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일순 수필가·사진가

곽일순 사진가·수필가 
곽일순 사진가·수필가 

요즘은 핸드폰을 무음으로 해 놓는다. 군수 보궐 선거로 인한 문자와 홍보 전화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울려대기 때문이다. 예비 후보들에겐 절실하겠지만 유권자는 의외로 관심이 없다. 그렇다고 투표권을 포기하는 건 아니겠지만. 어쨌든 우리 지역의 중요한 선거니 만큼 인선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후보들은 서로를 존중하고 선의의 경쟁을 해주었으면 한다. 좁은 지역에서 호형호제의 사이가 음해와 공격성 네거티브로 무너지고 척을 지게 된다면 이 또한 남은 생에 큰 짐이 되고 부담스러운 멍에가 되어 어깨를 무겁게 할 것이 틀림없다. 출마했으면 자신이 왜 군수가 되어야 하는지 최선을 다해 어필하고 군민의 선택을 기다리면 된다. 교과서 같은 이야기이긴 하지만 다른 답은 없다. 이제 경험상 돈 선거도 물품 선거도 힘들다는 것을 알았으니 정당한 능력 대결을 펼치면 된다. 상대를 공격하는 행동은 나를 돋보이게 하지 못한다. 같이 침몰할 뿐이다. 서로 존중하고 예의를 잃지 말아야 황혼이 무겁지 않고 즐거울 것이다.

현재 정부가 최악의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이유 역시 간단하다. 갖출 것을 갖추지 못하고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계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10월이면 새롭게 시작할 영광 군정에도 똑같이 적용될 것이다. 윤 정부에 없는 3무는 무능(無能)과 무지(無知) 그리고 무치(無恥)이다. 무능은 3년 차로 접어든 결과로 이미 증명이 되었고, 무지 역시 계획도 지식도 없이 무조건 밀어붙이기 방식 각종 시행으로 드러났다. 가장 대표적인 건 이번 추석과 맞물려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는 의료대란이다. 지금이라도 의사협회와의 타협과 협의로 풀어가야 한다는 말은 이미 시기를 상실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벌써 의료 시스템은 망가졌고 복구는 단시일에 될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통령과 정부는 전혀 다른 세상의 병원을 들여다보고 있으며 그들에겐 아직도 응급실 현황이 전혀 흔들림 없이 잘 운영이 되고 있다. 이는 국가의 보건을 무너뜨리는 무지의 극치이다. 이 사태를 어떻게 수습할 것인지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는 국민만 암담하다. 대통령은 50여 명의 주치의가 철저히 보살피기를 하고 있으니 마음 놓고 추석 대명절에 술잔을 들어도 되겠지만 대부분의 70대 이상 노인은 불안하기만 하다. 여기엔 걱정하는 노인들의 무지 또한 일조하고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모든 세대에서 처절하게 무너진 대통령의 지지율을 그나마 30% 정도로 유지하게 해주고 있는 게 바로 의료대란으로 가장 큰 걱정을 안고 있는 70대 이상 노인이기 때문이다. 노인의 무지는 때로 국가의 기반을 흔들어 놓기도 한다. 언론의 선정적 제목과 유튜브의 낚싯밥 섬네일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세대가 70대 이상이라는 주장에 한 표를 던진다. 노인이 깨어나야 아들이 살고 손자가 산다. 이들 세대에게 가장 깊은 영향을 주고 있는 사상은 다름 아닌 유교적 습성이다. 자신이 살아온 과정은 그래도 기본 부끄러움은 알고 살았지 않은가. 하지만 현재 국정을 이끄는 정부가 자신의 상상을 뛰어넘는 무치의 정부라는 사실을 깨닫기엔 기본 부끄러움이 바닥에서 작용하는 유교 바탕의 기성 노인 세대에겐 무리일 것이다. 이렇게 3무의 정부가 가장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는 무기는 3무를 바탕으로 만들어지는 거짓말이다. 탤런트 김수미가 유행시킨 이놈의 xx가 입만 열면 거짓말이여!”라는 말이 있다. 현재 대한민국 국민의 대다수가 대통령과 정부에 시원하게 퍼부어주고 싶은 말이기도 하다. 공부가 없으니 무지하고, 아는 게 없으니 무능하다. 아는 게 없고 능력이 없으니 부끄러움이 없고, 부끄럽지 않으니 거짓말이 너무 쉽게 나온다. 가방끈이 땅에 끌리게 길고, 어려운 시험을 통과해 높은 관직을 차지하고, 분야별 최고의 경험을 쌓아 선출직에 오른 사람들이다. 영광 군수는 제발 3무 그리고 거짓말과 거리가 먼 사람이 되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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