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형진 청소년자람터 오늘 총무이사

2018년 군단위 최초로 설립된 글로리메이커아카데미가 5년간 국비 지원이 종료되고 그간 함께 지원해준 영광군 노력으로 운영되던 중 2025년 운영 중단 위기를 맞았다. 설립과 활성화, 지원 변경으로 인한 운영 중단 이후의 출구전략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메이커스페이스? 그게 뭐랑가?

2018년 과학창의재단에서 메이커스페이스 구축지원사업을 처음 공고하게 되었다. 당시만해도 메이커스페이스라는 개념은 미국에서 출발한 코딩, 디자인 교육의 형태로 아직 한국에는 서울에 한두군데의 공간이 모험적으로 운영하는 수준이었다. 이에 코딩, 디자인, 디지털 교육을 활성화 하기 위해 전국에 메이커스페이스를 설치 운영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첫해 공모 기관을 모집하고 있었다.

영광에서 열심히 청소년사업을 하던 필자는 이미 진로체험센터에서 코딩, 드론, 3D프린트 체험 등 사업을 몇 년 전부터 추진해오고 있던차에 지역사회에 새로운 교육프로그램을 도입할수 있다는 기대였다. 메이커교육에 관한 논문과 서적을 통해 지역사회의 청소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사업에 참여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전혀 새로운 길, 무모한 도전

필자는 당시 청소년자람터 오늘김동규 부이사장과 메이커스페이스가 운영되고 있다는 일본 도쿄로 이 사업이 어떤 사업인지 알아보기 위해 자비로 여행을 떠났다. 당시 일본에는 FAB CAFE 세계 네트워크의 본부와 리빙메이커, 메이커스쿨 등 다양한 사업이 추진되고 있어 선진지 견학으로 더없이 좋은 곳이었다. 제자중 한명이 일본에서 유학하고 있어 그 친구가 통역을 맡아주어 무모한 선진지 견학이 시작되었다.

 

 

이캐지리 디자인센터

 

동경 FAB CAFE
동경 FAB CAFE

 

FAB LAB KANDA
FAB LAB KANDA

 

 

 

시작하는 일, 어느것 하나 쉬운일이 없었다

청소년자람터 오늘은 2018년 첫 번째 메이커스페이스 구축사업에 농어촌지역에서는 유일하게 선정되는 쾌거를 이루어 냈다. 타지역 수탁기관들을 보면 유명 대학 산하기관이나 지자체 공기업들이 선정되는 것이 일반적으로 민간단체 그것도 농어촌지역을 거점으로 활동하는 곳이 선정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첫해 총 사업비 국비지원 25,000만원, 군비 매칭 9,000만원, 자부담 1,000만원으로 정주새마을금고 2350평방미터에 설치되었다. 하지만 첫해부터 예산 관련한 어려움은 항상 상존했다. 120평이 넘는 공간에 리모델링 예산으로 8,000만원은 사실 공사가 불가능한 예산이었다. 갖추고 싶은 장비도 너무 많았지만 장비 구매를 위해 8,000만원 이상 배정할수도 없어, 저렴한 장비를 찾아 전국을 헤매기도 했다. 하지만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는 법, 평당 60만원밖에 되지 않는 리모델링 공사를 도와주신 분(공사한지 7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뒤떨어지지 않는 디자인으로 시설은 잘 유지 중이다.), 저렴한 장비 수입 업체 대표님, 메이커 교육을 먼저 하고 있던 경험을 나누어 주시던 전국의 메이커스페이스 대표님들이 있었다. 그리고 사업 선정 후 매칭 예산을 도와주신 김준성 군수님과 가정행복과 관련자 여러분 덕분에 글로리 메이커 아카데미는 20192월 지역에 많은 내빈들을 모시고 개소식을 잘 치를수 있었다.

 

전라남도의 최초 메이커스페이스가 시작되다

메이커 스페이스가 개소하자 전남 전역에서 교육시설 선진지 견학으로 영광군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선진지 견학을 위한 공무원들과 청소년지도사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으며, 지역학교에도 목공, 영상제작, 창의수학, 로봇코딩, 3D 디자인, 생활형 메이커등의 프로그램이 운영 되었다. 지역내 진로체험프로그램으로 각광받았다. 수업 일정도 바빴지만, 미국 퍼듀 대학교의 한인 교수님을 초청해 메이커 문화에 대한 공개 강좌를 진행하기도 했으며, 전라남도 청소년 지도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메이커 교육에 대한 특강도 진행되었다.

