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봉주 영광군가족센터장·영광신문 편집위원
“함께 만드는 영광, 같이 누리는 군민”이라는 슬로건을 기치로 당차게 출발한 장세일 영광군수가 지난 23일 첫 기자회견을 하고 민생경제 회복을 위한 긴급 민생안정대책을 발표했다.
전임 군수의 선거법 위반 최종확정에 따라 치러진 10.16 재선거에서 여러 악조건을 극복하고 당선된 장 군수의 영광호(號)는 사람들의 우려와 기대를 함께 받으며 출범을 했었다.
이번 대책은 총 63개 사업에 958억원을 투입해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데 최우선을 두고 있으며 지역 주민들의 생활 안정과 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장 군수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지원을 위해 설 명절 전에 전 군민에게 1인당 50만원의 민생회복지원금을 지급하고 소상공인 지원강화를 위해 내년부터 ‘소상공인 전담팀’을 신설하는 등 민생경제 회복지원과 소상공인 지원강화 지원책을 마련한다고 밝혔다.
이어 “어떠한 비상 상황에서도 군민의 생활 안정과 경제 회복은 소홀히 할 수 없는 최우선 과제”라고 말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군민 모두가 안정된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강조했다.
-민생회복지원금 지급-
세간의 우려와 기대 속에 관심이 집중됐던 민생경제회복지원금 예산이 의회에서 의결됐다.
그동안 군민 1인당 100만원씩의 군민행복기금 지급을 선거공약으로 내건 장 군수가 당선이 되면서 세간의 관심은 온통 공약의 이행 여부에 쏠려있었다.
전임 군수가 100만원씩을 지급한 지가 3년이 안 된 상황에서 또다시 500억원이 넘는 큰 돈을, 군 재정으로 지출한다는 것은 우리 군의 재정 여건상 불가하다는 반대주장이 잇따랐다.
군민 행복지원금으로 지급되는 돈이 결국 우리 군의 살림살이 재정으로 제 살 깎아 먹기라며 일부에서는 안 받기 운동이라도 펼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공당의 후보로 나온 군수의 공약이자 그 공약을 통해 당선됐으니 당연히 지급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더 우세했다.
다음 선거부터는 조례를 제정해 군 제정으로는 현금성 공약을 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주장에도 불구하고 내면을 들여다보면 현금 지원의 명과 암이 엇갈리는 것을 알 수 있는데 군 재정이 줄어든다는 부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지난 강종만 군수 시절 지급했던 민생지원금의 경제적 효과에 대한 2022년 10월 11일자 영광신문의 보도에는 오히려 긍정적인 측면이 많았다고 하겠다.
보도에 따르면 우리 군민들이 받은 행복지원금 509억원 중 65.2%인 332억8,217만원을 지역 업체에서 사용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했다.
지역 내 마트 등의 유통업계에서 전체 지원금의 4분의 1인 82억5,947만원(24.82%)을 지출했으며 유흥 및 사행성 업종을 제외한 사용 가능 업체 2,976곳 중 2,539곳(85.3%)이 매출을 올렸는데. 업종별 사용 내용을 보면 농·축·수산물과 정육점, 제과점 등 음료 식품업이 50억5,176만원(15.18%)으로 뒤를 이었다.
한식 등 일반 및 휴게 음식점에서 43억2,411만원(12.99%)이 사용됐으며. 생필품 구매나 식사 등을 해결하는 3개 업종에 전체 절반이 넘는 176억3,534만원(52.99%)을 지출한 셈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에 오히려 순기능을 했다고 볼 수 있겠다.
즉, 영세상인들에게 직접 지원하기보다는 지원금을 군내에서 사용하게 용도를 제한함으로써 지역경제 활성화를 통해 영세 소상공인들의 숨통을 트여주는 순기능을 했다.
-무 깍두기를 좋아하는 소탈한 군수-
얼마 전, 자원봉사대회 시상식 후 장 군수와 점심을 같이할 기회가 있었다.
평소 지역의 선후배 사이라 허물없이 대해왔지만 한 고을을 이끌어가야 할 수장에 대한 예가 아닌 것 같아 말을 올렸으나 돌아오는 호칭은 정겹게만 들리는 “형님”이었다.
동석한 일행이 찌게 국물을 떠주려 하자 직접 떠먹겠다며 국자를 들고 국을 뜨는 소탈한 모습을 지켜보면서 위세를 부리거나 격식을 차리지 않는 서민적인 장 군수의 모습이 언젠가 공항의 캐리어 노룩 패스로 비난을 받았던 한 정치인의 거만한 귀족 행보와 비교되어 장 군수의 인성을 다시 보게 했다.
돌아가신 어머니가 무 채지를 맛있게 만드셨는데 한석봉 어머니의 떡살만큼이나 곱게 써셨다고 회상하며 된장국이나 무 깍두기 같은 서민적인 반찬을 좋아한다고 했던 장 군수는 비가 오는 날엔 수행비서가 받쳐주는 우산을 마다하고 자신이 직접 쓰고 다니더라는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도 전해 온다.
직접 국을 떠먹고 무 깍두기와 채지 같은 소박한 반찬을 즐겨 먹는다는 군수, 언제 어느 때 찾아가도 반갑게 맞아주는 이웃집 아저씨 같은 소탈하고 격의 없는 군수로서 취임사에서 다짐했던 당선의 초심을 잃지 않고 오래도록 우리 군민 곁에 남아주기를 기원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