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가 친구는 ‘글을’, 사진가 친구는 ‘사진을’
수필 41편과 사진 84장, 영광관광 명소 31곳 소개

지역의 또래가 뭉쳐 노을 영광이라는 제목의 300페이지가 넘는 책 한 권을 냈다.

40년 지기 친구들이 고향을 알리고 싶어 뭉쳤다. 수필가 친구는 글을 쓰고, 사진가 친구는 사진을 찍고. 늘 하던 일을 하면 된다는 참으로 단순하게 시작한 프로젝트였다. 단순하게 시작한 그 일이 얼마나 많은 고통과 희열의 시간을 선사하게 될지 모르고, 말이다.

나고 자란 고향을 알리는 게 뭐 어려울까. 비록 고향을 떠나 강산이 몇 번 바뀌었다 한들 보고 자란 것만 해도 이야깃거리는 넘쳐나리라 믿었다. 하지만 웬걸, 컴퓨터 화면만 쳐다보고는 한 자도 써지지 않았다. 작가는 말한다.

오히려 가 본 곳보다는 발 딛지 않은 지역이 더 많았고 모르는 역사가 수두룩했다. 앎은 무지에 가까웠다. 파고들면 들수록 전혀 새로운 여행지였고, 생소하고 낯선 곳투성이였다. 고향을 알리고 기록하는 글을 써 보자고 가볍게 시작한 글쓰기가 점차 버거움으로 변하더니 바위처럼 내리눌렀다.

1부터 다시! 물리적 거리는 문제가 아니었다. 부산에서 영광 가기를 동네 마트 가듯 살았다. 작년에 못 본 행사는 올해 챙겨 보고, 올해 참가하지 못한 행사는 내년으로 미루며, 그렇게 3년을 매달렸다. 인터뷰가 안 되면 삼고초려가 아니라 십고초려도 불사했다. 그렇게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듣고, 걷고 또 걸으며 고향을 살폈다.

말만 들어도 눈물이 나고, 생각만 해도 웃음이 나는 고향이라는 단어가 현재의 삶과 어우러져 앙상블을 만들어낸다. 글이 살아나고 풍경이 휘몰아친다. 영광의 역사는 작가의 역사와 맞물려 마음을 적시고, 영광의 풍경은 사진작가의 고유 시각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당연하고 익숙했던 장소가 낯설고 새로운 공간으로 재탄생하는 순간이다. 우리가 이 책을 주목해야 할 이유다.

한편 노을 영광수필집은 수필 41편과 사진 84, 영광군 관광 명소 31곳 소개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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