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잃은 슬픔-다윗과 클랩튼

이스라엘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지도자, 우리나라로 치면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을 합쳐놓은 듯한 인물이 다윗왕이다. 과연 그는 자신을 반역한 아들 압살롬의 죽음 앞에서 어떻게 반응했을까?

아버지의 왕 자리를 탐낸 압살롬은 거짓으로 투항해온 후새의 계략에 따라 부왕(父王) 다윗을 치러 간다. 길을 가던 도중 에브라임 수풀에서 다윗의 부하들과 마주친 압살롬은 노새를 타고 도망을 치려 한다. 그러던 중 상수리 나무에 머리가 걸려 매달리게 된다. 이때 요압 장군은 자신의 부하들과 함께 압살롬을 창으로 찔러 죽이고 만다. “요압이 손에 작은 창 셋을 가지고 가서 상수리나무 가운데서 아직 살아있는 압살롬의 심장을 찌르니/ ..청년 열 명이 압살롬을 에워싸고 쳐죽이니라”(삼하18:14-15)

이 장면을 목격한 아히마아스가 지름길을 이용하여 다윗에게 먼저 도착하고, 뒤이어 구스사람이 도착한다. 그리하여 압살롬의 죽음을 전하게 되는데, 이 기쁜(?) 소식을 전해들은 다윗의 반응은 어땠을까? 아들의 군대를 피해 이곳저곳을 떠돌아다녀야 했던 신세를 이제 벗어나게 되었다고, 천하의 몹쓸 불효자이자 반역의 괴수가 사라졌다고 기뻐했을까? 이제 강력한 정적(政敵)이 제거되었다고 축배를 들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건 아니었다. 다윗의 입장에서 보면, 압살롬은 반역자이기 이전에 아들이었다. 때문에 자신의 부하들이 반역 군대를 토벌하러 떠날 때에도 나를 위하여 젊은 압살롬은 죽이지 말라.”는 부탁을 해놓았던 터. 다윗은 이렇게 통곡을 한다. “왕의 마음이 심히 아파 문 위층으로 올라가서 우니라 그가 올라갈 때에 말하기를 내 아들 내 아들 압살롬아 차라리 내가 너를 대신하여 죽었더면, 압살롬 내 아들아 내 아들아 하였더라”(삼하18:33)

 영국의 세계적인 가수 에릭 클랩튼은 1981‘Another Ticket’라는 앨범으로 큰 성공을 거둔 이후, 히트곡을 내지 못한 채 긴 슬럼프에 빠져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첫아들 코너(1986년생)가 영상으로 보낸 노래를 접한 후, 이제는 술과 마약을 끊어야겠다고 결심한다. 하지만 작업이 맘먹은 대로 되어가지 않자 또 다시 술과 마약에 손을 댔고, 아내는 아들 코너를 데리고 떠나버렸다. 이에 클랩튼은 스스로 알코올 중독치료소를 찾아갔다.

마침내 중독을 벗어나게 된 그는 19913, 뉴욕 맨해튼에서 아들과 해후하게 된다. 클랩튼에겐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깨닫는, 너무나 행복한 시간이었다그러던 어느 날. 동물원에 함께 가기로 약속을 하고 코너를 만나러 갈 준비를 하던 클랩튼에게 비보가 전해졌다. ‘아빠가 오길 기다리던 아들이 아파트 베란다에서 추락해 사망했다는 것. 이 사건은 엄청난 죄책감으로 아버지를 덮쳤다. 클랩튼은 사고 직전 아들이 보낸, 처음이자 마지막 편지를 읽었다. 그 편지에는 사랑해요.’라는 단 한 문장이 적혀 있었다.

1992년 클랩튼은 하늘에 있는 아들에게 답장을 보내기로 맘먹고, 노래를 만들었다. 바로 이 노래의 제목이 ‘Tears in Heaven(천국의 눈물)’이었다. 클랩튼은 아들을 그리워하는 마음과 부끄럽지 않은 아빠가 되겠다는 다짐을, 이 노래 안에 담았다. 이 곡이 실린 앨범은 1992년 빌보드차트 1위에 오르는 것은 물론, 2천만 장 이상의 음반 판매고를 기록하며, 그를 최고의 가수 반열에 올려놓았다.(영광 백수 출신, 광주교육대학교 명예교수, 철학박사, ‘강성률 철학티비’, ‘강성률 문학티비운용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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