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일순 수필가·사진가
최근 남북 관계가 심상치 않다. 경제의 위험을 예고하는 많은 경제 전문가의 조언이 그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젠 남북 관계까지 극한 대치점을 향해 치킨 게임을 하는 양상이다. 중간에서 국민만 조바심에 떨고 있다. 여기서 상식적인 불만이 터져 나온다. 원인을 찾아보자는 것이다. 대부분 탈북 인사로 이루어진 단체에서 전단지를 북에 날려 보내면서 시작된 위험한 게임이기에 일반 국민은 이해가 힘들다. 국가를 위험에 빠뜨리는 이러한 행위를 왜 정부에서 강하게 막지 못하느냐는 의문을 제기하는 게 나만은 아니다. 이 행위는 최종적으로 헌법재판소까지 올라갔지만, 헌재는 ‘표현의 자유’를 내세우며 사실상 인정을 하고 말았다. 잘못하면 국지전까지 끌고 갈 수도 있는 원인 제공 행위를 표현의 자유로 허락한다면 국민이 누려야 할 나머지 많은 자유권과 권리는 표현의 자유 하나로 모두 무너지고 만다. 전단지의 보복으로 오물을 날려 보내고 우리는 다시 이에 대한 보복으로 대북 확성기를 가동하기에 이르렀다. 결국, 연평도 사건과 같은 국지전으로 치달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게 되었다는 말이다. 여기에 국가의 평화를 최우선으로 내세워야 할 대통령은 “평화는 힘으로 얻어지는 것”이라는 중국 전국시대에서나 통할 발언을 공식적으로 날리고 있으니 과연 평화의 의미를 알고는 있는 것인지 이 또한 궁금하다. SNS를 떠도는 소위 음모론은 바닥까지 내려간 지지를 올리기 위한 마지막 수단으로 북의 도발을 노리고 있지 않으냐는 설까지 나오고 있는 형편이다. 음모론에 불과하지만 국민은 불안하고 무섭다. 경제 학자들이 현재 강하게 어필하고 있는 경제 위기론보다 더 무서운 게 바로 북의 도발 음모론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통령 부부는 여유롭게 지난 월요일 해외 순방길에 올랐다. 10일부터 15일까지 투르크메니스탄과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을 국빈 방문한다고 한다. 정부는 이번 순방이 윤 정권의 3번째 지역특화 전략이자 우리의 첫 번째 중앙아시아 외교전략인 ‘K-실크로드 협력 구상’을 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발표했다. 국내가 역사 이래로 어수선한데 버려두고 외치를 하러 나선 것이다. 독일과 덴마크 순방을 갑자기 취소하며 물의를 일으켰던 몇 개월 전의 원인을 정부는 북한 문제와 의사협회 문제였다고 독일 언론을 통해 밝힌 바 있다. 알다시피 현재는 그 당시보다 두 문제가 훨씬 심각하게 꼬여 있다. 그런데 김건희 여사의 소환 관련 기사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같이 소환 조사를 받아야 할 두 명의 참고인까지 대동하고 순방길을 떠났다. 이유야 어쨌든 그렇게 보인다는 말이다. 힘으로 얻어지는 평화는 존재할 수 없다. 자신이 힘에는 굴복하며 가식적인 평화를 누려왔는지 모르지만, 남북 관계는 힘의 작용은 곧 전쟁을 의미하며, 전쟁은 남북공동 파멸로 갈 수밖에 없다. 한민족이 세계사에서 지워질 수도 있는 참사가 일어난다는 의미이다.
윤 대통령의 순방의 목적인 ‘K-실크로드 협력 구상’ 관련 국내 여론은 성과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는 여론조사도 나왔다. 엠브레인 퍼블릭과 케이스탯리서치, 코리아리서치, 한국리서치가 지난 19일부터 사흘간 성인 천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대통령 해외 순방에 대해 긍정 40%에 비해 성과가 없을 것이라는 부정 응답은 55%에 달했다고 한다. 그만큼 해외 순방에 기대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며칠 후로 다가온 의사협회의 총파업 투표와 북한의 도발, 검찰 난과 배우자를 포함한 각종 특검 사태에 부족해 갑작스러운 석유 가스로 대한민국에 불을 질러 놓고 본인은 유유히 손을 흔들며 국빈이 되기 위해 전용기 트랩을 올랐다. 세금을 내지 않아 상실된 1인 회사 법인에 어떻게 계약 체결이 되었는지 궁금함을 남기고. 참고로 면사무소도 이런 회사와는 계약할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