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대학교 e-비즈니스학부 이정현 교수

민선 3기 영광군수에 당선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아시다시피 6.13 지방선거는 한마디로 정치 불신임에 대한 재확인 절차에 불과했으며, 잇따른 게이트와 대통령 아들들의 연루의혹 등으로 점철된 민심이반의 당연한 결과였습니다. 민주당의 참패와 월드컵 열풍의 와중이라고는 하나 48.8% 라는 절반에도 못 미치는 사상최저치의 투표율이 그것을 말해줍니다. 누가 이겨도 절반의 승리에 불과한 셈이지요.

외람되지만 군정에 대해 당선자께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합니다. 먼저, 겸허하고 너그러운 마음으로 화합의 장을 마련하시기 바랍니다. 당선자를 지지한 영광군민이 총투표자의 32%, 총유권자의 24%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부인하지 않으신다면 선거로 인해 사분오열된 민심을 십분 헤아려 빠른 시일 내에 이를 추스르는데 최선을 다하시는 것이 무엇보다도 시급한 과제일 것입니다.

다음으로, 공익성에 근거한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 주시기 바랍니다. 지방행정은 매출이나 수익으로 평가되는 기업경영과는 다르다고 분명히 말할 수 있습니다. 시장원리에 대한 마인드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주민의 공익에 최우선 목표가 있어야 합니다. 중앙정부나 광역자치단체와의 관계, 지방의회의 견제, 각종 단체 및 이해관계자들의 이견 등 복잡다단한 행정과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철저한 사전준비와 다양한 의견수렴을 거쳐 공익에 부합되는 원칙을 세우고, 일단 세워진 원칙은 반드시 지키도록 끈기 있게 설득하고 소신 있게 추진하는 것이 자치단체장의 리더십일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영광군민의 삶의 질 향상 및 형평성 제고를 위해 헌신하여 주십시오.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대부분의 자치단체들의 재정자립도가 악화되고 있으며, 특히 전남은 도별 전국 최하위 기록행진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삶의 질과 관련된 주택, 교통, 환경, 교육, 사회복지, 여성문제 등 얽히고 설킨 시스템 속에서 빈약한 예산으로 우선순위를 정해야 할 뿐만 아니라 지역별, 산업별, 소득계층별 형평성마저 고려해야 하는 어려움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전남최고령당선자이면서 3선의 경륜을 가지신 당선자께서는 허심탄회한 심정으로 능력우선을 지향하는 히딩크 감독의 리더십과 지역갈등도 계층대립도 녹이는 월드컵 응원의 지혜를 빌어 영광군민 모두가 더불어 살아가는 신명나는 옥당골을 만드는 데 헌신하여 주시길 바랍니다. 영광을 고향으로 둔 한 사람으로서 당선자님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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