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代 7명 등 ‘대가족’ 찾아오며 10명이 30명으로
‘안터돌봄’ 안터이주가족과 이웃주민 소통 창구도
영광 군서면 안터마을에 일곱빛깔 청년들이 자리 잡았다. 안터마을은 아름답고 평범한 시골 마을이다. 가지각색의 이유와 저마다의 희망을 찾아 정착한 청년들이 서로 모여 북적북적 무언가를 준비 중이다. 좌충우돌 안터마을 정착기를 살펴본다. <편집자 주>
조용하던 안터마을 오늘도 ‘북적북적’
군서면 안터마을에 최근 4년 사이 벌써 세 가족이나 귀농귀촌했다. 그 수가 무려 15명이 넘는다.
안터마을에 새롭게 이주한 세 가족들은 처음엔 낯선 환경 속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이웃주민들과의 소통도 그중에 하나였다. 하지만 ‘안터돌봄’ 공동체로 활동하며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 서로 돕고 이웃주민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자 이제는 어엿한 마을의 일원이 되었다.
이처럼 도시생활에서 벗어나 자연환경 속에서 여유로운 삶을 누리고자 하는 욕구가 점차 확산되며 귀농귀촌을 시도하는 젊은층이 증가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귀농귀촌을 꿈꾸며 실행에 옮기지만, 농촌생활·문화에 부적응, 지역주민들과의 관계 어려움, 정서적 고립, 주거문제 등 철저한 준비 없이 뛰어들면 낭패를 볼 수 밖에 없다. 오히려 귀농귀촌에 실패하여 다시 역 귀농하는 경우도 흔히 볼 수 있다.
귀농귀촌에 대해 철저한 사전 준비 없이 뛰어들면 지역 속에 뿌리내리기가 힘들다. 새로운 지역사회 속에 스며들어 현지 주민들과 관계를 맺는 것이 중요하지만, 마을주민과 화합하지 못하고 스스로 고립된 상황을 만들면 농촌에 적응하기 어렵다. 마을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하고 지역민과 갈등을 빚어 고립된다면 외로움에 직면하게 된다.
귀농귀촌인들에게는 이웃과 잘 어울리고 마을 공동체 속에 파고드는 노력이 필요하다. 마을행사나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멘토링 등에 참여하면 이웃주민과 자연스레 소통할 수 있다. 친해진 이웃주민은 농사일이나 농촌생활에서 어려움을 겪을 때 도움을 주는 인생선배가 된다.
선행공동체일곱빛깔은 귀농귀촌인들의 정서적 고립과 주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별난안터마을에 농촌복합 문화공간을 조성하여 ‘안터돌봄’ 공동체를 시작했다.
귀농귀촌을 결심하고 유별난안터마을에 새롭게 자리 잡은 ‘안터이주가족’에게는 이웃주민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가장 필요하다. ‘안터돌봄’ 공동체는 지역 안에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공간을 만들어 제공하고 있다. 안터이주가족들이 안터마을에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옆에서 돕고 서로 위로해주며 행복한 안터 생활을 위해 함께 걸어가고 있다.
안터마을에 이주한 안터이주가족 중 한 가족을 소개한다. 경기도 안산에서 온 조귀현 청년의 가족이다. 조귀현 씨는 그의 부모(50대), 조 씨의 형제부부(30대)와 그의 자녀인 조카 2명까지, 무려 3代 대가족 7명이 함께 안산에서 영광 군서면 안터마을로 보금자리를 옮겼다. 조귀현 씨의 가족이 이사 오면서 주민이 10여명에 불과한 안터마을에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조 씨를 포함한 7명의 대가족이 새로운 주민이 됐기 때문이다. 특히 조귀현 씨의 11살, 2살 조카들은 이 마을의 ‘유일한’ 초등학생과 ‘최연소’ 주민이다. 조귀현 씨의 가족이 안터마을로 정착하게 된 계기는 부모님의 노후를 공기 좋고 평온한 시골 마을에서 보내고 친척 형과 함께 창업을 하기 위해서다. 조 씨는 고등학교 졸업 후, 경기도 안산에서 치킨집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친척 형의 추천으로 2022전남형청년마을‘영광유별난안터마을’ 안터지기 프로그램에 함께 참여하게 됐다. 이 경험을 계기로 안터마을과 인연을 맺은 조 씨는 광고사에서 직장생활을 하며 고생하시던 부모님과 도시보다는 농촌에서 행복을 찾아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조귀현 씨는 그의 부모님과 함께 안터마을에 자리 잡았다.
