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군이 대마산업단지 일대를 중심으로 e-모빌리티 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저속전기차를 시작으로 출발한 e-모빌리티 산업 가능성에 지역 내 기대와 우려가 엇갈린 가운데 본지는 이 산업의 성과와 과제를 살펴본다. <편집자 주>

 

시설 공동활용 e-모빌리티 생태계 활성화

대마산업단지_시생산사업부지

다품종 소량생산 특성 반영 시생산 사업 시작

중소기업들이 출자해 협동조합 만들어 생산 실현

e-모빌리티 시생산지원센터의 시작은 2019년 말 전남도 주재의 한 기업 간담회로 돌아간다. 그 회의에서 e-모빌리티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였는데 사업의 특성상 다품종 소량 생산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e-모빌리티 중소기업들은 자사 제품의 위탁 생산에 가장 큰 애로를 가지고 있었다. 큰 자본이 한번에 들어가는 대형 생산 장비를 중소기업이 직접 구축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므로 위탁 생산이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제조업 기반이 대부분 대기업 자동차사를 대상으로 대량 생산 위주로 구성되어 있다. 만일 이런 제조공장에 소량 생산 주문 시 생산 단가가 높아 도저히 저가 외국산 e-모빌리티 모델 대비 가격 경쟁력을 가질 수 없는 상황이었다. 시기적으로 코로나19까지 겹치며 해외 위탁 생산에도 차질을 빚고 있었다. 이런 e-모빌리티 중소기업의 애로를 해소하기 위해 전라남도와 영광군은 한국자동차연구원을 주관기관으로 하고 e-모빌리티 중소기업들의 다품종 소량생산이 가능하도록 국비와 지방비를 지원하여 중대형 생산 장비를 포함하는 시생산 지원센터를 구축하였다. 또한 공정한 시설 지원을 위해 e-모빌리티 중소기업들이 출자하여 인가된 협동조합을 만들고 협동조합이 생산 기반을 전용으로 활용하여 낮은 단가의 부품생산을 실현할 수 있도록 하였다.

시생산지원센터 외부전경

 

초소형 e-모빌리티 부품 시생산 지원기반 구축

수출 활성화 공동 생산 기반 기업지원도 추진

초소형 e-모빌리티 부품 시생산 기반구축사업은 ‘215월부터 ‘24년 말까지 총 173억원의 사업비(국비 73, 도비 40, 군비 60)로 진행되었다. 국비는 전액 기업지원용 생산시설·장비를 구축하는 데 사용되어 사출성형장비, 전착도장장비, 레이저가공장비 등의 설비가 구축되었다. 지방비는 시설·장비구축과 시생산지원센터의 부지와 건물을 구축하는 데 사용되었다. 기반구축 사업은 순조롭게 진행되어 ’246월부터 시운전을 시작하였으며 8월 현재 가동 인원은 총 6명이고 연말까지 10명으로 증원될 예정이다.

사출성형장비

이모빌리티협동조합은 ‘226월 설립 인가받았으며 현재는 네오텍, 쎄보모빌리티, 위츠 등 총 6개의 조합사와 에이치비, 프로텍이엠에스, 레보텍 등 5개 회원사로 구성되어 운영되고 있다. 협동조합 조직은 최병훈 이사장(네오텍 대표)을 필두로 전남도, 영광군, 한국자동차연구원 전남본부, 한국스마트이모빌리티협회로 구성된 운영위원회가 있으며 이사회, 감사, 조합사무국으로 구성되어 있다.

시생산지원센터는 6월 시범 가동을 시작으로 협동조합을 통한 사업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현재 ‘248월 수주가 완료된 건을 기준으로 12월 말까지는 장비 가동률을 40%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며 확정된 물량계약 내용을 기준으로 ‘25년은 가동률 55%, ‘26년은 75%, ’27년은 83%가 예상된다.

전착 액체 도장시설장비
전착 액체 도장시설장비

특히 한국자동차연구원은 1단계인 초소형 e-모빌리티 부품 시생산 기반구축사업이 종료되기 직전에 바로 2단계 ‘e-모빌리티 수출 활성화 공동 생산 기반 기업지원사업을 추가로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애초 1단계 사업에서 국비 100억으로 책정되었던 초기 예산이 약 27억 가량 삭감되어 일부 장비를 구축하지 못하게 되었는데 전남도와 영광군의 끈질긴 노력으로 삭감된 사업비 중 일부인 국비 20억을 추가로 지원받게 되었다. 이에 지방비를 추경하여 기존에 구축하지 못했던 생산지원 장비를 구축하여 완성도를 높일 수 있게 되었다. 추가로 구축되는 시설장비는 용접용 유니버설지그, 로봇 용접기, 평판레이저 절단 및 절곡기, 3D 밴딩기 등 4종이며 이들 장비는 기존의 시설장비와 연계하여 소화할 수 있는 제조부품의 종류가 더 늘어나 좀 더 다양한 제품들의 부품생산을 지원하게 될 예정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새로운 형태의 생산지원 기반 구축의 효과성을 주시하고 있다. 좋은 성과를 보인다면 추가 기반구축 사업도 이어갈 수 있다.

