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봉주 영광군가족센터장·영광신문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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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부자 록펠러

1839, 미국 뉴욕시에서 출생한 록펠러는 석유재벌로 30대에 당시 100만불이라는 거액의 순이익을 내는 큰 부자가 되어 있었다.

미국에서 가장 큰 석유회사인 스탠더드 오일(엑슨모빌의 전신)을 설립한 이후 경쟁회사의 무자비한 흡수합병이나 비도덕적 독과점계약 등을 통해 미국 석유시장의 95%를 잠식하며 50대에는 세계 최고의 갑부가 되었다.

그러나 큰 부자로 살면서 이루지 못할 것이 없을 것 같았던 그도 죽음이라는 운명 앞에서는 어찌할 수 없는 연약한 인간일 수밖에 없었다.

그는 알로 피셔라는 병을 앓고 있었는데 당시에는 아무리 큰 돈이 있어도 고칠 수가 없는 희귀병이었다.

무자비한 인수합병을 통해 멀쩡한 기업을 파산하게 하는 등 잔혹한 사업가라는 악평을 받고 있었던 록펠러였기에 그의 희귀병 소식에도 사람들의 시선은 싸늘하였다.

더군다나 병원에 입원해 있던 록펠러에게 의사가 찾아와 현재 상태로는 1년밖에 살 수가 없습니다.”라며 절망적인 진단을 내렸다.

그 많은 부를 놓아두고 죽을 수밖에 없다는 말에 너무나 괴로워 잠을 이루지 못했던 록펠러는 그날 밤 하느님께 간절히 기도를 했다.

제발 목숨만 살려주십시오. 그러면 하느님을 믿으며 하느님이 살라는 데로 살겠습니다.”

그때 록펠러는 너의 모든 것을 다 바쳐 남을 위해 일해라.”라는 하느님의 목소리를 들었다고 했다.

하루는 병원 로비를 지나는데 입원비가 없어 죽어가는 딸아이를 부둥켜안고 오가는 사람들에게 살려달라며 애원을 하는 한 여인을 발견했다.

이 모습을 유심히 바라보던 록펠러는 간밤에 목숨을 살려달라며 하느님께 간절히 기도했던 일이 떠올라 비서를 시켜 병원비를 대신 내주도록 했는데 그 어린 소녀의 병이 기적같이 낳았다.

록펠러는 고맙다며 연신 머리를 조아리는 모녀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지금까지 먾은 돈을 벌어보았지만 단 한 번도 맛보지 못한 묘한 행복감을 느꼈다.

그날 이후 그는 자신이 살 수 있다는 1년 동안만이라도 그동안 모은 재산을 나눠야 되겠다고 굳게 다짐을 했다.

록펠러재단을 설립하여 대학을 세웠으며 도서관을 짓고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의료사업을 위해 자기의 전 재산을 쏟아부었다.

그는 욕심이 없어지고 부자에 대한 욕망도 내려놓았으며 오직 봉사하며 사는 것이 인생의 낙이 되었다.

그러자 록펠러에게 기적같은 일이 일어났다.

55세를 넘기기가 어렵다는 의사의 진단이 무색하게도 장장 98세까지 장수하며 행복하게 살았던 것이다.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의 돈을 받아서 선한 일에 쓸 수 없다며 그의 기부금을 거부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으나 후세사람들이 그를 진정한 세계의 갑부로 인정하고 있는 것은 그가 죽음 앞에서 보인 참회와 진정한 나눔때문이 아니었을까.

내가 쥘려고 했던 55년은 늘 쫓기는 삶을 살았으나 내가 나누기 시작하면서부터 내 인생은 기쁨으로 가득찼다.”

록펠러가 자신의 삶을 회고하며 했던 어록이다.

2천원의 행복

우리 말에 개처럼 벌어서 정승처럼 쓴다.”는 속담이 있다.

우리 사회가 큰 돈을 벌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남의 희생을 바탕으로 하지 않을 수 없는 구조라지만 돈을 벌어들인 후에는 멋지고 가치있게 써야 한다는 뜻이리라.

오래전,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의 사연을 소개하고 전화 한 통을 하면 2000원씩 자동으로 기부가 되는 라디오 프로가 있었다.

지금은 성인이 된 유치원생 막내딸이 전화 한 통을 하고 나서 이제 자기도 남을 도왔으니까 천국에 갈 수 있다며 행복해하던 모습이 선연하다.

몇조원씩을 기부했던 록펠러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단돈 2000원짜리 전화 한 통으로도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남을 위해 하는 일은 액수에 상관없이 모두 아름다운 것이라는 반증일 것이다.

록펠러가 천국에 들어갔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그의 선행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새 생명을 얻고 배움의 길을 갔으며 세상이 더욱더 발전할 수 있었기에 세계 최고의 부자였던 그의 영혼은 천국에 있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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