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을 키워요, 미래를 열어요’
영광학생들의 예능 등용문으로 자리를 잡은 영광예술제가 올해 스물세 번째를 치렀다.
2002년 첫 시작한 영광예술제가 ‘재능을 키워요 미래를 열어요’를 테마로 지난 7일 법성포 숲쟁이꽃동산 일원에서 열렸다.
우리 고장 영광의 예능 인재들의 잠재된 가능성을 발굴하고 창의력과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해 매년 개최하는 영광예술제는 회를 거듭할수록 지역 문화 인재의 등용문으로 자리를 잡았다.
예술제는 해마다 단오제 시기에 맞춰 진행해왔으며, 올해는 국가 공휴일인 6월6일 현충일과 주말 사이에 끼어 있는 7일(금요일)을 일부 학교에서 재량휴업일로 지정되면서 참가 학생수가 적을 것으로 예상했음에도 글짓기(시·수필) 부문과 그리기 부문 등에 관내 20여개 학교에서 330여명의 학생들과 150여명의 학부모 및 보호자들이 참가했다.
법성포 숲쟁이꽃동산 일원에서 오전 9시부터 시작된 글짓기는 초등부 ‘사진’, 중·고등부 ‘공감’을 글감으로, 그리기 부문은 ‘자유화’로 ‘2024 영광법성포단오제’와 함께 열렸다.
영광신문은 이번 호(1372호)에 입상자를 발표하고 시상식은 각 학교별로 실시하며 입상자들에게는 상장을 전달한다. 장원과 대상 및 각 부문별 수상 학생에게는 부상으로 상품권을 수여한다.
이번 예술제는 사)법성포단오제보존회와 영광신문이 주최했으며, 한빛원자력본부의 후원과 영광군청 종합민원실의 지원으로 진행됐다. 심사는 전남권역의 각 부문 전문가들이 맡았다.
심사위원들은 “예년에 비해 참가자가 다소 줄어 아쉬움이 남지만, 청소년들의 자유로운 상상력이 발휘된 독창적인 작품들이 많았다”며 “더운 날씨에도 예술제에 참가해준 학생들의 노고에 아낌없는 응원과 감사의 박수를 보낸다”고 전했다.
이날 대회결과 미술부문 전체대상의 영광은 심재환(영광고2) 학생이 차지했으며, 금상은 초등저 서지수(영광초2), 초등고 정윤아(영광중앙초6), 중등부 안솔미(영선중1), 고등부 송은비(고창북고1) 학생이 각각 차지했다.
글짓기부문 전체 장원은 조민서(홍농초6) 학생이 차지한 가운데 수필은 유수혁(홍농초4), 시는 박지우(영광초3) 학생이 각각 금상을 수상했다.
글짓기 심사평
AI 시대, 인간과 AI와의 창의력 대결의 결과는?
AI시대가 본격화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생성형 인공지능(AI)’의 열풍을 이끈 오픈AI의 대화형 챗봇 ‘챗GPT’ 이용자가 한국에서도 가파르게 증가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월간 챗GPT 앱 이용자가 100만명을 넘은 것은 처음이라는 언론보도도 있었다.
이런 가운에 심사위원들은 심사에 앞서 챗GPT를 활용한 작품이 제출됐을 경우에 대비해 심사를 어떻게 할 것인가를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기존의 영광청소년예술제와는 확연하게 달라진 고민거리다.
심사를 마치고 “‘사진’ 이라는 시어를 활용해 초등학교 6학년 수준의 언어와 생각을 반영한 시 한 편 써 줘” 라는 주문을 넣어 챗GPT를 실행해 보았다. “사진 한 장을 보니 마음이 따뜻해져/ 그 안에는 우리의 이야기가 담겨있네/ 밝은 햇살 아래 우리 모두 함께/ 행복한 미소 지어가며(중간 생략) 이 사진을 보면 행복한 추억이/ 다시 떠오르는 것 같아/ 우리 함께한 그 모든 순간이/ 소중하고 특별하다는 걸 알아”라고 순식간에 시 한 편을 써냈다. 채 일분도 걸리지 않았다. 나름대로 꽤나 준수한 작품이 순식간에 잉태되었다. 이번 백일장 대상에 선정된 조민서(홍농초교 6학년)의 ‘사진 속 내 얼굴’과 작품성 측면에서 정면 대결(?) 해보고 싶어서다.
“엎치락뒤치락 친구와 싸운 날, 주륵주륵 비 와서 소풍 못 간 날, 후드득 비 내린 시험지 받은 날, 열이 펄펄 동생이 아픈 날, 엄마가 숙제를 많이 내준 날, 우리 가족 신나게 여행간 날” 찍은 사진 속 내 얼굴의 변화를 ‘이글이글’, ‘그렁그렁’, ‘너덜너덜’, ‘토닥토닥’, ‘아득바득’, ‘반짝반짝’으로 대비시키는 능수능란한 시어 구사 능력이 백미다. 시의 마지막 연에서 표현한 “알쏭달쏭 내 마음을 보여주는/ 내 마음의 거울”인 얼굴의 표정을 읽는 눈도 탁월하다. 평소에 자주 사용하지 않을 법한 사람이나 사물의 모양이나 움직임을 흉내내는 말(의태어)을 맛깔나게 다루는 솜씨까지도 일품이다. 조민서의 ‘사진 속 내 얼굴’을 제대로 감상하기 위한 ‘꿀팀’을 하나 준다면 최대한 천천히 소리 내어 읽어보기를 권한다.