한편, 한국스마트이모빌리티협회는 1단계, 2단계 사업에 모두 참여기관으로 사업을 공동 추진하고 있다. 1단계에서는 e-모빌리티 기업과 정부 기관 및 인증평가 기관 등과의 네트워크 활동 및 온오프라인 홍보, 기업의 정보제공, 정책자료 등 보고서 발간을 담당했다. 2단계에서는 국내 e-모빌리티 기업의 수출을 위한 동남아 주력국 정부 및 다양한 협업 기관들과의 네트워크 활동, 수출 기업지원, 국내·외 기술 동향 분석보고서 발간 등을 담당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레이저커팅장비
레이저커팅장비

 

생산경쟁력 강화는 e-모빌리티 기업 역량 강화

인프라 집적화, e-모빌리티 원스톱 지원체계 완성

정부도 소형 e-모빌리티 해외진출 강화 방안 추진

2단계에 걸쳐 추진되고 있는 시생산지원센터 기반구축 사업은 다양한 기대효과를 보여준다. 첫째로 가장 큰 효과는 생산경쟁력 강화를 통한 e-모빌리티 기업의 역량 강화다. 최근 전기차 산업의 글로벌 캐즘(chasm) 현상과 더불어 국내 e-모빌리티 산업 또한 침체와 후퇴 양상까지 보인다. 이는 새로운 이동수단의 도입과정에서 당면하게 된 과도한 규제와 안전사고 등에 기인한다고 분석될 수 있다. 또한 산업 대부분이 그러했듯 분명한 내수 시장의 한계에서도 원인을 찾을 수 있는데 이를 타개할 방법은 언제나 수출이었다. 그중에서도 막대한 시장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동남아 주력 국가들은 때마침 탄소중립을 위한 친환경 교통수단으로의 변화를 모색하는 중이다. 영광은 명실상부한 국내 e-모빌리티 산업의 중심지이며 2단계에 걸친 시생산 기반구축 사업은 저가의 물량 공세를 내세운 중국산 제품과 경쟁하여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국산 제품의 수준과 품질, 가격경쟁력을 갖추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두 번째는 전남 영광의 집적화된 인프라를 통한 e-모빌리티 원스톱 지원체계 완성이다. 시생산 기반구축이 완료됨에 따라 영광군은 e-모빌리티 기업에 제품의 디자인 기술개발 시험평가 피드백 연구·개발 생산지원 인증지원 수출지원의 완성된 총괄적 지원을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추가구축예정장비
추가구축예정장비

국내 e-모빌리티 산업은 제2의 도약을 맞이하고 있다. 동남아 e-모빌리티 시장은 국내보다 훨씬 낮은 수준의 인증장벽과 기술적 난이도는 상대적으로 매우 높은 수준의 국내 중소·중견기업의 진출이 쉬운 것으로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한국자동차연구원은 국내와 다른 기후와 도로 조건 등을 고려한 e-모빌리티 주요 제품의 안전성과 내구성 검증을 위한 선행연구를 정부과제를 통해 동남아시아 국가들에서 이미 추진하고 있다. 결과를 토대로 수출을 위한 맞춤형 e-모빌리티 제품개발 지원사업들도 기획되고 있다. 또한 한국스마트이모빌리티협회와 같이 주요 국가의 현지 인증지원사무소 설립과 통합 e-모빌리티 A/S 지원센터 구축, 현지 긴급출동 서비스 등 여러 가지 실효성 높은 해외 기반구축 기업지원 사업들도 기획 중이다. 전라남도와 영광군을 비롯한 수많은 기관과 기업들의 노력이 e-모빌리티 수출 활성화를 통한 성과로 돌아오길 기대한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는 소형 e-모빌리티를 집중 육성하고 빠르게 성장하는 동남아의 e-모빌리티 신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제4차 민관 합동 수출 확대 대책회의를 통해 소형 e-모빌리티의 해외 진출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한국스마트이모빌리티협회도 국내 소형 e-모빌리티 기업이 2024년 해외 수출 5천만 달러, 4만대 이상의 수출 실적 달성을 예상하고 있다. 이에 전남도는 초소형 e-모빌리티 부품 시생산 기반구축과 함께 지역 기업의 동남아 시장 진출을 위해 2024 모빌리티 해외시장개척단 파견, 지역 기업 중심의 공적개발원조(ODA)사업 등 다양한 시책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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