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군단위 최초로 설립된 글로리메이커아카데미가 5년간 국비 지원이 종료되고 그간 함께 지원해준 영광군 노력으로 운영되던 중 2025년 운영 중단 위기를 맞았다. 설립과 활성화, 지원 변경으로 인한 운영 중단 이후의 출구전략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예산 과목의 기준과 사업 본질 사이
2022년까지 국비 지원이 끝나고 2023년 당초 진행되었던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영광군에서 국비부분까지 부담한 총 사업비를 책정하고 메이커스페이스가 유지되도록 결정되었다. 하지만 다음해인 2024년도 군비 지원예산의 항목이 경상보조예산으로 사업지출 범위가 제한되면서 운영인력과 공간운영비가 지출될 수 없게 되었고, 군비 보조사업은 사업 진행을 위한 사업비만 집행되어야 한다는 통보를 받게 된다.
따라서 메이커스페이스 운영단체에서는 민간위탁 예산으로 전환해줄 것을 1년간 줄곧 요청하여 왔으나, 예산항목 변경은 어렵다는 최종 답변을 받게 되었다. 지난 6년간 함께 해온 직원들의 고용은 종료되고, 공간 운영비는 청소년자람터 오늘이 전액 부담하게 되어 사업 추진을 위한 공간과 장비는 존재하나 운영 인력을 중심으로 한 운영 역량이 사라지게 되었다.
군에서는 사업 추진을 위한 강사비, 재료비 등 지출 가능한 경상보조사업으로 사업비를 책정하였지만, 메이커스페이스 사업 특성상 운영인력과 공간 운영 없이 사업비만 가지고 운영하는 메이커스페이스는 들어본 적이 없다.
현재로 가능한 방법은 청소년단체에서 인건비를 지급하고 인력을 채용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지만, 비영리민간단체에서 상근 근로자에게 최저 임금을 지급하기 위해서는 연 3,000만원 (4대보험, 퇴직금 등)의 예산이 필요하다. 열악한 민간단체의 재정으로는 2명의 운영 인력 인건비와 공간 운영비를 갑자기 부담하기에는 불가능하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농어촌지역에서도 도시지역의 청소년들이 누리는 디지털, 메이커 체험활동을 할수 있는 공간의 필요성을 느끼고 오래부터 이 공간을 운영해 온 사업의 본질과 사업을 운영하기 위한 예산의 항목과 사용 범위의 원칙 사이의 해결 방법을 찾지 못한 채 2025년 메이커스페이스는 잠시 멈춤 상태이다.
메이커스페이스 사업의 최근 추진 동향
현재 전국에는 230여개소의 메이커스페이스가 운영중이며, 대학을 중심으로 하는 전문랩과 청소년센터, 교육기관, 중소도시 중심으로의 일반랩으로 나뉘어 운영 중이다.
최근 전남에서는 무안군이 2021년 목포대학교에 전문랩이 선정되어 설치 운영중이며, 인근지역의 학교 및 단체를 대상으로 하는 메이커 교육과 창업 지원사업을 벌이고 있다.
무안읍에 2025년에 일반랩 메이커스페이스를 신규 설치하여 지역 주민들도 이용할수 있도록 공간적 확장을 해나가고 있다.
또한, 광명시에서는 2019년 광명도서관 내 메이커스페이스 일반랩을 설치 운영하여 오다가, 2025년 장비와 시설을 보강하여 우드, 스틸, 비닐, 플라스틱 가공 장비를 보강하고, 디지털 기기를 추가하였다. 체험실과 운영인력을 보강하여 확장 운영하고 있다.
이렇게 메이커스페이스 사업은 현재에도 전국적으로 활발하게 운영중이며, 미래 교육을 지향하고자 하는 여러 지자체에도 맞춤형 사업으로 손색에 없는 모델이다.
메이커 스페이스의 진화
기존 메이커스페이스가 한국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메이커 장비를 활용하는 기초 역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장비 활용에 집중되어 있었다. 하지만, 2020년대를 지나면서 제조 창업을 지원하는 창업역량강화 교육, 창업 아이템 도출을 위한 디자인씽킹, 창업 시제품 제작 지원 및 클라우드 펀딩 등 실제 창업과 특허 출원 등을 최종 목표로 하는 분위기를 거쳐왔다. 코로나 이후 하드웨어 설계를 기본으로 하던 부분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의 창업에서 다양한 분야로 확장되고 있다.
특히 여성 공예인의 공예교육창업을 지원하는 모델을 선보인 경북 여성정책개발원의 메이커스페이스 W는 기존 여성 공예작가들을 중심으로 기존의 수공예 중심의 작업 내용을 장비 활용 중심으로 변환하였다. 공예 체험활동의 수요가 많은 청소년, 장애인, 노인 복지 기관과 학교를 중심으로 여성 작가들이 활동할수 있는 메이커 공예 활동을 매뉴얼화하여, 여성 메이커 창업의 확산과 메이커 교육 활성화의 성과를 만들었다.
또한, 청소년시설에 구축된 안산시 청소년재단 창작나래의 경우, 체험활동팀의 업무로 메이커스페이스 운영 사업을 분장하고, 지역 청소년들과 지역아동센터, 방과후아카데미, 학교 과학체험 등의 협약을 했다. 이를통해 지역 청소년들에게 기능별 레벨 성취를 지원하여 청소년 메이커 양성에 앞장서고 있으며, 2021년부터 대학생 창업기업을 설립하여 청소년 교육과 각종 창업대회를 주체적으로 움직일수 있도록 지원하였다. 현재는 대학생 학업 연계 청소년 교육 플렛폼을 운영하는 에듀테크 전문 기업을 설립, 지원하였다.
