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기를 앞둔 농촌은 나락 가격 하락에다 벼멸구 피해까지 확산되고 있다. 또한 고온 현상으로 인해 배추 농사까지 망치면서 그야말로 사면초가 상황이다.
벼멸구는 홍농읍과 군남면, 묘량면 등 관내 전 지역 곳곳에서 발생하여 농가 피해가 극심해지고 있다. 중국에서 태풍 영향으로 날아온 ‘비래’ 해충인 벼멸구는 올해 평균기온이 유달리 높은 고온 현상이 계속되어, 성충과 약충 등의 밀도가 높아지면서 예년보다 17배 이상 퍼지고 있다.
영광군농업기술센터가 파악한 피해 면적은 25일 기준으로 110ha 규모에 이르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피해는 더 커질 그것으로 예상된다.
황금빛 나락이 익어가야 할 영광지역 대다수 논에는 곳곳에 말라 죽은 벼들이 쓰러져 있어 그 피해 상황을 직시할 수 있다. 벼멸구가 줄기 밑동에 붙어 나락 액을 빨아 먹어 힘없이 쓰러진 벼 줄기에는 낟알은커녕 온통 쭉정이투성이며, 거의 절반 이상이 쓰러진 나락은 썩어가는 볏짚 수준으로 변하고 있다.
벼멸구와 함께 흰잎마름병과 혹명나방 등의 피해도 확산하면서 농민들은 농작물 재해보험의 보상을 기대하고 있어 행정의 신속한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농촌 지역의 벼멸구·배추 유실 피해에 민주당 박지원(해남·완도·진도군) 의원이 25일 국회에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게 "농업재해 지역으로 인정하고 특별국가재난 지역으로 선포해야 한다"라고 강력히 촉구했으나 정부의 의지는 보이질 않고 있다.
한편 영광군수 재선거를 지원하기 위해 영광을 방문한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최고 위원들이 지난 22일 영광농협에서 ‘쌀값 정상화를 위한 정책 간담회’가 가졌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조곡 가격이 가마당 29% 폭락해 농업인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보면서 농업 파산 위기감과 재고 벼의 대책 없이 신곡 문제를 방관하는 현 정부 정책의 문제점을 비판했다.
참석자들은 가격 정상화 대책으로 정부가 수확기 전에 2023년산 재고 물량을 전체 매입격리하고, 2024년 신곡을 정부 매입 45만톤 외 40만톤을 추가 매입하여 산지 쌀가격이 20만원 이하로 떨어질 때 수입쌀 시장방출금지 제도를 마련해 줄 것을 요구했다.
26일 영광군청 앞에서 열린 영광군농민대회에서 농민들은 쌀값 폭락과 벼멸구 피해대책을 요구하며 절규했다. 정부와 영광군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농민들의 타는 가슴을 조금이라도 씻어주길 희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