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공동체 활성화는 지역문제 해결을 위한 실마리다. 마을주민 간의 교류와 소통을 통해 공동체성을 회복하고, 주민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따뜻한 공동체로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마을공동체 안에서 신뢰, 소통, 참여, 공감을 함께 실천함으로써 보다 살기 좋은 마을로 가꾸어 나가는 것이다. 이를 통해 고용문제, 지방소멸, 소득 양극화, 인구소멸, 고립과 우울 등 다양한 지역문제를 해결하고, 사회문제까지 해결해나가는 토대가 된다. 본지는 영광군 마을공동체사업 추진과정과 주민들의 변화된 삶의 모습을 들여다본다. <편집자주>

 

2024년 상반기 영광군 마을지원활동가는 무슨 일을 했을까?

영광군에는 마을공동체지원활동가(이하 마을지원활동가’)가 있다. 마을지원활동가가 할 수 있는 역할은 정말 다양하다. 한국직업사전에도 등록된 마을활동가는 가장 기본적으로 마을공동체를 회복시키고 활성화하기 위해 주민의 참여를 이끌어내야 하고, 자신의 역량을 활용하여 지역사회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문제들을 마을공동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조력자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2024년에 영광군마을공동체지원센터(이하 공동체지원센터’)에서 선발한 신규 마을지원활동가는 3월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아직 활동 경험이 없는 우리 활동가들은 처음에는 대부분 마을공동체지원센터가 제공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활동을 시작했고, 그러면서 자신의 활동 영역을 조금씩 넓혀 나갔다. 여기에 3월부터 8월 중순까지 상반기에 마을지원활동가들이 했던 활동들을 적어보려 한다.

 

1. 마을지원단 역량강화교육

영광군의 마을지원활동가들은 올해 3월부터 4월까지 총 5차례에 걸쳐서 마을지원단 역량강화교육을 받았다. 마을지원단 역량강화교육은 마을공동체가 연간 활동계획을 잘 수행할 수 있게 지원하기위한 마을지원단의 전문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실시되었다.

 

회차

교육 내용

1

오리엔테이션

교육과정 소개, 영광군 마을공동체 안내

자기소개, 마을지원단안내

활동가 자기소개, 영광군 마을지원단 안내, 마을지원단과 마을공동체 매칭

2

마을 활동과 마을공동체의 이해

마을과 공동체란? 마을 만들기란?’라는 주제로 류일만 국장 강연

마을과 나(자기 탐색), 마을활동가

마을의 나, 마을활동가로서의 나라는 주제로 활동가 각자의 생각 발표

3

마을과 사회적 경제의 관계

마을과 사회적경제 이야기의 주제로 정선기 전문위원 강연

마을공동체 공모사업, 예산 사용과 회계 정산교육

전남 마을공동체 공모사업 및 예산 사용 안내

4

과제발표(선배 활동가 인터뷰)

1:1로 매칭된 선배 활동가와 인터뷰한 내용 발표

선배 활동가와의 대화

선배 활동가들과의 질의응답 및 대화

5

과제발표(매칭 마을공동체 지원 계획)

활동가별로 매칭된 마을공동체에 대한 조사와 지원계획 발표

마을자원조사, 마을기록 방법

2024 마을자원조사 대상마을과 진행방식 안내

마을지원단 역량강화교육 세부내용

마을지원단 역량강화교육
마을지원단 역량강화교육

 

2. 마을지원단 월례회의

공동체지원센터는 3월부터 매달 첫째 주 화요일에 찾아가는 공동체 마을지원단 월례회의를 하고 있다. 이 시간에는 마을지원활동가 모두가 전 달에 했던 활동 내용을 공유하고,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발표한다. 그리고 이때 센터는 활동가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다음 활동 일정과 공지 사항을 전달한다.

 

3. 공동학습

농촌마을의 3대 위기인 저출산, 고령화, 사회 양극화를 해결하고 풍요롭고 안전한 공동체, 살기 좋은 농촌마을을 만들기 위해 공동체지원센터는 마을지원활동가들과 2주에 한 번씩 공부 모임을 하고 있다. ‘충남연구원 충남마을만들기지원센터에서 엮은 마을 만들기 길라잡이라는 책을 함께 읽고, 각자가 맡은 부분을 요약하고 발표하며 토론의 시간을 갖는 것이다. 이 책은 총 3권이며, 기본편, 실천편, 제도편으로 나뉘어 있다.

사실 책을 읽고 요약하고 발표하는 일은 학교를 떠난 지 오래인 활동가들에게는 귀찮은 일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잠깐의 귀찮음을 넘어서면 읽고, 생각하고, 정리하는 과정에서 나 자신이 성장·발전하고 있음에 뿌듯함과 성취감이 밀려든다. 그러므로, 공동체지원센터와 함께 하는 공동학습은 마을지원활동가에겐 매우 중요하고 필수적인 과정이다.

 

살기 좋은 농촌. 마을만들기 길라잡이

기본편

마을조직, 마을재산, 마을규약, 마을회의와 기록

실천편

마을의 실천 마을공동체농업, 마을공동체복지, 농촌마을교통

마을의 미래 마을교육공동체, 마을의 후계자, 읍면과 행정리

마을의 계획 마을회관, 마을건축, 마을경관, 마을계획

제도편

농촌마을정책, 민관협치, 행정지원체계, 당사자협의체,

네트워크법인, 중간지원조직, 읍면전문법인

마을 만들기 길라잡이(2021)’의 구성

마을지원단 월례회의 및 공동학습
마을지원단 월례회의 및 공동학습

 

4. 마을자원조사

올해 마을자원조사는 30개의 마을공동체 중에서 씨앗 단계인 5개의 마을공동체(염산면의 이리마을, 합산마을, 송암마을과 법성면의 언목마을, 불갑면의 순용마을)를 대상으로 6월부터 8월까지 마을공동체마다 각각 3회씩 진행됐다.

