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진 법성문화진흥원 고문

전남 영광 법성포에는 깊은 역사와 향우들의 따뜻한 마음이 담긴 소동정 향수 거리가 있다. 조선 시대, 법성포 앞바다는 그 빼어난 풍광이 중국의 동정호에 견줄 만하여 소동정(小洞庭)’이라 불렸다. 1759년부터 1765년 사이에 편찬된 여지도서에도 法聖浦 江山秀麗 世稱小洞庭이라 기록되어 그 아름다움을 예찬하고 있다.

이 유서 깊은 소동정지역은 2009년에 이르러 속칭 껄레바당이라 불리던 융기된 곳을 택지로 조성하여 뉴타운으로 명명되었고, 현재는 법성6리에 편제되어 있다. 법성터미널 옆에 조성된 작은 공원은 소동정공원으로 불리며 그 역사성을 잇고 있다.

소동정 향수 거리의 시작은 2010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재경법성면향우회(회장 김상규) 회원들은 고향사랑 11그루 나무를 심기운동을 전개함으로 고향을 떠나 객지에서 생활하는 향우, 동문들이 잊어져 가는 고향을 사랑하고 우리의 탯줄이 묻힌 고향땅을 그리워하며 돌아가고 싶은 고향에 대한 커다란 의미를 부여 할 수 있다라며 고향 사랑의 마음을 담아 2천여만 원의 기금을 모아 뉴타운 지역 등에 겹벚꽃 600여 주를 포함한 총 4,200여 주의 나무를 심었다. 이 나무들은 고향 사랑 향수 목이라 불리며, 법성면의 정성 어린 관리 속에 매년 봄 개나리와 벚꽃이 만발하며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하고 있다.

그리고 20213, 이 지역의 역사성을 되살리고 재경 향우들의 고향 사랑 정신을 기리는 소동정 향수 거리 만들기사업이 법성문화진흥원(원장 성시환)의 기획과 법성면 번영회(회장 정명수)의 전라남도 마을공동체 활동 지원사업으로 전개되었다. 특히 법성포초등학교(교장 이상수)와 연계하여 내 나무 심기 운동을 펼쳤다. 그해 어린이날인 55, 법성포초등학교 재학생 39명은 부모님과 함께 소동정공원앞 간선도로를 따라 50여 주의 살구나무를 정성껏 심었다. 이렇게 소동정 향수 거리는 아이들의 손길로 새로운 생명을 얻고, 뉴타운 간선 도로는 애향심이 깃든 보금자리가 되었다.

최근 법성문화진흥원 단체 대화방에 아름드리호두농원 이광현 대표가 반가운 소식을 전했다. 4년 전 어린이날, 법성포초등학교 1학년 서하윤 학생이 엄마 아빠와 함께 심었던 살구나무에 주렁주렁 살구가 열렸다는 사진과 함께였다. 나무와 함께 무럭무럭 자라 어른이 될 아이들이 물도 주고, 거름도 주며, 친구들과 열매를 따 나누어 먹는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가슴 벅찬 아름다운 추억이 될 것이다. 이 소중한 추억들은 아이들의 애향심과 자긍심의 굳건한 뿌리가 되어줄 것으로 믿는다.

주렁주렁 처음 열린 살구의 모습을 보며 법성면 번영회 회원들은 물론, 이광현 대표를 비롯한 법성문화진흥원 회원들 또한 남다른 감회에 젖었으리라 생각한다. ‘소동정 향수 거리는 단순한 길이 아닌, 고향을 사랑하는 이들의 마음과 아이들의 꿈이 함께 자라나는 희망의 공간으로 영원히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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