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은 다가오는데 나락 값 폭락으로 농민들의 가슴은 새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다.
올해 나락 가격이 지난해보다 2만원 가까이 하락하는 바람에 농민들의 절규가 하늘을 찌르고 있으나 정부는 방관자적 자세로 해결책이 보이질 않고 있다.
최근 영광통합RPC가 수매한 조생 벼 가격이 40kg 한 가마에 5만6,000원으로 지난해 7만2,000원보다 1만8,000원이 폭락하면서 지역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
전국 농민들은 정부에 시장격리 등 쌀값 폭락 대책을 조속히 수립할 것을 수십 차례 요구하였으나 특별한 조치도 없이 조생 벼 수매가 시작된 것이다.
영광군농민회와 전농광주전남연맹은 지난달 19일 대마면에서 한없이 떨어지는 쌀값 앞에서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논을 갈아엎는다며 정부의 책임 있는 대책을 촉구했었다.
영광만이 아닌 전국의 대부분 지역에서 나락을 갈아엎으며 정부를 향해 강력한 대책을 요구했으나 일정 물량의 시장격리 조치 외에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정부는 쌀값을 안정시키기 위해 ‘공공비축미’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정부가 농민들로부터 일정량의 쌀을 매입하여 비축하는 제도로 쌀 공급이 과잉되거나 부족할 경우 시장에 비축미를 방출하거나 추가 매입을 통해 가격을 조절하고 있다.
정부는 쌀 수매가를 통해 농민들이 생산한 쌀을 적절한 가격에 판매할 수 있도록 보장하며, 쌀값의 급격한 변동을 막기 위해 쌀 생산량에 대한 철저한 관리와 통제를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매년 쌀값 하락으로 인해 농민들의 대정부 투쟁은 빠짐없이 진행됐고, 부족하지만 그나마 일정한 수준을 버텨왔다. 그러나 올해 벼 값이 작년보다 약 25%까지 크게 떨어지면서 분위기는 험악해지고 있다.
벼값 폭락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수입쌀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WTO 협정에 따라 매년 약 40만톤의 쌀을 의무적으로 수입해야 한다. 농민들은 수입 외국산 쌀이 쌀값 하락의 주된 원인이며 쌀 시장 교란의 주범이라고 강조한다.
농민들은 정부 수급 조절과 양곡관리법 개정을 통한 쌀값 안정화를 요구하고 있으나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로 가능성은 보이지 않고 있다.
그리고 전국의 농협 창고 쌀 재고량이 33만톤에 이른다. 재고 쌀 해결책을 만들지 못하고 조생 벼 수확기에 부딪힌 정부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정부는 지역경제 지원 차원에서 쌀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 농민들의 탄식을 읽어야 하며 생존권 문제임을 재인식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