또한, 인천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다가 코로나로 인해 폐업하게 된 조 씨의 형제 부부와 조카들도 얼마 전 안터마을로 귀촌을 결정했다. 먼저 안터마을에 자리 잡은 부모님의 적극 추천이 있었다. 조 씨의 부모님은 과거 직장 경험을 살려 안터마을 청년들과 함께 ‘안터와락 협동조합’을 창업했다. 안터와락 협동조합은 마을 내 공유공간을 활용하여 디지털 일자리를 창출하고 소득 창출을 이뤄내 안터마을에 안정적으로 정착했다. 올해 매출 목표는 1억이다.
전교생이 33명인 군서초등학교 4학년에 입학 중인 조 씨의 조카 김 모 군은 안터마을 생활에 누구보다 만족해하고 있다. 반 친구들은 3명 밖에 없지만, 자기를 좋아해 주니 학교생활이 즐겁다고 말한다.
안터마을에는 안터상회를 방문하는 안터·남동마을 주민들에게 차·주스·빵을 무료로 제공하는 특별 서비스가 있다. 조씨의 조카 김 모 군은 주말에 친구들을 안터마을로 초대해 안터상회에서 주민들에게만 제공하는 이 혜택을 제대로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안터마을에서 친구들과 함께 취미생활인 축구·배드민턴·게임을 즐기기도 하고, 맛있는 간식도 함께 나눠 먹으며, 그 누구보다 귀농귀촌 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다.
조 씨 가족은 안터마을에 자리 잡은 또 다른 두 가족과 함께 안터농장에서 고추, 비트, 깨, 상추, 당근 등을 직접 재배하여 마을 어르신들과 나누기도 하고, 안터마을 경로당에서 함께 요리해 먹으며 소통하고 있다. 특히, 조 씨의 부모님은 주민 투표로 안터반장이 되었다. 마을 어르신 댁에 방문하여 고장난 티비와 보일러를 고쳐드리고, 스마트폰 디지털 기기 활용법을 수시로 알려주는 등 마을 어르신들의 불편 사항을 해결하는 민원해결사로 활약하고 있다.
우리는 ‘안터돌봄’ 공동체 안에서 무엇을 공유하고 싶은가?
안터돌봄, 일곱빛깔바람개비 공유플랫폼
<물건, 시간, 재능, 텃밭, 주택, 경험, 정보>
1. 자연휴식형 자연과 함께 휴식하는 경우
2. 재능공유형 각자의 재능을 공유하는 경우
3. 로컬소비형 청년 로컬푸드 제품 구입하는 경우
4. 참여교류형 소통과 나눔으로 세대 간 통합하는 경우
5. 작물재배형 작물을 공동으로 재배하는 경우
6. 복수거점생활형 작은 생활 거점 만드는 경우
7. 정보공유형 서로의 인생 경험과 지혜를 공유하는 경우
공동체는 각기 다른 타인이 모여 하나를 이루게 된다. 서로 다를 수 밖에 없고, 서로 잘하는 것, 좋아하는 것이 다르다. 나와 상대의 강점과 약점을 인정하고 서로가 빛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내가 가장 행복해 질 수 있는 진짜 행복을 찾는 여행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마을로 스며든 변화의 꽃바람,
일곱빛깔바람개비 노래 제작하여 배포
혼자는 너무나도 외로워서 이렇게 마을로 난 들어왔어
돌아라 일곱빛깔 바람개비 불어라 변화의 꽃바람아
오 나 이대로 괜찮을까 좀 더 힘이 되고 싶은데
오 나의 따뜻한 꽃바람이 이 마을에 힘이 되줄까
마을로 스며든 우리는 사랑 행복을 채울거야
따뜻하고 활력있는 마을 만들거야
우리들은 일곱빛깔이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