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일순 수필가 사진가

곽일순 사진가·수필가 
곽일순 사진가·수필가 

인공지능(AI)은 더 이상 공상과학 영화 속의 미래 기술이 아니다. 이제는 우리의 일상과 일터, 심지어 손안의 스마트폰 속까지 깊숙이 들어와 있다. 음성비서, 의료 진단 보조, 자율주행차, 그리고 생성형 언어 모델에 이르기까지 AI는 우리의 삶과 사고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고 있다. 그 변혁의 한가운데 서 있는 우리는 지금, 두 가지 상반된 감정에 휩싸여 있다. 바로 희망과 두려움이다.

먼저, 희망은 분명하다. 사용자 관점에서 Ai는 편리함과 효율성을 전례 없이 제공한다. 학생은 즉각적인 피드백을 받고, 의사는 방대한 환자 데이터를 빠르고 정확하게 분석하며, 기업은 예측 분석으로 업무를 간소화한다. 2024년 매켄지 보고서에 따르면 AI 도입 기업은 평균 20%의 생산성 향상과 최대 40%의 반복 업무 감소를 경험했다고 한다. Ai는 단순히 시간을 절약하는 수준을 넘어 창의성과 연구, 그리고 인간 간의 연결을 확장하고 있다. 많은 이들에게 이는 한층 밝은 미래로 들어서는 문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동시에 두려움도 커지고 있다. AI 발전의 속도는 놀라울 만큼 빠르며,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능력은 통제와 윤리, 그리고 고용 시장의 생존 문제를 불러온다. 2023년 골드만삭스 보고서는 향후 수억 개의 일자리가 자동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경제적 문제뿐 아니라, 철학자와 윤리학자들은 AI가 예기치 못한 방식으로심지어 인류에 해가 되는 방식으로작동할 위험성을 경고한다. 이러한 양면성은 역사 속 산업혁명과 닮았다. 당시에도 기계화는 풍요와 불안을 동시에 가져왔듯, 오늘날 AI 혁명 역시 인간의 역할을 다시 묻는다. AI가 음악을 작곡하고, 그림을 그리고, 인간과 흡사한 대화를 나누는 능력에 우리는 감탄하지만, 동시에 그것이 인간 지능과 너무 가까워졌다는 사실에 불안감을 느낀다.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는 우리는 이해하지 못하는 낯선 정신을 창조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중요한 것은 진보를 멈추는 것이 아니라 책임 있게 다루는 일이다. 유럽연합은 2024년 세계 최초의 종합적 AI 법안을 제정했고, 미국 정부 역시 투명성·안전성·윤리적 사용 원칙을 제시했다. 이는 AI가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미래 사회를 규정하는 힘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개인에게도 인공지능 시대는 철저히 현실적이고 개인적인 경험이다. 스마트폰 번역 기능에 감탄하면서도 가짜뉴스와 딥페이크를 걱정하고, AI 과외로 학습의 도움을 받으면서도 스스로의 배움이 기계에 잠식되는 것은 아닌지 염려한다. 이처럼 희망과 두려움은 늘 동시에 존재하며 우리의 미래 인식을 흔든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아마 답은 균형일 것이다. 기회를 받아들이되 위험을 외면하지 않고, 기술 활용과 더불어 비판적 사고를 키워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AI가 인간의 능력을 확장할 수는 있어도, 인간의 가치 즉, 연민과 지혜, 책임감을 대체할 수는 없다는 점이다.

AI 시대는 이미 도착했다. 오늘 나는 Photo Shop 베타를 새로 설치했다. 이미지에 최적화된 구글 2.5 스튜디오라는 AI를 연동해서 사용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디자인 업계와 소프트웨어 개발 업계는 이미 큰 타격을 입었고, 이젠 사진 업계도 많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거라는 예상을 충분히 갖게 하는 성능이다. 디자인과 애니메이션이 직업인 두 아들을 생각하면 걱정이 산이다. AI는 눈부신 가능성으로 가득하지만 동시에 신중한 성찰을 요구하는 영역이다. 희망과 두려움 사이의 길 위에서, 앞으로 어떤 방향을 택할지는 결국 우리 인간의 몫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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