국민들에게 실망과 정치무관심만을 안겨주었던 것이다.

무너진 교권

지난해 7, 서울 서초구 한 초등학교의 신규 교사가 학교 안에서 극단적 선택을 해 숨진 채 발견되는 충격적인 사건이 있었다.

1학년 담임을 맡고 있던 교사가 학부모 민원에 지속적으로 시달렸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교직 사회의 분노가 폭발했다.

교사 커뮤니티에서는 그동안 학교 현장에서 악성 학부모 민원에 시달렸던 사례를 고발하는 글들이 잇따랐으며 수 십만 명의 교사들은 서울 광화문, 국회 앞에서 토요 집회를 열고, 교권 회복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정부와 국회에 촉구했다.

교사의 정당한 생활 지도에 아동학대 면책권을 부여하는 내용 등을 담은 '교권 보호 4'9월 국회를 통과했지만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고 배웠던 꼰대(?)세대의 생각은 씁쓸하기만 하다

한일관계 개선과 남북대치 심화

2018, 일본의 강제징용 배상책임을 인정한 한국 대법원판결로 냉각됐던 한일관계가 현 정부 들어 급속도로 개선됐다.

정부는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일본 피고 기업을 대신해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은 피해자들에게 판결금을 지급한다는 '3자 변제' 방식을 발표하면서 이를 기점으로 한일관계는 빠르게 정상을 되찾아 갔다.

그러나 남북 관계는 북한의 전술 핵탄두 개발과 핵무력의 헌법 명기에 이어 군사 정찰위성 발사 등 핵·미사일 '폭주'에 더해 남북연락 채널의 일방적 차단까지 단절과 대치 양상이 더욱 심화된 것은 우리 민족의 장래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두려운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다.

잼버리 파행과 누리호 성공

우리나라가 독자 개발한 한국형 우주 발사체 누리호가 온 극민들의 염원 속에 5253차 발사에 성공했다.

하지만 한여름 전북 부안에서 열린 세계적인 청소년들의 잔치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부실한 폭염 대책, 열악한 위생 등으로 파행을 겪으면서 중앙부처와 지자체 사이 책임 공방이 뜨거웠으며 식료품 물가가 고공행진을 해 서민들의 한숨이 깊어지면서 우리를 우울하게 했던 한해였다.

갑진년 청룡의 해

2024년은 육십갑자 중 용이 주인이라는 갑진년 청룡의 해이며 4년마다 돌아오는 윤년에 해당되어 2월에 하루가 더 있는 366일이 된다

청룡은 매우 활동적이며 자신에 대한 신념이 강하고 재치와 유머가 넘쳐나며 도전정신이 뛰어나서 새로운 일에 적극적이라고 한다.

또한 올해는 나라의 운명을 가를 총선이 있는 중요한 해이다.

청룡의 기운을 타고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젊고 패기있는 정치인들이 대거 국회에 입성을 하여 극한대치로 얼룩진 구태정치를 일소하는 개혁의 기수가 되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 군민과 영광신문 구독자의 가정에 건강과 평안을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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