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철학으로 재정립한 ‘정약용의 후계자’ 평가·조명
베트남 타이빈대학교에서 한·베·대만 국제학술회 열려
영광 출신 현암 이을호 선생의 사상이 베트남을 넘어 대만까지 확산하고 있다.
베트남 흥옌성 소재 타이빈대학교에서 한국과 베트남 및 대만의 학자 2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지난달 22일까지 4일간 ‘오늘날의 한국과 베트남에서 정약용과 레뀌돈의 사상적 가치’를 주제로 국제학술회의가 열렸다. 다산학술문화재단, 베트남사회과학한림원 철학원, 타이빈 대학교가 공동 주최한 이번 학술회의는 동시대 실학자인 정약용(丁若鏞, 1762~1836)과 레뀌돈(黎貴惇, 1726~1784)의 사상을 비교 연구한 13편의 논문 발표와 종합토론 등 문화교류가 진행했다.
특히 영광 출신인 ‘현암 이을호(1910-1998)의 다산 정약용 연구에 대한 공헌’을 주제로 한 다오부부(Dao Vu Vu) 박사의 발표가 가장 주목을 받았다. 다오부부 박사는 베트남사회과학한림원 철학원의 대표적 한국사상 연구자로 현암 이을호 저서 다수를 최근 몇 년 동안 집중 번역 출판해 베트남 학계에 알렸으며 ‘생명론’과 ‘의학론’ 번역 출간을 앞두고 있다. 또한 ‘현암전서’ 27권을 분석해 ‘다산경학사상연구’, ‘다산역학연구’, ‘목민심서’의 주해서 등 다산 관련 저작을 소개하며 정약용과 이을호의 사상은 모두 인간과 사회의 윤리를 실천으로 옮긴 철학으로 그 정신은 오늘날 베트남 사회에도 깊은 울림을 준다고 전했다.
이번 학술회의를 통해 현암 이을호는 한국의 실학사상을 현대의 철학으로 재정립한 ‘정약용의 후계자’로 평가 받기도 했다. 학술회의에 참석한 현암 이을호 장남 이원태(현암이을호한국철학연구회의)는 현암전서 1질(총27권)과 그간 베트남어로 번역 출판한 4권의 번역본을 타이빈대학교에 증정해 학자들이 연구를 진행할 수 있는 물꼬를 텄다.
더구나 학술회의에 대만 학자까지 참가하면서 한국과 베트남 양국 학자들의 연구성과 계승 및 현암 이을호 사상이 소개된 중요한 자리였던 점은 물론, 향후 현암 이을호에 대한 연구가 대만까지 확장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