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세일 전 11대 전남도의원

스포츠와 정치는 상관관계가 있을까? 스포츠가 정치 문제에 이용된 사례들은 우리 역사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1988년 서울올림픽은 당시 권력의 형성과 유지를 정당화하기 위해 국민의 관심을 정치 상황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든 스포츠가 이용된 대표적인 예이다.

이후, 우리나라 체육 관련 단체의 수장 자리는 시대별로 당시 정치적인 힘을 가진 사람들의 몫이 되어오면서 이는 정치와 스포츠의 상관관계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다.

우리가 일 년 내내 그토록 열광하는 프로야구 또한, 그 시작의 배경은 지극히 정치적인 것이었다. 이른바, 3S 정책은 당시 정부가 국민의 관심을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 쪽으로 돌려 반정부적인 움직임이나 정치, 사회적인 이슈 제기를 무력화시키는 목적으로 시행한 여러 우민화 정책을 이르는 표현인데, 3S는 스포츠(Sport), 섹스(Sex), 스크린(Screen)의 머리글자를 딴 것이다.

우리 인간은 스포츠를 통해 좀 더 합리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 스포츠에 하나의 철학이 있고 예술이 있고 윤리가 있다. 이것을 우리는 스포츠맨십이라고 한다. 스포츠맨십은 3대 요소로 구성된다.

첫째는 정정당당하게 승부를 가리는 공정의 정신이요. 둘째는 예의에서 시작하여 예의로 끝나는 우애의 정신이요. 셋째는 승리의 영광을 위해 자기의 심혼과 사력을 다하는 감투의 정신이다. 공정과 우애와 감투의 이 세 가지 원리가 스포츠 혼이요, 정신이요, 생명이다.

공정은 첫째의 혼이다. 운동선수는 먼저 페어플레이 정신을 가지고 정정당당하게 싸워야 한다. 부정한 방법으로 이기려는 파워플레이는 운동 정신의 수치요, 타락이요, 위법이요, 반칙이다. 선수도 공정해야 하고 심판도 공정해야 한다. 유도경기를 보라 같은 체급끼리 싸운다. 헤비급과 라이트급이 싸우면 그것은 스포츠가 아니다.

공정한 조건으로 공정하게 승부를 겨룬다. 스포츠에는 억지가 없고 부정이 없고 사감이 없고 또 없어져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스포츠정신을 높이 찬양한다. 우리의 정치와 기업도 마땅히 스포츠 정신으로 해야 한다.

우애는 스포츠 제2의 혼이다. 스포츠는 우정 속의 경쟁이다. 밀림사회에서는 폭력의 투쟁방법이 지배한다. 서로 먹느냐 먹히느냐, 죽느냐 죽이느냐의 잔인한 야수 법칙이 좌우한다.

그것은 생과 사의 피의 대결이다. 살육과 야만의 투쟁의 세계다. 투쟁과 경쟁은 서로 다르다. 스포츠는 상대를 존중하고 서로 규칙을 지키면서 떳떳하게 승부를 가진다. 상대방의 우수한 기량과 실력과 경기에 우리는 진심으로 박수갈채를 보낸다. 이것이 스포츠의 위대한 장점이다.

감투는 스포츠 제도의 혼이다. 스포츠에서 인간의 정신력과 체력은 최고도로 앙양되고 절정에 도달한다.

조국의 명예와 정상의 영광과 기록의 경신을 위하여 전심전력 최후의 순간까지 싸우는 전력투구의 행동에는 인간 최고의 기도가 있고 무한의 감동이 있고 최강의 정열이 있다.

현대를 3S 시대라고 한다. 그 속에 스포츠가 포함되는 것은 우연한 일이 아니다.

스포츠는 대중사회의 총아다.

인간 자기의 기력과 체력을 다해 건곤일척의 정신으로 선전 역투하는 광경처럼 진지하고 엄숙하고 비장한 것이 없다. 스포츠는 인간의 놀라운 발명이다. 스포츠는 인간의 놀라운 미학이다. 스포츠는 인간의 위대한 창조이다. 스포츠는 피와 눈물과 땀으로 만나는 인간의 탁월한 생명 종합예술이다.

우리 인생을 스포츠처럼 살아라.

이처럼 스포츠는 의도적으로든 그렇지 않든 간에 대중의 관심을 정치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역할을 해왔다. 그만큼 현대사회에서의 스포츠의 막강한 영향력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스포츠는 스포츠이고 정치는 어디까지나 정치이다. 우리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국민 혹은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스포츠를 사랑하는 것만큼이나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정치적인 상황들에도 관심의 고삐를 늦춰서는 안 될 것이다. 그것이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을 더 발전시키는 원동력이자 우리 후손들이 살아갈 세상을 온전하게 지켜주는 것으로 생각한다.

또한, 온 국민이 열광하는 스포츠 행사들이 정치, 사회 전반의 이슈들로부터 국민의 관심을 멀어지게 만드는 데 이용되도록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러한 방식으로 국민의 눈과 귀로부터 멀어진 사회적 이슈들은 국민의 마음으로부터도 멀어지게 되고 결국에는 국민의 무관심 속에서 정체성 없는 의제로 전락하게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숭고한 스포츠정신과 액티브한 승부, 그리고 페어플레이의 아름다움을 즐기는 사람들의 관심을 특정 목적에 이용하는 것은 분명히 지양돼야 한다. 진정한 정치인이 되려면 스포츠맨십은 3대 요소를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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