이 특강후 전라남도의 다양한 청소년시설에서도 주말 프로그램을 의뢰하고 글로리메이커아카데미는 2019년 연 이용인원 2만명에 달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또한 메이커스페이스가 운영되는 첫 번째 사업해였던 만큼 전국 메이커스페이스 운영모델 공유회에서 글로리메이커아카데미가 전국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이로 인해 미국 중서부 지역(시카고, 인디애나폴리스, LA, 디트로이트,퍼듀 등 지역)의 메이커교육시설과 초중고등학교, 기술창업지원센터, 마을창업지원공간 등을 둘러보는 경험을 1415일 동안 참여하면서 그동안 책에서 보았던 메이커 문화라는 것을 몸소 느낄수 있는 소중한 경험도 하게 되었다.

디자인씽킹센터
디자인씽킹센터

 

LA과학관 메이커센터
LA과학관 메이커센터

 

디트로이트 메이커스페이스
디트로이트 메이커스페이스

 

 

변화에 적응하며 위기를 기회로 만들다

사업 3년차에는 사실 큰 위기가 두가지 있었다. 첫 번째는 주관기관이 창의과학재단에서 창업진흥원으로 바뀌면서 사업의 방향이 메이커교육에서 메이커창업 지원으로 급 선회하는 것이었으며, 두 번째는 코로나로 온 나라가 멈춰버리는 충격이었다. 하지만, 글로리메이커아카데미는 국비 예산으로는 공간운영과 인건비 중심, 군비 예산으로는 메이커 교육 경비로 사용하면서, 2년차부터 주관기관이 창업진흥원으로 바뀐다는 소식을 접했다. 이후 창업 성과를 요구할수 있다는 예상으로 청년 창업 공모사업에 참여하여 청년 창업자의 메이커 창업 역량을 높이고, 창업 부트 캠프, 창업자 시제품 제작 지원등의 사업을 이미 진행하고 있었기 때문에 창업 성과를 요구하는 창업진흥원에 적절한 대응을 할수 있었다. 코로나로 프로그램 운영을 못하게 되는 상황이었으나 영상제작 프로그램을 과거부터 진행하여 왔으며, 지역 영상제작 업체와의 협업 체계를 구축해둔 덕을 봤다. 다른 기관이나 지역보다 비대면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공간과 장비를 이미 갖추고 있었기에 이용인원과 운영 성과면에서 얼마든지 대응할 수 있었으며, 영상을 활용할수 있는 역량은 오히려 비대면 시기에 타지역에서도 온라인으로 메이커 체험을 할수 있는 생각지 못한 성과도 있었다.

오히려 이런 상황이 되자 갑자기 가상공간 활용이 이슈로 떠올랐다. 가상 공간이 뭔지도 모르던 시절 영광에서는 가상공간 청소년축제, 비대면 청년 축제, 가상공간 사무공간 활용, 가상공간 청소년 문화공연 등 타 지역에서는 생각만 하던 일들을 추진하며, 연관 사업들까지 추진하는 성과를 보였다.

3D펜 사생대회
3D펜 사생대회

 

게더타운 활용 교육
게더타운 활용 교육

 

제페토 활용 교육
제페토 활용 교육

 

 

메타버스 청소년 축제
메타버스 청소년 축제

 

디지털 메이커 클래스
디지털 메이커 클래스

 

비대면 청소년 문화공연
비대면 청소년 문화공연

 

 

 

 

 

위기가 오히려 기회가 된 것이다. 그리고 2020년도 우리는 기어이 메이커스페이스 운영평가에서 S등급을 받게 되었다. 당시 다른 기관들은 대학교 내 메이커스페이스이거나, 광역 지자체 산하 기관에서 받는 등급이었지만, 미리 준비하고 예상하여 사업을 기획한 우리에게는 다른 곳에 위기가 기회가 되어, 최상위 평가를 받으므로서 사업비 추가 확보라는 보너스는 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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