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걸
前 연합뉴스 기자
前 연합뉴스 연합인포맥스 증권부장
저서 천년고찰이야기
간다라에서 법성포까지 불상의 기원을 찾아서

오는 410일은 제22대 대한민국 국회를 이끌어갈 국회의원 뽑는 날이다. 국회의 의원정수 300명 중 서울부터 제주지역까지 지역구 국회의원 253명과 정당 득표수에 따라 배분되는 비례 대표 국회의원 47명이다. 4년마다 치러지는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휴대전화엔 때아닌 낯선 번호로 여론조사나 지지를 호소하는 전화와 문자가 쇄도한다. 평소 안부나 문안이라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그럴 여유가 없는 나에게 한 표를 주라는 호소이다. 지난 17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지난 21대 국회의원의 자질을 검증해온 결과, 22대 국회의원으로 자질이 없으니 그런 사람들은 공천을 배제할 필요가 있다고 공개했다. 8가지 배제 이유로 법안 대표 발의 건수, 본회의·상임위 결석률, 사회적 물의, 의정활동 기간 부동산 과다 매입, 불성실한 의정활동이 의심되는 상장주식 과다 보유, 과거 전과 경력, 반개혁 입법 등을 제시했다. 우리나라 시민단체 중 중립적 입장에서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경실련의 지적에 공감이 간다.

이를 기준으로 내 지역구 국회의원의 자질을 살펴보면 어떨까 한다. 내 지역구에 관련된 법안 대표 발의 건수, 내 지역구 주요 현안 참석률 등을 추가해서 말이다. 국회의원은 지역을 대변해서 내 지역에 필요하다고 하는 법안을 마련하고 이를 법제화하는 가장 근본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내 지역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을 어떻게 고르고 내 지역에 부끄럽지 않도록 의정활동을 하게 해야 하나를 선거 때부터 인식하도록 해야 한다.

흔히들 우리가 선택한 군수, 국회의원, 대통령을 군주민수(君舟民水)라고 예를 든다. 우리가 뽑았지만, 우리가 다음엔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는 말이다. 군이 배라면 민은 물과 같아서 배를 띄울 수도 있지만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우리가 일찍이 경험했던 보궐선거나 대통령 탄핵이 그렇다. 그런 인물을 예방하고 선거 이후에도 끊임없이 지도 편달해야 4년 또는 5년의 임기 동안 정치란 무엇인가를 공감할 수 있다. 정치는 우리가 뽑고 선택한 이처럼 하는 행위라는 점에서 그렇다.

22대 국회의원도 여지없이 253개 지역구에서 뽑는다. 지역은 서울과 지방이 따로가 아닌 그 지역이다. 이 때문에 지역 언론도 국민과 함께 지역구 국회의원을 철저하게 검증하는 거름망 역할에 나서야 한다. 특히 특정 지역의 정치적 색채가 짙은 호남, 경남북, 충청도는 검증의 사각지대나 다름없다. 후보를 고르는 여러 가지 장치들이 있지만 지역보다 중앙당 대표의 눈심을 얻기 위해 사활을 걸기 때문이다. 자기가 지역을 위해 어떻게 하겠다는 것보다 당 대표와 친밀도를 내세우는데 급급하다. 지역구 현안에 소홀할 수 밖에 없는 이유이다. 고질적인 한국 정치의 한계가 아닌가 싶다. 이를 바로잡는데 그간 지역신문도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아니 무시당할 때도 있었다. 국회의원들은 국회를 중심으로 한 중앙무대와 자기 지역구를 챙겨야 하는 지역 무대를 그때그때 챙겨야 하는 과정에서 균형을 잃는 사례들이 많다. 경실련도 그런 점을 지적해서 각 당에 공천배제를 요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지역 언론이자 지역신문인 영광신문이 오는 23일 창간 27년을 맞이한다고 한다. 한국 남자 성인으로 치면 태어나 대학과 군대를 마치고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초년생이라 할 수 있다.

 

난 아무 일도 안 했다. 난 가만히 있었다” “바로 그것이 죄다돼새겨야

이제 사회와 국가를 위해 현장에 뛰어든 셈이다. 지난 시절은 이를 위한 배움이 시기였다면 이제는 모든 책임을 스스로 지고 나가야 할 사회 초년생이다. 본인 혼자만의 삶이 아닌 사회와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길을 가야 한다. 영광신문은 이제는 지역에서만 목소리를 내는 신문이 아니다. 지역을 넘어서고 있다. 정보통신 발달이 우리의 상상을 넘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영광신문은 종이신문에서 모바일 신문으로 진화하면서 세계 어디서든 볼 수 있다. 지역 국가를 넘나들고 있다. 지역뉴스가 중앙지역 뉴스에 영향을 주는 예도 많다. 지난해인가 지역신문이 지역 MBC와 공동제작 한 다큐멘터리 <어른 김장하>는 우리 사회에서 잊혀 가는 어른의 역할이 어떤 것이어야 하나를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 김장하 선생이 살아오면서 베풀었던 삶을 소개했지만, 고령화 시대 어른의 삶을 재조명한 다큐멘터리였다. 지역을 넘어 전국에 전파를 타고 우리 사회 어른의 모습이 어떤 것이어야 하나라는 큰 질문을 던졌다. 우리 영화 노래 음식 등 소위 한류가 세계인들에게 다가가는 현상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시대와 국경을 초월하는 시대가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이다. 그런 의미에서 영광신문이 지역의 빛과 소금 역할에서 소홀히 할 없다는 소명 의식이 있어야 한다. 우리가 뽑아야 할 국회의원의 어두운 부분을 밝히는 빛이 돼야 하고 소금기가 부족해 탈수 현상이 날 수 있는 상황을 미리 방지하는 정론의 역할을 해야 한다.