전주 드론 제작소 윙윙스테이션에서는 드론 특화랩으로 드론메이커 교육과 초급부터 중급, 고급까지의 운영 커리큘럼을 운영하고 있다. 실제 드론을 분해하고 조립하는 과정과 드론에 들어가는 기능과 기술 등을 실제 체험하며 교육하고 있고, 교육을 수료한 예비 창업자들은 드론 축구와 농업드론, 초광역드론과 다중드론 시장에 대한 창업에 도전하는 경우도 많다고 나타났다. 소프트웨어 중심 메이커스페이스 또한 생겨나고 있으며 메타버스, 인공지능 등 향후 디지털분야의 발전 방향을 미리 경험하고, 관련 진로를 설계하며, 자격 취득을 도와주는 역할을 수행하는 메이커스페이스 들도 증가하고 있다. 메이커 스페이스의 활용에 관한 다양한 가능성들이 많아 지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방향은 무엇이 있을까?
첫 번째로 앞으로의 시대 메이커스페이스의 역할은 참 다양하게 대두되고 있지만, 뭐니뭐니해도 메이커스페이스의 핵심은 지역자원의 활용과 가능성을 모색하고, 그 가능성에 젊은이들의 관심과 경험을 제공하며 이를 취업과 창업으로 연결하는 실용적 성과를 도출하는 것이다.
우리 군의 미래 성장동력을 살펴보면 e모빌리티와 신재생에너지를 꼽을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초기 메이커스페이스가 장비 사용과 일반 창업을 지원하는 다양한 시도를 거쳤다면, 새로운 모델로서 무인자동차체험, 전기 자동차 스테이션 설계, e모빌리터 활용 도시 교통 시스템 구축이 있다.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태양광, 해상풍력 등 산업의 연관성과 에너지 보존을 위한 수소 기술 체험 교육 등을 기반으로 관련 기술자격 취득을 지원할 수도 있다. 이들 산업에 대한 청년 취업과 창업자의 시제품제작지원 및 창업지원 등의 프로세스를 구축하여 지역산업과 함께 성장하는 메이커스페이스가 필요하다.
두 번째로 인공지능 AI로 대변되는 디지털기술시대의 스마트유저가 될수 있는 교육프로그램의 운영이 필요하다. 그동안 소프트웨어를 활용하는 능력을 검증하는 자격이나 기술등이 실제 직장생활에 많이 필요한 시대를 살아온 게 사실이다. 하지만 오피스 프로그램의 자동화는 이전의 컴퓨터 활용 능력의 검증이 무의미해지는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비단 오피스 프로그램 뿐만 아니라 영상제작, 이미지 편집, 작곡, 편곡 등 디지털 환경에서 사용되던 포토샾이나 일러스트, 영상 편집 프로그램을 대체하는 소프트웨어가 우후죽순처럼 등장하고 있다. 쳇GPT의 코딩 실력은 더 이상 우리가 택스트 코딩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인간보다 더 우수한 코딩 실력을 보여주고 있어 앞으로 뭘 배워야 할지 고민하게 만드는 시대를 살고 있다.
따라서 급변하는 AI앱을 활용하는 역량을 높이기 위한 활용교육 기획과 운영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상황이며, 이를 적응하는지, 못하는지는 젊은 세대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
다시 영광군 메이커스페이스가 운영되기 위한 제안
첫째 정책의 지원과 지속적 운영이 가능한 체계가 필요하다.
현재처럼 민간단체에서의 열정으로 장기 운영하기에는 현실적 제약들을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타 지역의 메이커스페이스들이 교육기관, 지자체, 지자체 산하 기관들이 운영하는 것을 보면 운영을 위한 안정적 조직에서 운영주체를 맡아야 안정적으로 변화를 주며 효율성을 높일수 있을 것이다.
둘째 접근성 확대와 대중화의 노력이다. 현재 메이커스페이스를 이용하는 대상은 노력여하에 따라 충분히 다양해질 수 있다. 실제 교육관련 분야로 학교, 청소년센터, 아동센터, 가족센터 등 이용연계 기관이 있으며, 공예 예술인과 같이 장비 활용 여지가 많은 대상도 있고, 지역특산품을 활용한 시제품제작을 하는 예비 창업인들도 이용가능하다. 이렇게 다중의 이용 대상이 접근하기 위해서는 지속적 운영이 가능한 개방적 공간을 확보하여 운영하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인프라 확충과 전문성 강화이다. 전국적으로 메이커스페이스의 수가 늘어나고 있지만 단순한 일반 공간을 넘어 특정 기술이나 분야에 특화된 특화랩 또한 그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 영광군에서도 e모빌리티 연구기관이나 신재생에너지 기업 등과의 협업을 통해 메이커스페이스의 기능이 에너지 중심으로 방향을 전환하게 되었을 때, 그 존재 가치는 상승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공간의 다기능화와 사회적 역할의 모색이다. 최근 공간 트렌드가 주목받고 야외 공간조차 다양한 활동을 수용하는 다기능 공간으로 진화하는 것처럼 메이커스페이스 역시 단순 제작을 넘어 교육, 교류, 커뮤니티 활동, 그리고 지역사회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등 폭넓고 다기능적인 공간으로 진화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