특히, 조민서의 작품이 심사위원의 주목을 받았던 이유 중에 가장 큰 요인은 단순히 시를 음성적으로 읽는 맛을 좌우하는 의태어 정도를 절묘하게 잘 사용했다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시적 주인공을 둘러싼 일상생활 속의 친구, 동생, 엄마, 가족의 삶을 끌어안는 태도가 따뜻하다는 점도 이 시를 뽑는데 주저하지 않게 된 배경이다. 앞서 예시로 든 챗GPT가 쓴 시가 갖지 못한 장점들이 조민서의 시에는 차고 넘친다. 앞으로 창의적이면서도 따뜻한 품성을 지닌 삶을 자신감 있게 펼쳐 가길 응원한다.
챗GPT와 인간의 창의성을 두고 경쟁해야 하는지, 아니면 인간의 창의적 활동영역마저 챗GPT에게 넘길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번 2024년 단오학생예술제에서의 ‘챗GPT’와 조민서 학생과의 작품성 대결은 조민서 학생의 압도적 승리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겠다.
그리기 심사평
색채의 대담함·짜임새 있는 화면구성 돋보여
2024 법성포단오제 학생예술제가 성황리에 마치게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초등부와 중등부, 고등부로 분리되어 진행된 이번 단오학생예술제는 실내를 벗어나 야외에서 현장의 분위기를 느끼며 그 감흥을 체감하면서 각자의 개성을 표출할 수 있었습니다.
초등부의 경우 저학년과 고학년으로 구분하여 진행하였는데 영광의 자연풍경과 단오제의 특성이 드러난 작품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가족, 친구, 단오절과 관련한 주제로 색채의 대담함과 화면구성의 짜임새 있는 작품들이 선정되었습니다.
중등부의 경우 초등부에 비해 인원이 감소하였으나 대상과 주제에 대한 구체적인 표현과 사실적인 표현, 기법의 다양성이 눈에 띄었으며, 영광의 향토성에 부합하는 내용들을 선발하였습니다.
고등부는 확연하게 눈에 띄는 수작들이 많았습니다. 수채화, 일러스트, 디자인적인 요소의 작품들이 개성 있게 표현되었으며 수상작의 경우 우열을 가리기 힘들만큼 빼어난 작품들이 선정되었습니다.
해가 갈수록 작품의 완성도와 수준이 향상되어가고 있는 점은 매우 긍정적으로 보여집니다. 앞으로도 영광법성포단오제의 개최 취지에 맞도록 참여인원 모두에게 축제의 장으로서 기억에 남는 계기로서 더욱 발전하기를 기원합니다.
입상자 명단
장원: 조민서(홍농초6)
<수필>
❚초등부
◆금상: 유수혁(홍농초4)
◆은상: 하지율(영광초6)
◆동상: 장준혁(영광중초5)·이루다(영광초6)
◆입선: 없음
❚중등부
◆금상: 최소민(해룡중1)
◆은상: 없음
◆동상: 없음
◆입선: 없음
❚고등부
◆금상: 없음
◆은상: 정예은(영산성지고1)
◆동상: 박제연(영산성지고1)
◆입선: 없음
<시>
◆금상: 박지우(영광초3)
◆은상: 조수민(홍농초2)
◆동상: 김다영(영광초6)·서윤서(영광중초6)
◆입선: 최찬희(홍농초5)·우지윤(홍농초3)·유예나(영광중초6)
❚중등부
◆금상: 없음
◆은상: 없음
◆동상: 유예린(홍농중1)
◆입선: 권이현(홍농중1)
❚고등부
◆금상: 없음
◆은상: 김하랑(영산성지고3)
◆동상: 없음
◆입선: 없음
<그리기>
대상: 심재환(영광고2)
❚초등저학년부
◆금상: 서지수(영광초2)
◆은상: 박서영(홍농초2)·정하영(홍농초1)
◆동상: 박서연(영광초2)·박지효(영광초3)·황인아(영광초3)
◆입선: 강서현(영광초3)· 강유현(영광초1)· 구혜린(영광중초1)·신주헌(영광중초2)·유서영(영광중초1)·이주형(영광초3)·주아현(영광중초1)·하다율(영광초3)
❚초등고학년부
◆금상: 정윤아(영광중초6)
◆은상: 박수연(홍농초6)·주혜연(영광초6)
◆동상: 박시은(영광중초6)·이기원(영광초6)·최다은(영광중초6)
◆입선: 고태희(홍농초4)·박효주(홍농초4)·이태영(영광중초5)·정원석(영광중초5)
❚중등부
◆금상: 안솔미(영선중1)
◆은상: 강정욱(영광중3)·국은혜(옥당중2)
◆동상: 김근화(옥당중2)·봉하영(홍농중1)·전태훈(영광중3)
◆입선: 박유정(영광중1)·정우연(해룡중1)
❚고등부
◆금상: 송은비(고창북고2)
◆은상: 대현서(영광고2)·심태윤(해룡고2)
◆동상: 김명훈(영광고2)·양아림(영광공고2)·임지아(영광고1)
◆입선: 김하빈(영광고2)·조민서(영광고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