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원전의 5호기 원자로 헤드에서 붕산수 누설이 확인되면서 원전의 안전성 문제가 또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한빛 5호기는 원자로 헤드를 새로 교체하였으나 제어봉 구동장치에서 붕산수가 누설되면서 작업이 지연되고 있다.

붕산수는 중성자를 흡수하는 제어기능을 가지고 있다. 원자로 내부에서 핵분열 반응을 조절하는 역할로서 붕산 농도를 높이면 반응이 줄어들고 낮추면 반응이 활발해진다.

즉 원자로 출력이 너무 올라갈 때 붕산수 농도를 높이면 출력이 안전하게 떨어지게 만드는 물질로서 핵연료 관리에 필수자재이다. 붕산수는 해로운 방사성 물질은 아니나 고농도 붕산이 환경에 장기 노출되면 수생 생물 등에 영향이 있어 폐수는 반드시 정화 처리하고 있다.

이번에 고장을 일으킨 5호기 원자로 헤드는 여러 해 동안 말썽을 일으켜 새로 제작해 교체 작업 후 압력 시험과정에서 누출이 발생하면서 공기만 늘어나게 됐다.

그동안 한빛원전에서 발생한 사고와 고장은 대부분 인재이다. 이번 사고와 비슷한 20035호기 제어봉 운반로의 누수 발견으로 4개월간 가동이 중단됐다.

2012년에는 불량 위조부품 사용이 적발되어 국민적인 충격을, 2015년에는 3호기 냉각펌프 고장, 2016년에 1호기 응축장치 진공압력 이상이 발견됐다.

특히 2019년에 1호기 제어봉 성능 점검 중 무자격 정비원의 조작 실수로 출력이 18%나 급증하며 12시간 이상 방치하다 수동 정지하는 아찔한 경험을 했다.

20232호기 전력계통 시험 중 터빈이 정지하며 연쇄적으로 원자로가 셧다운 되었으며, 지난 4월에는 짝퉁 베어링 사건에 이어 6월에는 화학물질인 황산 누출 등 연이은 사고 소식에 지역민들은 한빛원전의 안전성에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현실적으로 한빛원전은 1,2호기 수명연장과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고 시설문제에 봉착해 있다. 이 두 가지 현안 모두 지역과 합의 후에 진행해야 하는데도 한수원은 자신들의 방법대로 일정을 강행하고 있다.

지역의 민심은 두 갈래로 나뉘어 있다. 반대론은 안전에 문제가 있는 수명연장을 반대하고 영구처분장 가능성이 큰 임시 저장시설을 막아내야 한다는 주장이다.

긍정론은 정부 정책에 따른 국가시설 운영을 막아내긴 힘들므로 지역의 이익을 끌어오는 수단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 문제들은 지역의 공론화 과정을 거치는 민주적인 절차가 중요하다. 지역민들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최우선 하는 지혜를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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