1회차는 마을공동체를 직접 찾아가 주민들과 그 마을의 인적자원, 물적자원, 역사자원, 공간자원 등에 관한 현황을 파악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예를 들면, 주민들이 예전에 이용했던 우물이나 샘물의 위치, 예전 지명, 예전에 다니던 길이나 산, 언덕 등 마을 사람들이 부르는 고유한 명칭을 알아내어 항공사진으로 찍은 큰 지도에 직접 표시해 보는 작업을 하였다. 2회차 때는 마을주민과 함께 마을의 자원을 직접 찾아가서 보고 사진 촬영을 했다. 그리고 3회차에서는 촬영한 사진을 보고 주민들이 마을의 자원을 종이에 직접 그려보는 활동을 하였다. 마을회관, 우물, 정자, 당산나무, 마을표지석, 지석묘, 공동 작업장 등을 주민들이 직접 그리고 색칠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그려진 그림들로 마을 지도를 제작하여 마을공동체에 전달하는 작업까지 완료하는 것이다.

이번 마을자원조사는 결과보다 과정에서 매우 의미 있는 활동이었다. 무엇보다도 평소 특별한 활동거리가 없는 마을주민들에게는 센터직원과 마을지원활동가의 방문부터가 삶의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듯했다. 주민들은 센터에서 준비한 3차례의 활동에 자신들의 의견이 모두 반영되고 실제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것에 매우 만족했다. 마을자원조사는 모든 마을공동체에게 매우 유익한 활동임에 틀림없다.

마을자원조사
마을자원조사

 

5. 주제별 네트워크 교육

주제별 네트워크 교육은 전남마을공동체지원사업을 수행하는 모든 공동체가 참여할 수 있는 활동 주제를 선정하여 공동체간에 자유로운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역량을 강화하는 맞춤형 교육프로그램이다. 이를 통해 마을공동체는 활동에 필요한 지식과 경험을 습득하게 된다. 올해의 교육명은 ‘2024년 마을한걸음프로젝트였으며, 30개 마을공동체의 대표와 실무자, 센터직원, 그리고 활동지원단을 대상으로, 7월에 총 3회에 걸쳐 진행됐다.

1회차는 함께하는 마실이라는 주제로 향토사학자 김범진 선생님과 생태환경해설사 김상훈 선생님을 모시고 언목마을과 순용마을을 함께 걸으며 마을자원을 탐방했다. 2회차는 군서면복지회관에서 문화활동 및 교육이라는 주제로 하태민 강사의 마을 특색을 표현하는 다양한 결과물(문패, 우편함 등 공예)에 대한 사례강의를 들었다. 3회차는 백수면의 하원미술관에서 마을돌봄이라는 주제로 마을지원단 정선기 단장님의 지역서비스공동체 사업과 연계하는 돌봄에 대한 강의를 듣고, 돌봄에 관한 영화인 오베라는 남자(2015년 작)’를 본 후, 돌봄공동체들과 돌봄에 대해 서로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주제별네트워크교육은 마을공동체뿐만 아니라 신규 마을지원활동가들에게도 배울 점이 많은 교육이었다. 영광에 살면서도 잘 몰랐던 마을 곳곳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였고, 마을지원활동가로서 자기계발을 게을리하면 안되는 이유를 알게 되었으며, 지역의 돌봄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다. 나는 이 활동이 가장 좋았다.

주제별 네트워크 교육
주제별 네트워크 교육

 

6. 보탬e 시스템 등록

영광의 30개소 마을공동체는 정부의 보조금을 받아 공모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이때 마을공동체 대표와 실무자는 2024년부터 보탬e’ 시스템을 사용하여 예산 사용과 회계 정산을 처리해야 한다. 하지만 지역의 특성상 대부분의 마을대표와 실무자가 컴퓨터나 각종 프로그램의 기능을 잘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어려움을 해소해 주기 위하여 그동안은 공동체지원센터가 그 업무를 대신해 오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뽑힌 신규 마을지원활동가들은 보탬e’ 시스템 관련 회계 및 정산교육을 받아, 각자가 맡은 3개 마을의 보조금 집행 관련 업무를 돕고 있다. 이는 마을공동체와 공동체지원센터를 모두 이롭게 하는 마을지원활동가의 주요 업무다.

 

7. 마을공동체활동 지원

끝으로, 마을지원활동가가 해야 하는 임무 중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자신이 맡은 공동체를 위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활동을 했다. 예를 들면, 마을공동체가 각종 행사를 진행할 때마다, 현수막이나 물품 구비에 관한 문제를 해결해 주었고, 공예나 레크레이션 강사를 섭외해 주거나, 행사에 직접 참석하여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서류들을 챙기도록 도와주었다. 그뿐만 아니라, 마을공동체의 대표와 자주 연락하고 소통하여 공동체 활동이 원활히 진행되도록 수시로 체크했다.

마을지원활동가가 되고 지금까지 언급한 다양한 활동을 2024년 상반기에 모두 수행했다. 마을지원활동가의 역할은 정해진 범위가 없다.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의욕과 즐길 수 있는 자세만 있다면 한계를 모르고 계속 발전해 나갈 수 있는 분야이다. 사람이 사람을 이롭게 하고, 나아가 내 주위의 모든 이들이 행복해지는 것. 그것이 바로 마을지원활동가의 존재 이유가 되기를 희망한다.

 

마을공동체활동 지원
마을공동체활동 지원

/영광군마을지원활동가 김해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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