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이 잘못된 참조기양식센터가 원점으로 돌아왔다. 민간보조사업을 군 직영으로 전환하여 원전 상생사업비로 추진하려는 군의 계획이 해양수산부의 반대로 무산된 것이다.
이제 이 사업은 또다시 표류하면서 자칫 사업을 포기해야 할 상황까지 우려된다.
지난 2022년에 해양수산부는 참조기양식산업화센터 조성사업자로 영광군을 선정했다. 군은 160억원을 들여 굴비 가공부터 유통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참조기 양식 산업화센터’ 사업에 착수해 2026년 1월 개관을 설명했다.
그러나 군은 2023년 2월 보조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급조한 사업자를 낙점해 어두운 그림자가 나타났다. 보조사업자가 구입해야 할 부지를 군이 27여억의 예산으로 미리 매입했다. 군의회에 사업자가 선정되면 부지를 다시 되팔겠다는 이해가 되지 않는 주장으로 의회의 승인을 받았다. 군이나 의회 모두 비판받아야 할 부분이다.
이들 보조사업자는 자부담금 64억원을 기간 내 납부하지 못하고 분할조건까지도 이행하지 못해 결국 지난해 7월 사업자 선정을 취소당했다. 이후 민간사업자 재공모를 추진하려던 군은 선거와 맞물리려 중단했고, 군수까지 바뀌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장세일 군수가 민간사업으로는 사업 추진이 어렵다고 판단해 과감하게 원전 상생사업비 150억 등 212억을 투입해 군이 직영하겠다는 방침으로 의회를 거쳐 해수부에 변경을 요청했지만 거부당한 상황이다.
참조기는 영광굴비를 가공하는 원재료이다. 참조기는 봄철이면 월동을 끝내고 칠산바다 등 서해로 올라오는데, 무차별 포획과 갯벌 매립 등으로 어획량은 갈수록 줄고 있다. 2012년 5만9,000톤에서 지난해 1만6,000톤으로 12년 새 72%가 줄었다. 이 때문에 중국산 참조기가 대량 수입되면서 중국산 굴비라는 오명도 쓰기도 했다.
참조기 어획량 감소로 굴비 생산에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군이 지난 2005년부터 참조기 양식에 도전했다. 긴 시간 산란과 부화를 위해 노력한 끝에 2020년 바다 양식에 성공했다. 실내에서 얻은 치어를 바다 위 가두리양식장에서 키우는 방식이다.
바다 양식으로 현재 전남 여수의 거문도와 고흥 등 가두리양식장 8곳에서 참조기 170여만 마리와 비슷한 어종인 부세 70여만 마리를 양식하면서 희망을 보여주고 있다.
세계는 지금 바다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영광도 영광굴비 보존을 위한 대안으로 참조기양식을 추진해야 한다. 다만, 조급함보다는 막대한 투자비가 소요되는 만큼 건실하고 제대로 운영할 곳을 선발하는 게 우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