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윤 재경향우
영광군수 후보가 20명이 넘는다는 말이 서울까지 들여온다. 영광군수 재선거를 두고 벌써 설왕설래가 오가고 있다. 실제 당사자들의 생각을 알 수 없지만, 이 같은 처사는 군민을 무시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강종만 군수의 선거법 위반으로 재선거가 오는 10월 16일에 치러진다. 8월 4일 예비후보자 등록을 시작으로 9월 선거인명부 작성과 후보자등록 신청까지 잰걸음으로 재선거까지 일정이 이어질 예정이다.
임기는 1년 8개월이다. 4년 임기의 절반인 2년보다 더 짧은 기간으로, 반쪽짜리보다 못한 이번 재선거 영광군수 당선인은 대행 체제를 이어받아 군정을 파악하고 안정화하기에도 빠듯한 시간을 소화해야 한다. 그러나 2년도 채우지 못하는 임기지만 군 내외의 인물들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특히 평소 군수 자리는 쳐다도 안 봤던 인물들이 거론되고 있다. 전직 군수는 물론이고, 주류 정치인은 아니고, 애매한 입지를 가져 재기를 노려야 하는 처지를 가진 이들이 다수다. 하마평만 들으면 웬만한 지방선거, 총선 못지않은 열기다. 이유는 간단하다. 내년에는 선거가 없고 가장 빠른 선거는 내후년 6월 제9회 전국동시 지방선거이기 때문이다. 즉, 주류 정치에서 한걸음 물러서 있는 상태를 골자로, 선거가 없는 시기에 정치적 공백을 채우고자 함이다.
정치적 관점으로 영광군은 햇빛연금과 인구소멸 등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고, 전남 유이의 재선거인만큼 상대적으로 높은 정치적 관심을 이용해 자신의 건재함을 알려 다음을 도모하고자 하는 목적에 부합하는 곳이다. 확실히 말하자면 정치적 목적을 띈 인물들은 영광군민에게 필요가 없다. 이번 재선거는 짧은 기간이지만 군민들에게 인정받고, 연임 도전장을 품고 군정을 중장기적으로 이끌어가야 할 영광군 일꾼을 뽑아야 한다.
현재 영광군은 외지와 교통기반 발전, 관광 내수 진작, 농어촌 살리기, 그뿐만 아니라 한빛원전 1, 2호기 재가동 등 군민들의 생계와 연관된 분야가 주요 쟁점으로, 영광군을 잘 알고, 지역 사회를 묶어 나아가야 할 지도자가 필요하다. 하지만 1년 8개월짜리 뜨내기 군수가 다녀간다면 공약도 지키지도 못할 수준으로 남발할 것이며, 그만큼 정책의 현실감도 떨어지고, 실제 실행도 어려울뿐더러, 연속성은 더더욱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는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군민을 이용하는 것이며, 이것이 곧 군민을 무시하는 처사라 할 수 있다.
때문에, 각 당의 공천기준에 촉각이 선다. 어떤 기준으로 어떻게 후보를 내세울지는 당의 고유 권한이지만, 정치적 재기를 위한 뜨내기 후보만큼은 내세우지 말아야 한다. 하마평의 당사자들도 의지가 있다면 진정성을 보여야 할 것이다. 영광군은 정치 쟁점이 중요한 곳이 아닌, 민생이 핵심인 지역이기 때문이다. 또한, 영광군수 후보에 오를 인물들은 경선만 생각하지 말고, 넓고 깊은 영광군을 어떻게 가꾸어나갈지 깊은 고민을 해야 한다.
군민에게 충분한 이해와 실행력을 가진 후보들로 재선거를 치르는 것을 기대해본다. 군민들도 과거 낡은 관행을 타파하고 우리 지역의 발전을 위해 전문성을 가진 경륜과 경험이 풍부한 인물을 가려내야 한다. 10.16 재선거까지 96일 남았다. 선택의 시간은 아직도 충분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