영광신문을 포함한 지역 언론은 그 지역의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중앙 언론과는 대비된다. 지역 언론만큼은 그 지역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말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지역만의 정보를 알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지역 언론의 중요성은 중앙 언론에 못지않다. 지역 공동체를 대변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역구 국회의원들의 선거 전후 독보적인 파수꾼이다. 어쩌면 국회의원보다 지역에서 느끼는 책임감이 더 무거울지도 모른다. 우리가 선택한 국회의원이라도 선거 전후가 다르다. 잘못된 선택일 땐 그 후유증은 4년 내내 겪는다. 때에 따라서는 더 길어진다. 지역 정치색에 매몰될 경우이다. 지역 언론만이 매몰된 정치를 바르게 되돌릴 수 있다. 끊임없이 지역민의 의견을 묻고 국회의원에게 답을 요구해야 한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이 프랑스를 짓밟을 때 나치에게 부역했던 프랑스 언론인들이 난 아무 일도 안 했다. 난 가만히 있었다.”라고 변명했지만, 전쟁이 끝난 후 샤를 드골 대통령은 은 바로 그것이 죄다.”라고 물어 처형했다. 나치 독일이 프랑스 침략에 대해 부당함을 물어야 할 때 나치 편에 섰거나 아무 말도 안 한 이유였다. 입을 막고 글을 쓰지 못하게 하는 일은 그때나 지금이나 차이만 있지 여전하다. 또 그 유혹을 끊임없이 받고 있다. 우리가 뽑아 놓고 잘하라고 하는데 입을 막고 글을 쓰지 못하게 하는 건 정치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그 유혹을 영광신문이 벗어나려고 버티는 동안 벌써 27년이 흘렀다. 그 저력과 내공으로 이제 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나를 고민할 때이다.

 

지역 언론 국회의원 선거 어떻게 거름망 역할 해야 하나

폐쇄적인 지역 사회일수록 지역 언론의 그 함정도 클 수도 있다. 지역 이슈를 잘 못 전하면 지역민에게 잘못된 선택을 하게 할 수 있다. 따라서 지역신문은 지역 여론의 다양성을 여과 없이 담아내야 한다. 시대에 따라 지역민이 요구하는 답은 다르다. 이점을 끝까지 대변해서 지역민의 선택에 해답을 제시해야 한다. 그래야 국회의원 후보들도 그나마 귀를 기울인다. 또 이를 법안에 반영한다. 지역민에게 정보도 전달하면서도 그 정보를 통해 지역민의 의식과 생각을 지역 전체 발전의 원동력으로 제시해야 한다. 지역 언론에서 생산하는 뉴스가 지역민을 현재와 미래 법안에 반영될 때까지 파고들 때 지역구 국회의원 돌도 정신을 놓지 않을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신문을 만드는 편집위원들의 역할이 무엇보다도 크다. 지역의 다양한 분들이 참여해서 지역민의 바람을 담아내야 한다. 그래야 건강한 지역 언론 역할을 다할 수 있다. 영광신문도 그래야 한다.

 

창간 27년 영광신문 지역발전의 중심축 역할을 해주시라

영광신문이 27년째를 맞이하는 동안 영광에 거주하는 지역민과 출향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담아내고 이를 알리는데 온 힘을 기울여왔다. 그러니 생존하고 있다고 본다. 역대 국회의원들이 놓치고 있는 분야를 영광신문 등 지역 언론들이 꼼꼼히 챙기고 있다.

시대가 바뀌면 논점의 변화까지 몰고 올 수 있지만 고향 지역은 영원히 그리운 상징이다. 지역 언론이 이 변화하는 논점을 여과 없이 담아내 의정에 반영해야 개혁 입법이 가능하다. 또 가능하도록 지역구 국회의원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다. 영광에도 다양한 매체가 공존하고 있지만 영광신문이 맏형 역할을 하는 만큼 그 무거운 책임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역사와 전통을 지키고 이를 더욱 발전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지역 고향 소식을 더 많이 알리면서도 차별 없이 소개하는 중립적 역할이다. 그 점이 여론 공론화의 기본이기도 하다. 여론 공론화는 영광 군민과 지역 국회의원 간 격차를 해소하고 더욱더 단단하게 징검다리 역할을 하게 한다.

 

국회의원 후보들은 지역 언론 활성화에 어떻게 나설 것인지 밝혀야

지역신문은 국회의원에게 든든한 우군이라는 기조로 의정활동에 임해야 한다. 쓴소리 꿀 소리 모두를 법안에 반영시키도록 살펴야 한다. 지역신문에서 제시하는 다양한 의견을 공유하는 파트너로 삼아야 한다. 특정 문제 공론화의 공유자 역할이다. 이 같은 지역신문의 공적 기능을 최소한 유지할 수 있는 지원책을 어떻게 하면 좋은지 공약으로 약속해야 한다. 최소한의 매체 유지에 필요한 지원책을 통해 지역 언론이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역 언론과 지역구 국회의원은 새의 양 날개와 같다. 그래야 날 수 있고 멀리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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