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형진 청소년자람터 오늘 총무이사
최근 스마트폰과 인터넷의 보편화는 우리 사회에 수많은 긍정적 변화를 가져왔지만, 동시에 예측하지 못했던 그림자도 드리우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청소년 도박' 문제는 단순한 일탈을 넘어 청소년들의 건강한 성장과 미래를 위협하는 심각한 사회적 병폐로 부상하고 있다. 과거에는 음성적인 경로로 이루어지던 도박이 이제는 손안의 기기를 통해 언제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형태로 진화하면서, 무방비 상태의 청소년들이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청소년 도박 문제는 겉으로 드러나는 것보다 훨씬 광범위하며 심각한 양상을 보입니다. 2024년 조사된 청소년 도박 실태조사에서 청소년의 4.3%가 평생 동안 한번 이상 도박을 경험했으며, 이는 대략 전국적으로 16만명의 청소년들이 도박을 경험했다는 의미이고, 이중 19.1%에 해당하는 3만2천여명의 청소년들은 도박문제로 인해 위험에 처해있거나, 문제성 도박자로 분류되는 위험 집단에 속하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이런 위험한 도박은 친구들과의 호기심, 또래 집단의 영향, 쉬운 돈을 벌 수 있다는 환상 등이 도박 시작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런 청소년 도박으로 인한 문제는 빚과 범죄등에 연결된다는 것이다. 최건 한 부모님은 고등학생 아들의 도박 빚 2천만 원을 대신 떠안게 되어, 은행 대출까지 받아 빚을 갚아야 했던 안타까운 경우가 있었다. 이는 청소년 도박이 단순한 개인의 문제를 넘어 가정 전체의 경제를 위협하는 심각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며, 'A군'이라는 학생은 바카라나 스포츠 도박에 수천만 원을 탕진하여 빚을 지게 되자, 도박 자금 및 빚을 갚기 위해 결국 중고거래 사기를 벌이기도 했다. 이러한 사례는 청소년들이 도박으로 인해 발생한 빚을 감당하지 못해 다른 범죄에까지 손을 대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말해준다.
또한 처음에는 소액으로 시작된 도박이 점점 액수가 커지고 빚이 쌓이면서, 청소년들은 돈을 마련하기 위해 더 큰 범죄를 저지를 유혹에 빠진다. 실제 불법 도박은 청소년들의 2차 강력범죄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으며, 사기뿐만 아니라 갈취나 절도 등 다양한 범죄에 연루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특히 요즘 범죄는 익명성과 비대면성을 이용한 텔레그램이나 인스타그램 같은 SNS를 통해 은밀하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추적이 더욱 어렵다고 한다.
이런 청소년 도박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각적인 접근과 지역사회의 노력이 필수적으로 대안이 필요한데, 발생 전 예방 중심의 교육 및 홍보 강화 그리고 발생 후 치료 및 재활 시스템을 구축하여 전문 상담 및 재활 기관을 지정, 운영하고, 이런 문제에 대해 숨기는 것이 아닌 익명 상담 체널 등 접근성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치료 후 학업복귀, 직업훈련 등 사회 복귀를 위한 연계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재발을 바잊하고 자립을 도모할수 있도록 지원하며, 도박 외 대안활동을 개발, 지원하여 긍정적인 사회적 관계 형성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인터넷 도박은 중독에 관련한 접근이 필요한데, 정신의학에서는 도박을 ‘충동조절장애’의 일종으로 분류되며, 절제하려고 해도 저항할 수 없는 충동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특성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도박중독에 관련한 지역사회 청소년 지도자들의 역량강화와 자격취득 지원, 기존 상담기관들을 대상으로 하는 중독치료 환경 조성 및 신규 프로그램 운영에 대한 예산지원이 필요한 상황으로, 일반 상담 지원으로 해결되기 어려운 분야임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청소년 도박문제는 개인의 일탈을 넘어 우리 사회의 미래를 좌우하는 심각한 과제이다. 이 문제의 해결은 어느 한 기관이나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정부, 학교, 가정, 그리고 사회 전체가 청소년 도박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예방, 규제, 치료, 그리고 건강한 문화 조성이라는 다각적인 측면에서 유기적으로 협력해야 한다.
우리 아이들이 순간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지금 당장 모든 사회 구성원들이 책임감을 가지고 행동에 나서야 할 때이다. 청소년 도박으로부터 우리의 미래 세대를 보호하고, 밝고 희망찬 내일을 열어가는 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투자이자 책임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